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재외동포 10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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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재외동포 10대뉴스
  • 이현아 기자
  • 승인 2010.12.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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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10년. 재외동포 사회는 그 어느때보다 국내외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제한적으로나마 복수국적이 허용되는 국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공포됐고, 2012년 실시되는 재외국민 선거를 대비해 모의 재외선거가 실시되는 등 동포관련 현안들이 해결되는 토대가 마련되기도 했다. 한편 정치권 인사들의 재외동포 사회에 대한 줄을 이은 러브콜은 동포사회의 높아진 정치적 위상을 실감케 했다. 현지인들과의 나눔을 실천하는 동포사회의 훈훈한 활동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경인년 호랑이해를 보내며 지난 한 해 일어났던 동포 관련 주요 뉴스 중 10대 뉴스를 선정해 발표한다.<편집자주>

국적법 개정안 국회 통과, 2011년 1월 1일부터 시행

복수국적을 허용하는 국적법 개정안이 2010년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 5월4일 공포됐다.

개정안은 “우리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 중 우수인재, 해외입양인, 결혼이민자, 고령의 영주귀국동포 등”과 “선천적 복수국적자들”에 대해 외국국적을 포기하지 않더라도 우리국적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아 사실상 복수국적을 허용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단, 법안 대상자들은 “국내에서 외국 국적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해야 하며, 원정출산자는 허용범위에서 제외했다.

또한 복수국적이 허용된 사람도 국내에서는 외국인의 지위를 주장할 수 없고, 우리국적의 포기는 거주지역의 재외공관을 통해서 할 수 있다. 만일 복수국적자가 선택기간 내 국적선택을 하지 않거나 ‘외국국적불행사서약’을 하고도 취지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국적선택 전이라도 국익에 현저히 반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등에 대해서는 해당부처가 당사자의 국적을 상실토록 할 수 있다는 전제를 두고 있다.

개정 국적법은 2011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며, 공포일 현재 국적선택 기한이 만료되지 않은 복수국적자의 경우 ‘외국적불행사서약’ 방식으로 우리 국적을 선택할 수 있는 규정 등 일부조항은 공포 즉시 시행됐다.

동포 예산 줄줄이 삭감 … 아쉬움 남겨

12월 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11년 예산안에서 70억원대로 지원돼 왔던 민단 지원금이 50억원대로 대폭 삭감되는 등 재외동포관련 예산들이 줄줄이 삭감되거나 통과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정부는 올 민단 지원금 규모를 예년의 70억원대 수준에서 70% 이상 삭감한 18억 8,500만원 선으로 책정해 예산안 확정여부에 관심을 모았다.

이후 정치권은 2012년 재외선거 실시를 앞두고 재외동포 민심을 의식한 듯 예년수준으로 회복할 것을 다짐했지만, 결과적으로 본회의를 통과한 2011년도 수정 예산안도 예년보다 상당 금액이 축소된 51억 1,000만원으로 결정됐다.

이외에도 2011년 예산안은 재외동포교육문화연수원 지원금을 비롯해 ‘멕시코 한인후손 초청 기술연수 예산’ ‘멕시코 메리다주 이민 100주년 기념탑 재건립 및 박물관 지원금’ ‘사할린 한인학살피해자 추념비 건립지원금’ ‘브라질 한인회관 및 노인회관 이전 지원금’ 등 다수의 동포 관련 예산이 자취를 감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모의재외선거 실시… 투표율 38.2%

2012년 재외선거를 대비해 실시된 재외국민 모의선거가 11월 14,15일 이틀 동안 26개 재외공관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모의선거 투표율은 등록인 대비 38.24%를 기록했으며, 선거인명부 등록자수는 1만 991명(참가신청자수 1만 1,102)에 달했다.

재외선거 유권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0%대 투표율과 판이하게 달랐던 각 지역 투표현황은 재외동포 사회는 물론 재외선거 주무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갖가지 시사점을 던졌다.

투표 내용을 보면 일본 지역 2개의 투표소가 5,60%대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반면, 호주, 미국, 멕시코 등의 투표소는 10%대의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했다.

모의선거를 실시한 선관위는 △선거진행 인력이 재외선거업무에 전념할 수 없는 점 △선거업무 처리 기반시설이 미비한 점 △등록신청자의 필수정보 사전 확인 또는 확보가 어려운 점 △한글해독력이 부족한 재외국민의 선거 참여가 어려운 점 △투표용지 배송절차가 복잡한 점 △관계기관의 긴밀한 선거사무 공조가 요구되는 점 등의 문제점을 확인했으며 이에 대한 대안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지 여건상 일부 지역에 대한 추가투표소 설치 및 우편투표 등 투표편의 제고의 전향적 대안들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방안의 실현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해외한민족대표자대회 7년만에 재개

해외한민족대표자대회가 지난 5월 미국 워싱턴에서 7년만에 다시 열렸다. 해외한민족대표자협의회 주최로 세계 35개국 300여명의 한인 대표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번 대회에서는 재외국민 참정권 등이 주요의제로 다뤄졌다.

