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장사꾼 외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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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장사꾼 외교관
  • 세계일보
  • 승인 2004.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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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 2003-12-20 (오피니언/인물) 칼럼.논단 26면 45판 0자    
  
    
대사(大使)는 해외에서 국가원수가 받는 존칭 'Excellency'라는 칭호를 받는다. 국가원수로부타 특병전권(Extraordinary and Plenipotentiary)을 위임받아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상징성을 갖지 못한 외교부장관이나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국회의원들은 귀족이 받는 존칭 'Honourable'라는 칭호를 받는다.
과거 국가재정이 보발것 없던 시절에도 정부는 거액을 들여 해외공관을 마련했다. 부자나라들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대체로 상당한 품격을 같춘 공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관장들이 상류사회의 생활을 누리고 있음은 물론이다. 올해 외교부 전체 예산 6990억원중에서 재외공관이 사용한 예산은 46.2%에 달하는 3230억원이다. 순수 외교활동비만 해도 254억원이나 된다. 타부처 공무원들의 활동비에 비하면 결코 적지 않은 액수다.
그럼에도 일부 외교관들이 '밥장사'ㅇ[ㅔ '비자장사'를 했다니 기가 막힌다. 외교부 내부 통신망에 게재된 '고백성사'엔 '사적인 모임에 공금 법인카드 쓰기''출장기간 부풀리기''출장자 허위계상 차액챙기기' '애외공관 만찬참석자 부풀리기'등의 부정부패 사례가 폭로돼있다. 일부 공관장은 겸임국 신임장 제정을 위한 동부인 출장시 딸을 동반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심지어 엊그제 전직 홍콩 주재 이모 영사는 1년간 조선족과 중국인 부적격자 265명에게 비자를 발급해주면서 2억원 이상 뇌물을 받는 등 '비장사'혐의로 구속됐다.
그런 공무원들이 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관이라니 낯이 뜨거워 말문이 막힌다.
오죽했으면 "내외직 간부들 가운데 진심으로 존경할 만한 대상은 거의 없어 슬펐다"고 했을까. 국민의 혈세를 사사롭게 유용한 '장사꾼 외교관'들을 철더히 색출해 퇴출시켜야 한다.
/조한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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