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포럼]“민의 참여 보장하는 국가체제 만드는 게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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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포럼]“민의 참여 보장하는 국가체제 만드는 게 핵심”
  • 김용복 전 한일장신대 총장
  • 승인 2010.09.2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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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는 문명의 전환기이다. 근대 서구 문명은 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전세계로 확산돼 20세기 말에 이르러 마침내 전세계를 단일시장으로 통합해냈다.

오늘날 서구문명은 여러 얼굴을 하고 있으나 기본은 과학기술공학에 기초한 지본주의체제이다. 과학기술공학체제는 정치적으로는 관료체제와 민주주의라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경제, 군사, 문화, 과학 등에 총체적으로 작동한다.

서구산업문명을 만들어온 과학기술공학체제는 오늘날 지구촌의 생명계를 총체적으로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역사적으로 생명파괴는 홍수, 지진, 기아, 흉년, 질병과 같은 자연재해에 의하여 이뤄졌다. 특별히 인간 생명은 질병, 기아와 빈곤에 의하여 파괴되어 왔다. 인간사회와 자연 속의 생명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자연과 자연의 모순과 갈등에 의하여 파괴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인간의 생명은 물론 우주의 생명계를 총체적으로 그리고 궁극적으로 파괴할 인위적인 세력과 의지를 구축하고 있다.

20세기 후반에 와서 산업경제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체제를 막론하고 무한한 성장의 궤도를 질주했다.

특별히 현대과학기술을 토대로 한 자본주의적 현대화 산업전략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무한 성장이었다. 그 결과 자연자원의 고갈, 생태계의 오염과 파괴라는 인류사상 초유의 위기가 도래하였다. 생명환경의 오염을 비롯하여 지구의 온난화 등 생태계의 파괴는 통제할 수 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것은 지구상의 생명을 총체적으로 전멸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져왔다.

현금의 산업경제체제는 지속이 불가능하다. 동시에 세계 산업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권력은 다국적 기업으로서 그 통제가 불가능하고 이를 지원하는 서방국가들이나 국제기구들도 그들을 통제하기란 불가능한 형편이다.

소위 개발 도상에 있는 국가들도 이런 지구적 산업경제체제로 통합되고 있는 것이다. 인류와 지구상의 생태계는 지속적으로 그 생명이 전면적인 파괴의 위협을 경험하고 있다.

최근 인류와 자연의 생명은 지구화(Globalization)라는 과정 속에서 생명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세계자본이 지구시장을 통합하고 지배하는 과정에서 식량체제(Food system), 건강체제(Health system) 생태체제(Eco-system), 정치경제체제(Political economy), 문화체제(Culture system), 종교체제(Religious system)등 반생명의 총합적 소용돌이를 야기시키고 있다.

세계자본은 고도로 발달된 과학기술체제(Technocracy)를 장악한 초국적 기업을 지구시장의 엔진으로 삼고 있다.

과학기술체제가 야기한 생태문제, 지구온난화 문제 등으로 지구상의 생명체가 직면한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먼저 국민국가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국가가 무엇을 했나 국가체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여기에는 세계를 주도하는 국가인 미국의 역할에 대한 문제제기도 포함된다. 미국이 전세계의 축복인가 저주인가. 민주주의와 인권을 표방하는 제국이 과연 뭐가 나쁜가. 제국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가. 이런 문제들을 검토해 보아야 한다. 그 까닭은 미국의 절대권력으로 많은 사람이 다칠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국가의 문제를 바라볼 때 중요한 것은 국가가 어떻게 운영돼야 하느냐가 아니라 민이 어떻게 참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민이 어떻게 국가를 길들일 것인가? 한국사회는 참여의 기반이 약하다. 민에게는 돈, 조직, 인력이 부족하다. 지금 중요한 문제는 민의 참여를 어떻게 공고히 하고 확대하느냐이다. 좌냐 우냐가 아니라 참여냐 지배냐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이다.

20세기에 국가는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 국가가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국가로부터 전쟁을 선포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해 국민이 가져야 한다. 국민의 3분의 2의 합의가 없으면 전쟁을 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서 인권과 사회복지를 보장하는 민주주의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국가체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까닭은 이 땅에 이 지구촌에 생명의 정원을 가꾸기 위해서이다. 생명의 정원을 가꾸기 위해서는 국가체제를 바꿔야 한다.

두 번째는 지역사회를 경제적으로 안정시키고 지속성을 유지하게 하는 경제체제를 건설하는 것이다. 국가는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심부름꾼이 돼야 한다. 그 까닭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시장이 반드시 길들여져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경제는 허구이다. 민이 기업을 통제해야 한다.

세 번째는 생명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생명학(The Study of Life)은 생명에 대한 총합적이고 통전적인 배움, 성찰과 연구활동을 의미한다. 생명과 모든 것은 하나를 이룬다. 생명은 우주 삼라만상 안에서 살고 우주는 생명의 몸(體)이다. 생명은 원론적으로 말하면 개체로 분할될 수 없다.

우선 생명은 생명과학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유전자로 분할될 수 없다. 인간생명과 자연생명도 구분될 수 없다. 생명은 상호연관성과 공생성에서 존재한다. 따라서 생명은 총합적(Integrally)으로 통전적(Holistically)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근대적 사고는 생물과 무생물을 분리하여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정확하지 않다. 예를 들면 생물학에서 태양광선은 물리적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엄밀히 따지면 무생물에 속한다고 생각할 수 없다. 그것은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결정적 요소이다. 유기물·무기물의 구분은 분석적일 뿐이고 구체적으로는 총합(Integration)되어 있다.

자연을 그대로 두는 것은 야만이다. 생명학에 대한 연구를 통해 생명을 파괴하는 과학기술체제를 생명의 정원에 부합하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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