참가자들은 “보다 많은 재외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투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하고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 고양 정책 지지 △한식 세계화를 위한 공동 노력 △한인회 협의체로서의 역량 발휘 등을 다짐했다.

대회 마지막날 개최된 총회에서는 남문기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과 정진 재일본대한민국민단장을 차기 공동의장으로 선출하는 한편 정효권 재중국한국인회장을 운영위원장으로 선임하고 2012년 개최될 차기대회 장소로 중국을 선정했다.

해외한민족대표자대회는 재외동포재단이 개최하는 세계한인회장대회와 성격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그 존폐여부가 주목됐으나 지난해 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해외한민족대표자협의회 운영위원회의가 ‘민간 차원의 동포대표 모임으로는 유일한 대회’라는 점에서 대회를 2년에 한 번씩 정기 개최하기로 하고, 재개하는 첫 개최지를 미국 워싱턴으로 결정, 지난 5월 개최된 것이다.

중국 글로벌 한상대회 개최

‘전세계 한상과 중국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열린 2010 중국글로벌한상대회가 7월 5일부터 8일까지 4일간 중국 심양에서 개최됐다. 중국한국상회, 주선양총영사관, 심양시 인민정부가 주최하고 심양한국상회가 주관한 이 행사는 한-중 양국의 민․관․동포단체가 협력한 행사로 동포사회의 높은 기대와 관심을 받았다.

상품전시회, 비즈니스 매칭은 물론 월드 옥타포럼, 세총지도자대회, 기업가교류회 등으로 전문성을 살린 이번 행사는 한식세계화 축제, KBS열린음악회, 한국영화상영회, 한중미술작가교류전, 태권도대회, 한국유학박람회, 한상골프대회 등 다양한 부대행사까지 마련해 완성도를 높였다.

권유현 심양한국상회 회장은 “중국한상대회를 통해 적어도 5,000만 달러의 양국간 기업 성과와 더불어 앞으로 적어도 1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평했다. 신형근 심양 총영사 역시 “이번 대회가 현지인들에게 우수한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기회가 됐다”며 “현지 교민들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200만 중국동포를 한민족 경제공동체에 끌어들이는 계기”라고 설명했다.

주요정당 재외동포 관련 사업 활기

민주당의 ‘세계한인민주회의’, 한나라당의 ‘재외국민위원회’ 등 국내 주요 정당의 재외동포 사업 특별기구들이 잇따라 설립되면서 향후 재외국민 국내 정치 영향력 증대에 관심이 모아졌다.

10월 4일 민주당이 재외동포사업추진단을 확대 개편한 ‘세계한인민주회의 창립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한나라당 역시 같은 달 28일 ‘재외국민위원회’ 발대식을 갖고 재외동포사회의 정확한 실태 파악 및 올바른 재외국민참정권 실현을 위한 적극적 지원의지를 밝혔다.

올해 특히 두드러진 정치권의 재외동포 관련 행보는 오는 2012년 치러질 재외국민선거 실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진형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한나라당 재외국민위원회는 당 지도부와 장관 겸직 의원을 제외한 소속의원 전원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군현 부위원장, 윤상현 본부장 등 8명의 분과위원장들이 조직을 이끌고 있다. △해외교민단체 발전과 교육 및 고용 정책개발 △재외선거제도 적극 홍보 △재외국민 참정권 보장 위한 지속적 제도개선 △동포사회 분열갈등 조장행위 불허 등을 선언한 바 있다.

손학규 대표가 의장을 맡은 민주당 세계한인민주회의 역시 지난 3일 당내 지도부가 모인 가운데 영등포 당사에서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세계에 있는 동포들의 힘을 합쳐서 이 땅의 평화와 민생, 민주의 깃발을 높이 들고 나가자”고 다짐한 세계한인민주회의는 △국내외 동포 간 인적교류 사업 및 평화통일 △동포권익신장을 위한 조사 연구사업 △교육․문화․복지및 홍보사업 등을 주요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LA한인회 분열

30대 한인회장 선거를 둘러싼 LA한인사회 내 잡음이 세계 동포사회 이목을 집중시켰다.

LA한인회는 5월 단독출마한 스칼렛엄 후보의 무투표 당선을 발표했으나 이후 엄 후보자의 불출마 번복, 박요한 후보 강제사퇴, 독단적인 해당 선관위의 선거결과 확정 등의 문제가 제기되며 신임회장 선출의 난항을 예고했다.

당초 3월 미리 출마의사를 밝힌 박요한 후보자는 LA한인회장선거관리위원회의 만장일치 결정으로 선거법 위반에 의한 후보자격 박탈의 불명예를 안았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일부 선관위원들의 입을 빌어 “‘박 후보 자격 박탈건’이 부당하게 이뤄졌다”고 문제를 제기해 파문에 휩싸였다. 이후 전직한인회장들과 한인단체장들이 나서 문제는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에 접어들었다.

