김병학 시인, 카자흐스탄 현대 9인시선집 번역,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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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학 시인, 카자흐스탄 현대 9인시선집 번역, 출간
  • 서나영 기자
  • 승인 2011.01.1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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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한국문화센터 소장인 김병학 시인이 카자흐스탄 현대 9인시선집 ‘초원의 페이지를 넘기며’(인터북스, 2010)를 펴냈다.

지난해 3월 번역·출간한 카자흐스탄 고려인 시인 이 스따니슬라브의 시집 <모쁘르마을에 대한 추억>과 카자흐스탄 고전국민시인 아바이 시선집 <황금천막에서 부르는 노래>에 이은 또 한권의 번역시집이다.

책에는 카자흐스탄을 대표하는 9명의 러시아어 시인들이 애송하는 시 122편이 러시아어 원문과 함께 실려 있다.

책에는 카자흐인의 양심으로 불리는 올자스 술레이메노브의 시 <카자흐스탄>, <용맹한 여자 무사>, 푸쉬킨과 예세닌 이후 최고의 러시아어 시인으로 일컬어지는 예브게니 꾸르다꼬브의 시 <시인 박물관>, <악타이온의 개들>, <물결과 바람이 끝없는 강가>, 강인한 러시아 카자크인의 후예 나제즈다 체르노바의 시 <이주자들>, <꼬르꾸뜨>, 발레리 미하일로브의시 <자유로운 나리새밖에 없는>, 바흐트잔 까나삐야노브의 시 <말을 타고 산골시내를 따라> 같은 절창으로 꼽히는 시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 외에도 고려인처럼 강제이주를 당하고 고난의 삶을 살아온 카자흐스탄 독일인을 대표하는 알렉산드르 슈미트의 시를 비롯해, 카이라트 박베르게노브, 바흐트 까이르베꼬브 같은 카자흐인 중견시인들의 사색의 시편들이 실려 있다. 김 시인은 또 자신이 번역했던 고려인 시인 이 스따니슬라브의 시편 10여 편도 재수록했다.

이 책은 중앙아시아에서 20여년을 살아 온 김 시인 자신의 체험과 사색을 바탕으로 구소련 해체 이후 중앙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학의 새 판짜기와 언어 및 민족문제 등 거시적 문제들을 담은 시편들을 탁월한 관점으로 분석, 해설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김 시인은 기억과 양심이라는 독특한 키워드를 도입해 소비에트 패러다임의 붕괴 이후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 나선 시인들의 꿈과 희망을 집에 비유해 사회적, 문화적, 문학적, 영적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전남 신안 출신인 김병학 시인은 1992년에 카자흐스탄으로 건너가 고려인 최초 강제이주지 우스또베에서 민간 광주한글학교 교사, 수도 알마티에서 알마티고려천산한글학교장, 알마티대학 한국어과 강사, 재소고려인신문 고려일보 기자를 역임하고 현재는 카자흐스탄 한국문화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지난 2005년 시집 <천산에 올라>로 등단했으며, 2007년에 재소고려인 구전가요를 집대성한 ‘재소고려인의 노래를 찾아서’ 1, 2편을 펴내 국내외의 주목을 받았다. 2009년에는 에세이집 <카자흐스탄의 고려인들 사이에서>를 펴낸 바 있다.

한편 카자흐스탄을 대표하는 9명의 시인으로는 다민족국가 카자흐스탄의 위상에 걸맞게 카자흐인, 러시아인, 독일인, 고려인, 러시아 카자크인 등 다양한 민족적 색체를 내보이고 있다. 이 중 러시아 카자크인은 별도의 민족은 아니지만 11~13세기에 황제의 압제를 피해 러시아변방으로 이주한 농노의 자손으로서 자기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언어와 전통을 발전시켜오고 있는 집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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