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포럼]한우리독서운동본부 박철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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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포럼]한우리독서운동본부 박철원회장
  • 강성봉 기자
  • 승인 2010.11.0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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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여름 어느 날 작은 책을 한권 받았다. ‘차라리 깃발을 내려라 - 출판저널을 위한 기억의 편람’이라는 책이었다. ‘출판저널’의 발행중단 사태에 대한 출판저널 기자들의 글을 엮은 책이었다.

제대로 된 서평지 하나 뿌리 내릴 수조차 없는 우리사회의 척박한 출판 현실과 수준 높은 책이 외면당하는 반문화적 독서풍토를 절망하며 탄식하는 30여명 기자들의 글은 필자를 슬프게 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최고서평지가 고정독자가 5,000명이 안돼서 문을 닫게 됐다는 사실을 알고는 가슴을 쳤다. 출판저널의 고정독자는 채 2,000명도 되지 못했던 것이다.

필자는 20년간 독서운동을 해온 사람이다. 독서를 통해 21세기에는 암기식 지식이 아니라 창의력, 생각하는 능력이 중요함을 알았기 때문이다.

독서는 지식을 재생산하고 가공하는 능력과 표현력을 키워준다. 독서를 통해 체계적인 사고력이 만들어진다. 독서를 할 때 분석, 추론, 사고가 논리화되면서 창조적 사고력이 생기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게 왜 이런 일을 하게 됐느냐고 묻는다.

어릴 때부터 독서노트를 하면서 책을 읽었다. 나중에 보니 내가 읽은 책이 내 인생의 정신적 양식이 됐음을 알았다.

필자는 사회교육운동가이며 우리 민족의 선각자인 도산 안창호 선생을 존경했다. 도산은 우리국민 의식 교육 문화 수준이 낮기 때문에 조국이 일제의 식민지로 떨어졌다고 보고 일본보다 높은 문화수준을 만들어낼 때 민족이 해방에 이른다고 보았다.

필자의 나이 39살에 어떻게 살 것인가 다시 고민하게 됐다. 40을 눈앞에 둔 12월 말 동두천의 기도원에서 금식기도를 했다.

이 때 ‘굶어 죽더라도 나라와 민족을 위해 도산 선생이 하던 일을 계속하자’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필자의 판단은 독서경험으로부터 니온다. 1970년에 앨빈 토플러의 책 ‘미래의 충격’이 나왔다. 1980년에는 토플러가 ‘제3의 물결’이라는 책을 썼다. 1990년에는 ‘권력이동’이라는 책을 썼다. 토플러의 책을 읽으면서 인류의 미래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관심을 가지게 됐다.

21세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인간의 삶이 엄청나게 변화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론은 세상이 지식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가 된다는 것이었다. 개인용 컴퓨터가 보편화되면서 지식의 홍수가 밀려오게 되고 지식을 가공하고 재생산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만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필자가 독서운동을 하게 된 배경에는 '암기식 교육은 더 이상 안 된다', '나라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서 독서를 통해 지식을 재생산하고 가공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 책을 많이 읽히는 운동을 해야겠다'는 결심이 있었다.

이러한 결심을 실천하기 위해 먼저 ‘한국사회교육아카데미’라는 조직을 만들어 어머니 독서지도를 시작했다. 독서지도를 한다니까 대학생들 이념서클에서처럼 의식화 학습을 하는 게 아닌가 오해를 받기도 했고, 독서를 빙자해 책장사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몇 년 후 한우리독서운동본부를 만들어 주부들을 대상으로 독서 교육을 좀 더 체계적으로 실시했다. 엄마들을 교육시켜야 엄마들이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시킬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교육의 중요한 역할은 표현능력을 키워주는 일이다. 많은 것을 알고 있어도 표현하지 못하면 그 사람이 지식이 있는지 없는지 아무도 모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활발한 독서를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이나 글, 행동으로 표현하고 나타내는 훈련이 중요하다.

앞으로 학교교육도 토론‧토의 중심으로 가야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선생님들의 토론‧토의 능력이 길러져야 한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한우리독서운동본부와 한우리열린교육을 선두로 독서교육을 실천하는 기관의 수가 크게 늘었다. 한국사회의 인식이 변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니 참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입학사정관제가 도입이 되면서 독서이력이 대학입시의 평가의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은 각 교육청 홈페이지에 읽은 책 목록을 기록하게 돼 있다. 이것을 그대로 복사해서 학적부와 함께 입학사정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것은 한우리독서운동본부가 이미 15년 전부터 독서통장이란 이름으로 해왔던 일이다.

필자는 지금도 아이들 교육을 놓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들과 경쟁하기 보단 진정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무엇인지, 나아가 과연 나라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독서를 통해 합리적인 사고력, 비판능력을 키우고, 역사의 흐름과 사회 인간을 이해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가 선진국이라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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