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찾아준 세계한민족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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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찾아준 세계한민족축전
  • 오재범 기자
  • 승인 2010.10.0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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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989년 동포사회 고마움 표하려 시작
▲ 지난해 세계한민족축전 참가자가 한국의 친모를 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덕분에 한국을 방문해 친모와 상봉한 임현미, 임현주, 임현실씨와 배우자들이 지난 7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기쁨의 건배를 나누고 있다.
피는 물보다 진한 것인가. 지난 1976년 독일에 입양된 3자매가 세계한민족축전을 통해 부모형제를 만났다.

지난해 국민생활체육회가 개최한 한민족축전에 참가자들은 강원도 병영체험을 하다가 우연히 22사단 부대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제 안사람의 자매 3명이 어릴적 독일로 입양됐습니다. 어려운 집안사정 때문이었지요. 입양을 담당한 홀트측에 절대로 안 찾겠다는 각서를 작성하고 보냈기에 연락이 두절됐습니다.” 권모 중령이 당시 참석자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면서 헤어진 3자매의 이름을 말했다.

그러자 자리를 함께한 한 참가자가 “제가 그들을 알고 있습니다”라며 손을 번쩍 들었다. 결국 독일과 노르웨이에 흩어져 있는 3자매를 찾았고, 이 3자매와 현지인 남편들은 한국을 방문해 가족들과 상봉했고, 올해 열리는 세계한민족축전에도 참가한다.

입양인의 가족찾기에 기여한 한민족축전이 올해는 6일부터 11일까지 서울과 경북 경주시 등지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창설 20주년을 맞았으며, 지금까지 100여개국 1만 3,000여 동포들이 축전을 통해 한국을 경험했다.

올해 참가자들은 7일 서울 국립국악원에서 국악체험을 시작으로 8일 독립기념관, 육군3사관학교를 방문하고 9일부터는 경주로 자리를 옮겨 테마문화체험, 한민족 걷기대회, 전통스포츠 한마당 등의 다채로운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올해 축전에는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앙골라, 슬로바키아 등 10여개국 18명이 특별 초청됐으며,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경상북도가 후원한다.

국민생활체육회 관계자는 “20여년 동안 지속된 축전을 통해 동포들에게 조국의 발전상을 보여주고, 동포사회의 결속력도 다지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했다.

이처럼 동포사회에서 모국방문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한민족축전은 다른 사업과 달리 특별한 사연이 있다.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가 결정되자 재일동포사회가 팔을 걷어붙이고 모금운동을 펼쳤다. 현지 금융업 대부로 꼽혔던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이 앞장서 동포사회를 독려했던 것이 전설처럼 남아있다. 덕분에 무려 6년 동안 540억원을 모아 한국정부에 전달했던 것.

이에 우리 정부는 동포사회에 감사한 뜻을 전하기 위해 1989년부터 동포를 초청해 한국체험을 시켜주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초청형태로 진행됐으나 시일이 지나면서 참가자들이 왕복항공료와 일부 자비부담으로 바꿨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500여 동포들이 대회를 통해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역사가 깊은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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