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포럼] “부자와 빈자 함께 잘 사는 지혜 창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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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포럼] “부자와 빈자 함께 잘 사는 지혜 창조해야”
  • 강성봉 기자
  • 승인 2010.12.1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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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간개발연구원 장만기 회장
장만기 회장.

이글은 지난 3일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 홀에서 (사)인간개발연구원 장만기 회장이 ‘지혜의 시대를 살자’란 주제로 행한 146번째 희망포럼의 강연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편집자주>

1972년 스위스를 방문했을 때 산을 하나 오른 적이 있다. 산정에 대피소가 하나 있었는데 그 대피소 5분 거리에 대피소를 찾아 헤매다 죽은 사람을 추모하는 비석이 하나 있었다. 그걸 보면서 ‘5분만 더 참고 노력했으면 살 수 있었을 텐데 그걸 못해 죽었구나’ 생각한 적이 있다.

그렇다. 우리가 무슨 일을 할 때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생명을 다해 노력하고, 고통을 참아내야 한다. 처칠이 그런 점에서는 대표적인 사람이다. 처칠은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회고록을 써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그는 2차대전을 수행하면서 “우리에게는 피와 땀과 눈물밖에는 바칠 게 없다”면서 영국 국민들의 단결을 호소했다.

처칠은 정치인이 되려고 결심했을 때 자기 혀가 짧아 발음이 어눌한 것을 발견하고는 자갈을 물고 산을 오르면서 자신의 약점인 발음을 고치기 위해 노력했다.

그가 그의 모교인 이튼스쿨을 방문했을 때다. 그의 연설을 듣기 위해 전교생이 강당에 모였다. 연단에 오른 그는 “Never never never never never give up."이라고 한마디로 끝나는 전설적인 연설을 하고는 연단을 내려왔다.

처칠은 군량미도 얼마 남지 않고, 하늘에 독일기가 매일 출몰하는데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텨서 승리를 이끌어낸 불굴의 의지를 지닌 사람이었다.

필자는 지난 3~40년 동안 격동의 한국현대사를 살아오면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지만 기업가와 CEO들이 국가발전과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믿었다. 또 이를 원동력으로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를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1975년 2월 5일 인간개발연구원을 창설하고, 그 후 우리나라 최초의 주례 조찬포럼인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를 만들어 지금까지 36년간 1670여회를 운영해 연인원 30만여명을 교육했다. 연구회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각계의 수많은 지도자들이 경영인들을 대상으로 생생한 경험과 지식을 전달하는 한국 최고의 명품 'CEO 아카데미'로 자리잡았다.

지난 1995년에는 고 김흥식 장성군수와 함께 '장성 아키데미'를 설립해 16년 동안 700여회에 걸쳐 연인원 40여만명을 교육했다. '장성 아카데미'는 이후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해외에서도 따라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모범이 됐다.

지난달 17일부터 4박 5일간 일본 아오모리현과 다마대학 등의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해 '장성 아카데미'의 성공 사례에 대한 특강을 했다. 일본 정관계 인사들과 언론이 큰 관심을 보였다. 지방자치 선진국인 일본에 우리의 지방자치 혁신사례를 교육하는 최초의 자리였다는 점에서 한일 양국의 많은 언론들이 주목했고, 김황식 국무총리도 축하 메시지를 보내 격려하는 등 각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필자로 하여금 이렇게 오랜 시간 포럼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한 밑바탕에는 ‘사람(국민)이 국가와 기업의 제1자본’이라는 신념이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지난 36년간 어려운 난관들이 많았지만 그 신념의 뿌리는 ‘아름다운 미래’라는 토양으로 다져졌고, 인간개발연구원은 회원들과 함께 튼실한 나무로 성장해 올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지난 3~40년간 놀라운 성장을 이룬 끝에 세계 10위 안팎의 경제대국 반열에 올랐다. 지난 11월에는 G20 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급성장의 그늘이 사회 곳곳에 드리워지고 있어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정치적 부패와 취약성이 문제가 되고 있고, 경제적 소유의 양극화현상이 심화되면서 ‘풍요속의 빈곤’이라는 경제사회의 부조화가 사회적 갈등과 대립을 증폭시키고 있다.

남북관계는 연평도 포격사태에서 보여지듯 최악의 상태로 추락하고 있어 경제성장만으로는 결코 민족의 숙원인 통일과 선진화의 꿈을 실현시키기 어렵다는 것을 통감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2012년 ‘세계적 충격(World Shock)’이라 할 만한 큰 변화가 인류사회에 닥칠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인간개발 차원에서 깊이 생각하고 연구해야 할 연구원의 큰 과제이다.

산업화시대 이후 지식과 기술, 그리고 정보가 성장의 동력인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분수령에 서 있다. 이제 지식을 중심으로 한 이성의 시대에서 감성과 영성을 중심으로 하는 영혼의 시대, 지혜의 시대가 올 것이다. 물질적 풍요에 치중하여 경제성장에 모든 것을 투입하면서 그 수단으로 생산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몰두해왔던 가치관을 가지고는 인류가 평안할 수 없다는 자각을 하고 새로운 번영과 행복이 약속된 미래, 즉 지혜의 미래를 열어가야 할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지혜의 시대에서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는 부강한 나라와 약소국, 부자와 가난한 자들이 함께 잘 사는 지혜를 창조해야 한다. 이러한 자각은 미국의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이 가진 재산의 50%를 사회에 내놓고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운동으로 이미 나타나고 있다.

남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이 많은 사회는 후진사회이고, 남에게 유익을 주는 사람이 많은 사회는 선진사회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고 사람을 바꾸는 것은 교육이다. 교육이라고 다 교육이 아니고 인간교육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이다.

지혜의 시대, 지혜로운 인간교육으로 선진사회를 구현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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