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가 보는 한국 대표 음식 불고기, 비빔밥, 김치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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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가 보는 한국 대표 음식 불고기, 비빔밥, 김치찌개
  • 오재범 기자
  • 승인 2010.09.2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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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특집 설문조사 ‘2010 재외동포 생활 환경 의식조사’- 2
▲ 한국에 새롭게 출시된 아이폰4의 모습. 삼성, LG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연일 대중들의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30대는 ‘스마트 폰’ 일상속에 자리잡아

한국 직장인들에게 2010년 최고의 명절을 손꼽는다면 추석이 단연 으뜸일 것이다. 연휴가 9월21일부터 23일까지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로 앞뒤 하루정도 휴가내면 최소 1주일에서 최대 10일까지 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모 매체는 얼마전 이번 추석기간에 가장 화제를 불러일으킬 주제로 ‘스마트 폰’을 꼽았다. 가족끼리 둘러앉아 이에 대한 얘기를 나눌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먹거리가 풍부한 명절답게 ‘음식’ 이야기도 빠지지 않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그럼 700만 재외동포는 어떨까. 본지는 외국에 살고 있는 재외동포136명을 대상으로 ‘생활 환경 의식조사’를 지난 15일까지 직접 실시했다.

대상은 중국 연길에서 열렸던 ‘국제투자무역박람회’ 참석한 동포기업인들과 지난 4일까지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World-OKTA, 월드옥타)가 주최한 ‘제1회 차세대대표자대회’에 참석한 젊은 한인동포 등이 주로 설문에 응했다.

이번 조사는 연령별로 20대 36명, 30대 61명, 40대 18명, 50대 15명, 60대 6명 등 총 136명이 응답했으며 질문방식은 주관식, 객관식을 모두 혼합했다. 또한 일부 항목에 대해 복수응답을 모두 인정했다.

이번 설문은 음식, 휴대폰, 자동차, 독서량 등 일상생활에 관련한 사항과 최근 이슈가 된 통일세 등 총 7개 항목을 조사했다. 지면을 빌어 설문에 응해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뜻을 표한다.

▲2009년 뉴욕에서 열린 '제29회 코리안 퍼레이드'에서 초 대형 비빔밥을 비비고 있는 초청인사들. 김경근 현 재외동포재단 기획이사가 눈에 띈다.
△우리나라 대표음식은 불고기, 비빔밥, 김치찌개(김치)

외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음식이다. 현지에 거주하는 한인동포 인구에 따라 한국식당, 식품점 수와 분포가 다르고 주변환경도 천차만별이기에 먹을거리에 대한 느낌은 한국과 상당히 다르다.

해외에 살고 있는 재외동포가 생각하는 ‘대한민국 대표음식’은 단연 불고기였다. 무려 49명(36%)이 불고기를 꼽았다. 그 뒤를 이어 비빔밥, 김치찌개(김치)을 각각 41명(30%)이 답했다.

불고기를 대표음식으로 뽑은 이유는 ‘주위의 평가’로 30명(61%)이나 달했다. 이유는 동서양인을 떠나 좋아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중국 대련의 경우 식당에서 없어서 못팔 정도라는 답도 나왔다. 결국 누구나 쉽게 접하고 요리해서 먹을 수 있다는 이유가 대세였다.

뉴질랜드 최희윤씨는 “육류음식은 유럽출신과 서양계 인종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며 외국인의 취향에 쉽게 맞출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미국에 사는 차세대 동포는 “불고기가 현지인들이 아는 유일한 음식이기 때문”이라는 답변도 내놨다.

최근 한국언론을 통해 주목받는 비빔밥을 선택한 사람도 41명이나 나왔다. 하지만 그 이유는 불고기와 달랐다.

미국 뉴욕에서 교육분석가로 활약하고 있는 황지혜씨는 "비빔밥은 타 음식과 달리 야채와 밥을 섞어 먹기 때문에 우리나라 음식이라는 고유한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고 평해 아직은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은 사실을 보여줬다.

또한 실제 이번 설문조사에 비빔밥을 선택한 사람 중 절반에 가까운 19명이 그 이유를 정부정책과 언론홍보 때문이라고 답변해 이를 뒷받침 했다.

반면 김치와 김치찌개의 경우는 비빔밥과 41명으로 동수를 기록했지만, 그 이유는 사뭇 달랐다. 상당수의 답변자들이 “김치가 없으면 밥을 못 먹는다”는 답과 함께 “어려서부터 가장 쉽게 접했던 음식”이라는 답을 내놓아 선택 이유를 ‘본인의 취향’으로 뽑았다.

중국 청도 최국철씨의 경우 “드라마 ‘대장금’를 보고 나서 김치를 선택했다”고 말해 한류영향을 상당히 받았음을 알 수 있었다.

또 김치의 경우 일본의 기무치와 함께 외국에서 제품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는 답변도 함께 돌아왔다.

그밖에 우리나라 라면이 대표음식이 아니냐는 답변도 4명이나 나왔다. 중국 천진에서 온 김필순씨는 “드라마, 영화 등에서 많이 봤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답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게다가 떡볶이, 삼계탕, 삼겹살, 된장찌개, 갈비를 택한 사람도 상당수 있었으며, 몇몇 응답자는 비빔밥, 불고기, 김치를 모두 선택해 한국 음식 3가지 음식 모두 동포사회에서 인지도가 높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시카고 한인가정에서 삽겹살을 굽는 장면. "대표음식은 아니지만, 우리는 무척 좋아해요"
△삼성, LG 핸드폰 사용자 많지만 30대는 애플, 블랙베리로 이동해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스마트폰이 한국시장을 강타하는 가운데, 얼마전 KT는 애플(apple)사의 아이폰(iPhone) 4G를 정식 출시했다. 고가제품에도 불구하고 이를 사기위해 무려 30만명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럼 외국에 살고 있는 우리 재외동포들은 어떨까. 결과는 확고했다. 지난해 조사결과와 마찬가지로 아직까지는 삼성, LG에서 생산되는 한국제품을 쓰는 사람은 무려 61명(44%)에 달했다.

그렇지만, 스마트폰 제품을 쓰고 있는 사람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아이폰은 무려 32명(26%)이 쓰고 있었고, 캐나다 림(Rim)사의 블랙베리 역시 13명(9.5%)이나 사용했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중 주목할 만한 결과도 나왔다. 다음 동포사회를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30대의 경우다. 한국제품(삼성, LG)과 스마트폰(아이폰, 블랙베리, 소니에릭슨, HTC 등)을 놓고 사용자를 비교한 결과 한국제품(23명)보다 7명이나 많은 30명이 쓰고 있다는 답을 내놓았다.

올해 들어서야 갤럭시, 옵티머스 등 스마트 폰을 생산해 세계 시장공략을 시작한 한국 스마트폰 제품인지도가 세계시장에서는 아직도 상당히 떨어져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일본 동경에서 사업을 준비하는 이정로 씨는 “나를 포함해 주변 친구들은 컴퓨터에 능숙하고, 인터넷 생활에도 익숙해 실생활 속에 휴대폰의 다기능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직까지는 가격이 높아 사용자가 적지만 앞으로 가격이 떨어지면 더 많은 친구들이 스마트 폰을 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와 반대로 중국과 동남아 지역 동포들은 아직까지 한국제품을 크게 선호하는 경향이 뚜렸했다. 이는 IT 인프라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해 스마트폰 환경이 일상화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대련에서 온 오인철 씨는 “중국도 아이폰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한국산 휴대폰은 브랜드도 유명하고 제품들도 좋다. 또 무엇보다 한민족 제품이기 때문에 사용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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