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재외동포재단 김경근 기획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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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재외동포재단 김경근 기획이사
  • 강성봉 기자
  • 승인 2010.08.1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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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심, 진취적 기상 있어야 이민자로 성공”

재외동포재단에 최근 좋은 일이 있었다. 1997년 재외동포재단이 설립된 이래 고위직 인사로는 처음으로 김경근 기획이사가 재단에 복귀한 것.

재단을 잘 아는 만큼 업무 파악 등에 걸리는 시간이 절약돼 그 만큼 업무효율도 높아졌다. 게다가 김 기획이사는 ‘대사급’으로 분류되는 뉴욕총영사를 역임했다. 재단의 위상도 그 만큼 높아진 셈이다. 김 기획이사를 지난 17일 재단 집무실에서 만났다.

“뉴욕에서 3년간 총영사로 지낸 것이 재단 업무를 위해서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동포들의 현실적 이슈가 무언지 현장에서 좀 더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거든요.”

김 이사가 느끼는 동포들의 현실적 이슈는 무엇일까.

“역시 재외국민 참정권이 주요 이슈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지요. 제가 뉴욕에 있을 때 뉴욕한인회장 선거가 있었어요. 1만5,000여명이 투표에 참가해 선거열기가 뜨거웠어요. 그렇게 한인회장 선거 열기가 뜨거워진 요인 중의 하나가 재외국민에게 참정권이 주어진 거라고 봅니다.”

선거 후유증이 있을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이사는 낙관적으로 답했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별 문제 없이 잘 지내던걸요. 참정권을 가진 동포들이 정치와 선거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거지요. 각자 주장이 다르더라도 법적 제도적으로 상식적 차원에서 유권자의 권한이 행사되면 큰 문제는 없을 걸로 봅니다.”

김 이사는 이 문제와 관련 유대인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유대인들은 자기들끼리 경쟁을 심하게 합니다. 그러다가도 유대인 전체의 이익이 침해 받는다 느끼면 똘똘 뭉쳐 대항하지요.”

우리 민족도 그래야 한다는 것. 선거 때 정치적으로 입장이 달라 대립하더라도 국가적 이익을 위해서는 단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김 이사의 생각이다.

재외동포 관련 주요이슈의 하나인 재외동포청에 대해서 김 이사가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 물었다.

“그 동안 정부 조직은 일을 중심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여성가족부가 있긴 합니다만 재외동포청처럼 대상을 중심으로 정부 부처가 만들어졌을 때는 업무를 어떻게 통합하고 조율하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재단이든 청이나 그 일이 근본적으로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김 기획이사가 보는 재단의 과제는 무엇일까?

“미국은 전통적으로 해외의 우수 인력을 이민자로 끌어들이는 정책을 취해 왔습니다. 전세계에는 미국처럼 잠재력을 가진 나라들이 많이 있습니다. 재단은 모험심 진취적 기상, 에너지를 가지고 해외에 진출해 있거나 진출하려는 모든 동포들에게 도움을 주어 현지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그리고 국내와의 관계를 잘 유지하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재외동포들이 현지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모국과의 관계가 잘 유자하도록 하는 것이 재단의 과제라는 것. 김 이사는 현지화와 민족정체성의 유지라는 재외동포정책의 딜레마를 정확히 지적하고 있었다.

“21세기에는 한국어를 잘 구사할 수 있고, 한국의 역사에 대해서도 잘 알아 동포들이 한민족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잘 유지하는 것이 현지 주류사회 진출에도 유리합니다.”

민족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현지화에도 유리하다는 것. 김 이사는 이 경우 민족적 자부심과 긍지를 갖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

“세계무역기구(WTO)가 발표한 '세계무역보고서 2010'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수출액은 영국, 캐나다, 러시아 등을 제치고 세계 9위에 올랐습니다. 최근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한국을 전세계에서 살기 좋은 나라 15위로 평가했습니다. 한국은 절대로 약소국이 아닙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에게는 우리 스스로를 비하하는 태도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빨리 여기서 탈피해야 합니다.”

김경근 기획이사는 주태국공사(1999~2000), 재외국민영사국장(2000~2002), 주요르단대사(2003~2005), 재외동포재단 기획이사(2005~2007), 주뉴욕총영사(2007~2010) 등으로 36년간 외교부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했다. 배우자와 슬하에 아들 둘을 두고 있다.

“해외에 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모험심이 있고 진취적 기상이 있는 사람이 해외에서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36년간 외교관으로서의 경험이 녹아 있는 김경근 기획이사의 한마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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