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교육은 국민교육 아닌 인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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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교육은 국민교육 아닌 인간교육”
  • 강성봉 기자
  • 승인 2010.11.2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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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창준 코리아국제고 교장, 부산 심포지엄에서 주장

지난 13일 오전 오색 단풍으로 늦가을의 서정을 한껏 발하고 있는 부산 민주공원에 재외동포 NGO 활동가들과 학자들이 모여들었다. 매년 한 차례씩 개최되는 2010 해외동포 민족문화·교육의 발전과 연대를 위한 부산국제심포지움이 열린 것이다.

사단법인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와 해외동포민족문화·교육네트워크가 주최하고 부산국제심포지움실행위원회가 주관한 올해 심포지엄 주제는 ‘동북아의 민족학교 우리말 교육의 현황과 과제’였다.

엄창준 코리아국제학원 교장
이날 오사카의 코리아국제고등학교(KIS)의 설립취지와 민족교육의 과제에 대해 특별보고에 나선 엄창준 코리아국제학원 교장은 “국민교육으로서의 민족교육이 아니라 인간교육으로서의 민족교육이 필요하다”며 KIS의 건학정신으로 ‘경계를 넘나드는 월경인’, 교육이념으로 △다문화공생, △인권과 평화, △자유와 창조를 제시했다.

심포지엄은 축사에 나선 이구홍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의 “동경 한국학교에 재일동포는 단 한명도 없다”는 개탄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심포지엄은 ‘재중·재러동포의 우리말 교육의 과제와 대안’, ‘재일조선인 우리말 교육의 과제와 대안’, ‘재외동포 우리말 교육 지원체계의 현황과 대안적 모색’을 주제로 세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에 토론자로 참가했던 성동기 부산외대 교수는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현지인들이 한국여자를 보면 ‘대장금’, 한국남자를 보면 ‘주몽’이라고 부를 정도로 한류가 널리 퍼져 있으나 더 이상 확산되지 않고 답보상태에 있다”며 “깔려 있는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정체를 돌파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구홍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두 번째 세션에서 오사카 아이신어린이집 사례를 중심으로 재일동포의 한국어교실 실태를 발표했던 변미양 코리아NGO센터 한국어교실 강사는 “우리 아이들이 조국이 우리를 아주 많이 생각하고 있구나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해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그는 “표준어에 대한 자만심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한국어교육자들 사이에 퍼져 있는 서울 표준말을 사용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지적하기도 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재외동포의 주요 정책 및 지원체계’에 대해 발표를 했던 임재홍 교육과학기술부 재외동포교육과 행정사무관에게 질문이 집중돼 민간주도의 학술심포지엄에도 책임있는 정책당국자의 참여가 절실히 필요함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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