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한인회 설립때는 인근 한인회와 연합 한인회 인준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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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한인회 설립때는 인근 한인회와 연합 한인회 인준 받아야”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0.09.29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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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정권 때문에 동포사회 분열된다 보는 시각은 잘못
본지는 지난 20일 미주총연임원진을 초청해 긴급 좌담회를 가졌다.
충남 부여에서는 지난 17일부터 한달간 대백제전이 열리고 있다. 미주총연 임원진 10여명은 대백제전 홍보위원으로 개막식에 참석하고 부여와 공주의 백제문화를 탐방했다. 미주지역은 올들어 LA, 샌프란시스코, 뉴욕 퀸즈 등의 한인회가 분열하여 현지 동포사회가 분열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주총연은 지난 14일 김재권 이사장 주재로 간담회를 개최해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본지는 이에 대백제전을 참관한 후 지난 20일 본지를 방문한 미주총연임원진의 긴급 좌담회를 개최해 분열된 한인회 수습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모아봤다.

좌담회에는 미주총연 김길영 행정부회장, 독고영식 부회장, 윤재연 중서부연합회장, 최켈리 이사, 안대식 미네소타한인회장이 참여했고, 본지 강성봉 편집국장이 사회를 보았다.<편집자주>


한인회 분쟁 해결에 총연이 중심에 서지 말아야

사회를 맡은 본지 강성봉 편집국장
사회 : 추석 연휴로 바쁘신 중에도 모처럼 신문사를 방문해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오늘 좌담회는 △미주총연 산하 분쟁지역 한인회 조정문제 △재외국민 참정권 행사로 야기될 후유증 최소화 문제 △대백제전 관람을 통해본 한국 전통문화 등의 순으로 진행할까 합니다.

김 : 한인회는 비영리단체입니다. 한인회는 처음에 자발적 봉사단체로 출발해서 마지막 단계까지 가면 생활 정치단체가 됩니다. 봉사단체로서의 한인회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봉사하기 위해 한인회를 만들겠다는 것을 반대할 이유는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총연에서 정해 놓은 기본 룰은 간단합니다. 어느 지역에 한인회가 생길 때 새로 생기는 한인회와 가장 가까이 있는 한인회와 그 한인회의 광역 연합한인회가 반대하지 않으면 총연은 인준한다는 것입니다.

윤 : 동포신문이 이 문제와 관련해서 남문기 회장과 인터뷰를 한 것으로 아는데 뭐라 그러든가요.

사회 : “한 도시에 하나의 한인회만 인정하겠다. 이 안을 정기총회에 상정하겠다”고 했습니다.

윤 : 당연한 얘기예요. 그 안은 통과가 될 겁니다. 기존한인회와 개인적으로 알력이 있다거나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안될 경우 그걸 기화로 한인회를 따로 만드는 경우가 문제가 되는 건데요.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그 지역의 연합한인회장입니다.

연합한인회가 회의를 열어서 하나의 한인회만 인정을 해야 합니다. 새로 한인회를 만들 때는 기존 한인회의 인준을 받고 만들어야 됩니다. 한 지역에 한인회가 하나 있는 것과 두개 있는 것은 동포사회에 대한 인식에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미주총연 김길영 행정부회장
김 : 분쟁의 해결에서 총연이 중심에 서지 말아야 합니다. 지역한인회에서 자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지 총연이 위에서 해결하려 하면 분쟁만 커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역에서 스스로 자기들끼리 단합하고 자발적으로 만들고 자발적으로 밀고 나가는 것입니다.

윤 : 이 문제에는 OX 문제처럼 단답형으로 예스 노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겠어요.

최 : 지역연합회가 있으니까 연합회에서 마무리가 되게끔 하는 것이 좋겠어요. 총연까지 올라오지 않도록 각 지역 연합회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사회 : 한인회 분열과 관련해 법정다툼을 하는 경우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럴 경우에 법원은 어떻게 판단합니까?