결국 5월에 한인회장선거정상화추진위원회가 결성돼 중재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은 좀처럼 진화되지 않은 채 한인회 존폐논란까지 불러일으키는 파행적 양상을 거듭했다.

다수의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재외국민참정권 회복에 따른 과열양상으로 분석해 이 같은 문제가 LA한인회 뿐 아니라 다수 한인회에서 불거질 수 있는 문제라는 점과 한인회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의 필요성을 시사해 눈길을 끌었다.

경색된 남북관계 동포사회도 ‘슬픔’

3월 26일 침몰한 천안함 사건으로 동포사회 역시 추모 분위기에 휩싸였다.

세계 각 지역의 한인들은 추모제와 모금활동으로 희생된 장병들에 대한 애도의 뜻을 전했다. 코리아빌리지 열린공간에서 추모제를 가진 뉴욕, 순국 장병들에 대한 애도문을 발표한 스페인, 노인회관에 분향소를 설치한 아르헨티나 등의 한인들이 잇따라 조문에 나섰다.

주요 재외공관에도 분향소가 설치돼 추모에 참여하고자하는 한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해외 각국의 공관들은 조기를 게양하는 등 현지 한인들의 슬픈 마음을 대변했으며, 뉴욕총영사관 내 분향소를 찾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유가족은 물론이고 비통해하는 국민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재외동포들의 애도는 최근까지도 이어져 일본 민단은 희생 병사들을 위해 모금한 1억 8,200만원을 11월 26일 국방부에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 같은 애도의 분위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지난 11월 북한의 서해안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나 재외동포사회를 다시금 충격에 빠트렸다.

마침 설립 65주년을 맞이해 서울에 모였던 민단 회원들은 즉각 북한의 포격을 규탄했으며 각 지역 한인사회도 민가를 포격한 북한의 행위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깊은 동포애를 보였다.

동포들 봉사‧나눔으로 현지사회와 통했다

2010년 한해 재외동포들은 자신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며 해외 한민족의 위상을 드높였다.

형편이 어려운 중국인 가정 150가구에 희망돼지를 분양한 심양 한인들의 ‘희망저금통’사업은 대표적인 사례. 심양 뿐 아니라 한인이 거주하고 있는 중국 각 지역에서 올 한해 ‘동전의 희망운동’ 열풍이 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내 55개 지역 한인회가 참여하고 있는 이 기부운동은 현재 3만여개 저금통으로 한인들 손에서 사랑의 싹을 틔우고 있다.

미주중서부한인회연합회 역시 현지인 노숙자들에게 담요를 전하는 ‘사랑의담요보내기운동’으로 주목을 끌었다. “이제 한인사회가 현지사회와 함께 가야할 때”라는 현지 한인들의 소감이 본지를 통해 전해지며 재외동포사회에 깊은 울림을 전했다.

인도네시아 땅그랑한인회는 예식을 올리지 못한 현지인 부부들을 위해 혼인신고, 결혼예물 등을 지원하는 등 ‘결혼식 기부’라는 이색 선행으로 화제를 모았다. 현지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던 땅그랑한인회의 이벤트는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동포사회의 현지 선행을 반영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이외에도 잇따른 홍수로 몸살을 앓았던 중국 연변 및 홍콩, 지진 피해에 시름하던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등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재난피해에 현지 동포사회가 십시일반 모금활동에 나서며 깊은 감동을 전했다.

한국알리기 나선 재외동포들

2010 한해, 한류열풍은 재외동포의 날개를 달고 해외에서 힘찬 날갯짓을 펼쳤다. 각 지역 한인들을 앞다퉈 한국의 스타일과 문화를 현지에 소개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유타주한인회는 11월 30일, 홍콩한인여성회는 그보다 앞선 26~28일에 각각 한식행사를 개최했다. 9월 브라질 쌍파울로총영사관이 개최한 한국음식의 밤 행사에는 400여명이 참석해 한식에 대한 현지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고, 샌프란시스코 아시안아트뮤지움에서도 한식이 소개됐다.

피지한인회는 한식 요리 강습회로 현지인들과 호흡을 맞췄고, 중남미한국문화원 역시 한국요리 세미나를 개최해 재외동포는 물론 현지인들에게 한식의 맛과 멋을 알렸다. 이외에도 재불한인회의 떡국먹기행사 등 다채로운 한인사회의 한식행사가 본지를 통해 알려졌다.

세계인을 사로잡은 것은 입맛뿐이 아니었다. 뉴질랜드크라이스트처치한인회는 현지 학생들에게 소고춤, 태평소 연주 등을 가르쳐 무대행사를 가졌으며, 주덴마크대한민국대사관은 한지공예 등을 이용한 한국 전통가옥 형태의 대사관저를 선보였다.

재외동포들이 이렇듯 적극적으로 한국 문화 알리기에 나서는 것은 다수의 국제행사 개최와 저명한 인사들을 배출한 대한민국의 높아진 국격이 재외동포 사회에 고무적인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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