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외동포책보내기 협의회 손석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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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해외동포책보내기 협의회 손석우 이사장
  • 오재범 기자
  • 승인 2010.10.0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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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저의 신념입니다”
2010 서울 북 페스티벌에 참가한 기업으로 부터 책을 기증받은 손석우 해외동포책보내기협의회 이사장(가운데)
서울 중심지 덕수궁에서는 서울시가 주최하는 ‘2010 서울 북(Book) 페스티벌’이 8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열린다. 우리 시민 참여접근성이 높고 책읽기에 좋은 환경을 지녔기 때문이다.

올해 페스티벌에서는 이혜란 동화작가, 주원규 소설가 등 유명작가와 남이섬을 유명관광지로 탈바꿈 시킨 강우현 대표 등 장인들의 강연과 함께 금속활자부터 전자책까지 책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

덕수궁 내 여러 출판사들이 직접 책을 전시 판매하는 부스들이 가득한 가운데, 중화전 근처에 부스하나가 따로 차려졌다. ‘해외동포 책보내기 협의회’라는 간판을 내걸고 관람객들과 참가 기업들에게 정성스레 책을 기증받고 있었다.

“오는 16일 미얀마에 거주하는 한인동포들에게 책을 기증하러 갑니다. 이곳에서 기증받는 책들은 창고에 차곡차곡 모았다가 다른 동포들에게 보낼 겁니다.”

손석우 해외동포 책보내기 운동협의회 이사장(사진 가운데)은 지난 2001년부터 10년째 책을 모아 국내외 책이 필요한 곳에 보내왔다. 지금까지 40만권을 보냈다고 한다.

“조만간 제천, 단양에 책을 보낼 예정입니다. 그곳에 있는 다문화가정들을 위한 책을 상당수 준비했습니다.”

손 이사장과 함께하는 이들은 여럿 있었다. 한선교 의원의 친척 한용교씨는 ‘수원 부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는 정부지원 하나 받지 못하는 협의회를 위해 남모르게 사재를 여러번 털었고, 전주에서 몸살림운동본부를 운영하는 손현성씨도 책을 받기 위해 먼길 마다않고 서울까지 올라왔다. 협의회 김인현 이사와 김명옥 사무장은 손 이사장과 오랫동안 한길을 걸어왔다.

“경기도 안성에 작은 창고하나를 만들어 보내준 책들을 보관하면서 큰 걱정 하나는 줄였지만, 책들을 정리하고 보낼 수 있는 상태로 정리하는 일들은 여전히 힘든 일입니다. 협의회에서 무보수로 자원봉사해주신 수많은 분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협의회는 아직도 수많은 동포사회의 요청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쪽에서 원하는 책이 모이더라도 바로 발송으로 들어가지는 못한다고.

“해외로 발송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발송비입니다. 컨테이너로 보낸다 해도 엄청난 금액이 소요됩니다. 한진해운에서 여러차례 도와줬지만, 전세계를 모두 이런식으로 보내기는 매우 힘이 듭니다.”

비용문제와 함께 보이지 않는 장벽도 있었다고.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는 제약이 많았고, 일본의 경우 독도문제가 보이지 않는 걸림돌이 됐다고. 하지만 해외 각국에서 보내달라는 요청은 많다.

“이제 10년 동안 사재를 털어 일을 계속한 덕분에 우리 활동을 인정해주는 곳은 많아졌는데 집에 소홀했던 게 가장 미안합니다. 일 마치고 집에 들어가서는 조용히 잠만 자고, 주말에 가족들을 위해 틈틈이 농사를 지었더니 올해 배추가 잘 컸습니다.”

책이 가져다주는 신념이 없었다면 벌써 포기 했을 거라는 손 이사장은 앞으로도 힘 닫는데까지 이일을 계속하고 싶다한다. 고희를 눈앞에 바라보는 그의 팔뚝 굵기가 여느 젊은이 보다 두꺼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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