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람의 아내로 사는 게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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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람의 아내로 사는 게 행복해요"
  • 김미란 기자
  • 승인 2010.12.1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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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로 그려낸 한국 며느리의 중국생활이야기
“중국에 갓 시집온 나에게 있어서 언어, 음식, 문화 모든 것이 도전이었다.” 중국에 시집간 한 한인여성의 진실한 고백이다.

부산 토박이인 한인여성이 중국결혼생활을 통해 겪었던 희노애락을 중국어로 적은 책자가 출판돼 한국인과 중국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본적인 중국어도 몰랐던 그가 능숙한 중국어를 배워 일반 중국인들도 하기 어려운 책을 출판했다는 것은 작가의 강한 의지, 강인함, 진취성이 없으면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중국으로 시집가다(嫁到中国)'는 현재 중국안휘성한인회 지회장이자 마안산시 태권도협회 명예 부주석을 겸임하고 있는 김미정 작가의 처녀작이다.

김미정 작가
부산이 고향인 김미정 작가는 홍콩에서 중국인 남편을 만나는 과정, 연인이 돼 결혼까지 이어지는 과정, 중국생활을 하면서 보고 느낀 중국의 정치, 경제, 문화, 생활습관 등을 한국과 비교하면서 섬세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려냈다.

작가는 한국인이 한 명도 없는 중국 안휘성 마안산시로 시집와 언어와 생활습관 모든 것이 낯선 그 땅에서 겪었던 에피소드, 슬픔, 기쁨, 두려움 등을 표현했다.

그는 중국어를 몰라 길을 잃어 ‘미아’가 될뻔 했던 이야기, 한중 문화차이로 중국어로 “애인”과 “아내”란 말이 동일한 뜻을 갖고 있다는 것을 몰라 남편 친구를 바람둥이로 오해했던 이야기, ‘단오절’에 관한 그와 남편과의 논쟁이 국제적인 외교전쟁으로 이어진 이야기 등 중국에서 있었던 재미나는 에피소드를 적어 내려갔다.

작가는 3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책을 ‘낭만적인 사랑’, ‘가정생활’, ‘중국이야기 상하’ 등 큰 제목아래 작은 이야기를 나열하는 방식으로 써내려가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을 유연하게 극복했다.

특히 ‘중국이야기’에서 작가는 한국인으로서 중국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생활습관, 문화, 인식 차이를 그려내 한국인과 중국인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한국과 중국은 모두 4자를 싫어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중국인은 수자 6과 8을 과도하게 좋아한다는 것, 중국인은 절대 녹색모자를 쓰지 않는다는 것과 술은 서로 따라줘야 된다는 한국 술 문화와는 달리 각자 스스로 술을 따라 먹는다는 것 등 한국과 다른 점을 소개했다.

작가는 또한 책에서 단순히 자신의 중국결혼생활, 가족, 사회생활 이야기를 적어 내려간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났던 중국인 친구, 유명 방송인, 불우이웃 등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뤄 재미와 감동을 더했다.

현재 이 책은 중국에서 가장 큰 서점인 신화서점과 인터넷 서점을 통해 판매되고 있고 있다. 외국인이 중국어로 쓴 책이 신화출판사에서 출판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화출판사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국가"상호를 가진 대형신문전문서점이다.
'중국으로 시집가다(嫁到中国)'


그의 이야기는 지금 중국 전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켜 중국내 크고 작은 신문에 게재되고 있다. 김 작가는 이 인기에 힘을 얻어 현재 이 책이 드라마로 개편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도 그의 이야기에 감동했다. 김미정 작가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책을 한 권 보내면서 쓴 편지에 이 대통령은 “정말 자랑스럽다. 중국인의 따뜻한 마음이 한국인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회답을 보내왔다고 한다.

한편, 문화, 경제, 무역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 작가는 “중국을 두 번째 조국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중관계의 발전에 교량적인 역할을 하는 민간외교관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또한 김미정 작가는 "책 판매 순수익중 50%를 중국 마안산시에 있는 산간벽지 아이들에게 후원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대한민국의 좋은 이미지를 중국인들에게 전할 수 있어 더욱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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