김 : 법원은 한인회나 비영리단체가 재판에 걸리는 경우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판사가 ‘비영리단체가 왜 그러냐’ 하면서 딜레이를 해서 임기가 다 지날 때까지 문제가 해결이 안 돼 유야무야 돼 버린 경우가 있구요. 또 한 경우는 판사가 ‘나한테 왜 왔냐’고 너희들끼리 해결하라고 내 보내버렸어요.

윤 : 비영리법인 분쟁에 판사들이 되도록 안 끼려고 그러지요.

김 : 총연 정관에는 한인회를 비롯해서 비영리단체를 걸어서 고소를 해서 질 경우 자동적으로 20년 동안 자격이 박탈돼요. 자발적으로 이성을 찾으라는 조치가 그 정도까지지요.

사회 : 한인회 분열의 이유 중의 하나로 재외동포들에게 참정권이 주어진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윤재현 중서부연합회장
윤 : 전혀 아니라고 봅니다.

김 : 100%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참정권 때문에 회장을 하려하는 경우는 20% 이하라고 봅니다.

최 : 선거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 모를까 아직까지는 아니라고 봅니다.

독고 : 저는 한인회장을 하면서 동포들이 미국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세미나를 많이 개최했습니다. 세미나에 통역까지 넣고 미국사회에 작은 한국사회를 만들어 나가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도록 했습니다.

동포사회에는 전직 한인회장 같은 원로들이 있기 때문에 한인사회의 분쟁이 발생하면 그 지역의 유지들로, 그 지역 한인회장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안 : 오늘 온 다섯명 중에 현직으로 있는 사람은 저밖에 없군요. 사실 한인회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극소수입니다. 한인회장 하겠다는 사람들을 귀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포사회에 여러 단체들이 있는데 이런 단체들을 한인회 산하에서 끌어들이면 한인회가 잘 운영되지 않겠는가 생각이 듭니다.

한인회 정치적 중립 지키는 게 중요

사회 : 재외국민 참정권이 행사될 경우에 발생하게 될 문제로 동포사회의 분열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들 생각하십니까?

김 : 아니 왜 그런 시각으로 보는 거지요?

윤 :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는 건데 참정권을 행사하면 동포사회가 분열될 거라 보는 사고 자체가 잘못됐습니다.

김 : 투표권을 행사하는데 한국에서는 분열이 안 되고, 해외에서는 분열된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됐어요. 한인회는 맨 날 싸운다는데 집안에서 싸울 수도 있고 좋아질 수도 있는 거지 동포사회가 참정권 때문에 분열되는 건 전혀 없습니다.

최 : 근데 동포들은 싸워도 멱살 잡고는 안 싸워요.(웃음)

안대식 미네소타한인회장
안 : 물론 과도기가 있겠지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로 큰 문제는 없을 거라 봅니다.

윤 : 분열될 수도 있고 분열됐다 다시 봉합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독고 : 개인적으로는 분열이라는 단어조차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언론에서 분열이란 말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회 : 분열이라는 말을 쓰는 입장에선 이렇게 얘기합니다. ‘한인회장 선거 때도 영호남 지역으로 갈려 싸우고, 학연으로 싸우는데 여기에 한나라당 민주당 정치바람까지 불어봐라. 동포사회가 사분오열될 것이다.’ 어쨌든 선거라는 것이 선거로 딱 끝나지 않고 앙금이 계속 남는단 말이지요.

그런 측면에선 그런 앙금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봅니다. 그 때 한인회 역할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김 : 맞아요. 한인회 역할이 중요합니다.

