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민족문화 소실현상 30년 격차 두고 고려인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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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민족문화 소실현상 30년 격차 두고 고려인 따라간다”
  • 이현아 기자
  • 승인 2010.10.0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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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임영상 교수, 4일 재외동포 정책 세미나서 주장

“조선족 민족문화가 소실되는 것은 30년의 격차를 두고 고려인 그랬던 것과 비슷한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문대 학장이자 재외한인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임영상 교수는 지난 4일 서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개최된 재외동포 정책 세미나에 참석해 이 같이 주장했다.

임 교수는 이날 앞서 진행된 소주제 발표 중 교육 부문의 토론자로 참석해 중국 중앙민족대학 황유복 교수가 발표한 ‘재외동포 차세대의 한국어 및 한국문화교육 발전방안-중국 조선족을 중심으로’에 대해 토론하며 “중국 대도시에 진출한 조선족 차세대위 경우, 민족어․민족문화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CIS 고려인의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날 황유복 교수가 발표한 ‘재외동포 차세대의 한국어 및 한국문화교육 발전방안’은 민족교육에 기반을 두고 있는 조선족 문화가 민족교육이 약화되면서 정체성이 함께 약화되고 있음을 거론했다.

이에 대해 임 교수는 “조선족은 중국어, 한국어, 민족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우리의 자산”이라고 강조하며 “(현 상황이라면) 조선족 문화는 30년의 격차를 두고 고려인의 상황을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 교수에 따르면 민족학교를 세울 수 없었던 고려인의 특성상 1960년대 이후의 고려인들은 한국어를 제대로 습득하지 못했으며 더불어 한민족에 대한 인식도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임 교수는 “이중언어를 구사하고 중국과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글로벌 코리안인 조선족은 점차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재외동포는 자산’이라는 등식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 교수는 또한 1부 교육 세션에서 발표된 전남대학교 세계한상문화연구단장을 맡고 있는 임채완 교수의 ‘재외동포 차세대 모국수학 발전방안’에 대해서도 “본국 중심이 아닌 거주국 중심의 교육 콘텐츠가 개발돼야 한다는 점에 동감한다”고 밝혔다.

임채완 교수는 이날 발표를 통해 재외동포 차세대의 모국수학 프로그램들을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재외동포 학생을 모국에 초청해 민족문화 및 한국어에 대해 교육하는 모국수학 프로그램은 그 동안 집중적인 연구가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았던 분야로 현장에서의 관심도 뜨거웠다.

임 교수는 발표를 통해 △자비부담의 모국수학 프로그램이 학생의 거주국에 따른 형평성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 △수행기관의 외부 위탁에 따른 전문성 약화될 수 있다는 점 △프로그램이 여러 기관에서 산발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점 등을 문제로 꼽았다.

또한 임 교수는 이 같은 프로그램이 대체로 국내 기관이 주도적으로 개발한 콘텐츠에 국내 기관의 필요성이나 일정에 따라 진행되는 점을 지적했다. 임 교수는 “장기적으로 민족교육은 한인단체들이 주도적으로 이뤄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제 4회 세계한인의 날 행사의 일환으로 개최된 이날 행사에는 200여명의 참가자가 자리를 함께 했다. ‘더 큰 대한민국과 재외동포 : 상생협력 한민족공동체로의 발전’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재외동포 교육․문화 발전방안’(교육), ‘재외동포의 모국경제에의 기여와 역할’(경제), ‘모국지향 정치와 주류화 정치의 조화’(정치) 등 3가지 소주제에 대한 주제 발표에 이어 관련 전문가들의 주제별 토론 및 현장의 질문을 듣는 등 열띤 분위기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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