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계 문화'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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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 '계 문화' 주춤
  • 호주동아
  • 승인 2004.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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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다른 계 파동 여파로 한인사회에서 계 문화가 사그러들고 있다.

한인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잦은 계파동으로 돈을 떼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한인경제 사금융시장으로서 목돈 만들기에 '효자'로 불리던 계의 규모나 숫자가 대폭 줄고 있는 것.

지난 해 6월 발생했던 피해규모만 6백만불에 달하는 권씨 계파동이 여전히 수습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월 말에는 이스트우드 지역의 임씨 계(본보 8월 29일자 참조)가 깨지면서 캠시 M계 등 크고 작은 여러 계들이 후속적으로 깨지거나 휘청이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계 사라지고 1만불 내외 '반지계', '여행계'로 변화

이 같은 계파동 여파로 과거에는 십만달러 이상의 대규모의 계가 한인사회 곳곳에서 성행했던 것과 달리 최근들어 대형계는 거의 모습을 감추거나 대폭 위축, 소규모 계들만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과거 10만불짜리 대형 계를 자주 들었던 에핑에 거주하는 한인 L모씨는 “경기가 안좋아 매달 갯 돈 내기도 어려운데다 주위에서 자꾸 계가 깨지는 것을 봐서인지 현재는 소액의 친목계 1개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트우드에 사는 한인 K 모씨도 "경기침체로 민심이 흉흉해지고 계들도 자꾸 깨지는 것 같다"며 "현재 붓고 있는 5만불 짜리 계가 내년 초에 끝나면 당분간 계는 멀리할 생각이다"고 전했다.

그녀에 따르면 과거 주택구입비나 사업자금 등 짭짤한 목돈 마련책으로 여겨지던 낙찰계에 대한 위험성이 커져, 지인들을 중심으로 10년 전 인기가 있었던 5천불~1만불 사이의 '여행계, '반지계'가 다시 증가추세다. 한인사회 계 문화에도 복고바람이 불고 있는 것.

이스트우드 계 깨고 잠적한 임씨 한국서 검거

한편, 지난 8월 말 5만불 짜리 낙찰계 등 이스트우드 지역 중심으로 3개의 계를 운영하다 한국으로 잠적한 임명희씨(49)는 지난 20일 서울종암경찰서에서 체포됐다.

임씨 계가 깨지면서 피해를 본 한국국적을 소지한 한 계원이 한국경찰에 임씨를 대상으로 고소를 제기 한 결과, 경찰이 임씨의 한국 출입국 상황과 한국내 연고자 상대로 지난 2개월간의 추적으로 그녀를 검거한 것.

한국의 형법 6조에 따르면 각종 사기사건의 피해자가 한국 국적 소유자이고 가해자가 외국 시민권자로서 한국에 체류할 경우 가해자를 한국법에 따라 구속,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종암경찰서 외사계장 박성훈 경위는 27일 오후 본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임씨는 22일 구속영장이 발부 돼 종암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됐었다"며 "오늘 서울구치소로 이감, 검찰로 넘어가 곧 공소가 제기 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82년 시드니로 건너와 87년 시민권을 취득한 임씨는 호주여권상 남편의 성인 김명희씨로 돼 있으나 경찰의 지문결과 한인사회서 알려진 임명희씨와 동일 인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조사 결과 임씨는 인근 지역서 사귄 계원들이 바쁘게 사느라 좀처럼 한꺼번에 모이기 힘든 점을 악용해 자신이 곗돈을 챙겨놓고 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다른 사람이 돈을 타갔다고 거짓말을 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임씨계 피해대책위는 "이번 계파동 관련 한국 국적을 갖은 피해자들이 전체의 1/3정도 된다"며 이들 피해자들이 임씨를 상대로 서울지검에 추가 소장을 제기할 것 방침이다.

권기정기자 kelly_kwon@hojudonga.com

200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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