독고: 분열이란 말을 쓸 수 있다면 어떤 데서 분열이 올 거냐 하면 큰 도시와 작은 도시의 차이에서 옵니다. 즉 총영사관이 있는 도시와 없는 도시 간의 정보 격차로 해서 오는 차별 때문에 중소도시에 거주하는 동포들은 소외감을 느끼게 되고 이것이 분열의 불씨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작은 지역을 배려해 주는 것, 구석진 곳에 살고 있는 동포사회를 일깨워 주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큰 도시는 사실은 매스컴 통해서 벌써 알고 있어요. 작은 도시는 모릅니다. 이런 소외감을 해소시켜주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윤 : 큰 도시는 어떤 사람을 찍어야 하는지 많은 정보가 있지만 작은 지역사회는 없습니다. 학연 지연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모든 동포들이 고르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정부차원에서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미주총연 독고영식 부회장
독고 : 제가 좋은 예가 될 텐데요. 저는 모의재외선거가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중서부지역회의에서 총영사관이 설명하는 걸 듣고 알았는데 이제 한 달밖에 안 남아서 등록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안 : 미네소타 같은 경우도 동포들이 모의재외선거에 대해서는 전혀 모릅니다.

최 : 저도 몰랐어요.

김 : 동포 사회의 리더라고 할 수 있는 한인회장들도 모르고 있으니 대부분의 동포들이 모른다고 봐야 할 겁니다. 국민은 알 권리가 있고, 나라에선 알려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윤 : 재외선거의 성패여부는 홍보에 달렸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사회 : 재외 선거의 성공을 위해서는 현직 한인회장이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 : 한인회 정관에 들어가 있어요.

윤 : 현직 지역 연합회장이 최근 민주당이 만든 민주회의에 참가한 경우가 있는데요. 현직 한인회장은 한인회장으로 제 자리를 지키는 게 좋다고 봅니다.

사회 : 총연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김 : 한국정치를 고려하고 만든 것은 아니지만 총연 정관에 이미 정당 활동을 하지 못하게 돼 있습니다. 만일 총연의 현직 회장이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선언을 한다면 당장 탄핵을 받을 겁니다.

사회 : 이 문제와 관련해 제게 몇 가지 아이디어가 있는데요.

첫째는 동포재단이 주최하는 한인회장대회 때 내는 결의문에 한인회가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겠다'는 결의를 담는 것이구요.

둘째는 모든 한인회가 한인회 정관에 ‘정치적 중립’ 조항과 한인회 임원이 이 조항을 위반할 때는 ‘탄핵할 수 있다’는 조항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중앙선관위는 재외공관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할 때 가중처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각 정당은 현직 한인회장은 공천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하는 것입니다.

윤 : 아주 좋은 생각입니다.

김 : 재외동포들이 살길은 투표에 많이 참가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미국 중서부 지역은 버스를 동원해서라도 동포들이 투표에 많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하려 합니다.

최 : 동포들이 선거에 참여하기 쉽도록 정부가 편의를 제공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미주총연 최켈리 이사

백제문화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돼

사회 : 대백제전을 보고 느낀 소감을 좀 말씀해 주시지요.

윤 : 우리가 학교에서 신라문화만 배웠는데 이번에 백제문화를 새로 발견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김: 신라는 남은 게 많은 데 백제는 전쟁에서 지면서 다 파괴돼서 남은 게 없습니다. 백제가 일본만 다스린 게 아니라 중국의 일부지역까지 경영한 거대한 제국이었는다는 걸 알게 해줘 많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재외동포들이 실제로 와서 눈으로 보고 체험하도록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너무 행사 위주로 치우친 게 아닌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최 : 잃어버린 역사를 찾아낸다는 아이디어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역사 유산의 진가를 뚜렷하게 볼 수 없게끔 지나치게 상품화된 점은 아쉬웠구요.

독고 : 역사의 뿌리를 찾는 충청도민들의 정신이 결국은 대한민국 발전의 근간이 되지 않겠는가 생각을 했습니다.

안 : 그동안 너무 백제문화를 모르고 지내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백제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일본의 나라현 지사 등 일본 사람들이 많이 와서 일본에 대해서도 다시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회 : 오랜 시간 감사합니다. 추석 잘 쇠십시오.

일동 :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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