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원구 중안선관위 재외선거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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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원구 중안선관위 재외선거국장
  • 강성봉 기자
  • 승인 2010.08.1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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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정당은 해외지부를 둘 수 없습니다. 현재 여야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조직은 선거운동은 할 수 없고, 재외동포들의 여론 수렴과 같은 자문기구 역할정도로 그 활동이 제한됩니다.”

지난해 2월 5일, 여야 합의로 공직선거법이 개정되어 재외국민이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민주주의의 꽃이 선거라면 재외선거는 재외국민 참정권 행사의 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꽃이 잘 자라 활짝 피고 귀한 열매를 맺도록 물과 거름을 주고, 벌레가 갉아먹지 않도록 보호하고 가꾸어야 하는 책임을 진 사람이 있다. 바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윤원구 재외선거국장이다.

지난 17일 집무실에서 만난 윤 국장은 최근 들어 해외조직 건설을 추진하는 여야의 움직임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변했다.

중앙선관위는 2012년 실시될 재외선거의 문제점들을 사전 점검하고 보완하기 위해 예행연습을 실시한다. 올해 11월 실시되는 ‘모의재외선거’가 그것.

윤 국장을 만나기 위해 찾은 중앙선관위는 모의 재외선거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있었다. 중앙선관위 홍보대사인 최수종 하희라 부부의 포스터가 “재외국민 여러분! 재외선거를 미리 체험해 보세요”라고 속삭이고 있었고, 엘리베이터 문은 투표소 기표장으로 3D로 페인트칠이 돼 있어 커튼을 열어보고 싶을 정도로 사실감을 주었다.

“이번 모의선거는 21개국 26개 공관을 대상으로 실시됩니다. 모의선거를 통해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실제선거의 절차사무와 관련해 예상되는 문제점 등을 미리 파악하고 보완, 개선할 예정입니다.”

재외국민 참정권을 보장하고 있는 개정 공직선거법과 관련해 동포들은 크게 두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대통령선거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로 제한하고 있는 재외 선거의 범위에 문제와 우편투표, 인터넷투표 등을 금지하고 등록과 선거를 재외공관으로 한정하고 있는 투표방식의 문제가 바로 그것.

이와 관련해 이미 동포들은 헌번재판소에 두 건의 헌법소원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공직선거법은 국회의원선거의 경우 국내주민등록과 국내거소신고가 되어 있는 국외부재자신고인에게는 비례대표 의원 뿐 아니라 지역구 의원선거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주권자 재외국민은 비례대표 의원선거에만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단원제 국회인 우리나라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면서도 지역 대표성 또한 가지고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우리 위원회는 국민투표도 재외선거의 범위에 포함하는 것이 좋겠다고 2008년 개정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는데 국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윤 국장은 투표 방식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여당과 야당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며 더욱 조심스럽게 답변한다.

“우리 위원회는 공관이 설치되지 않은 국가에 거주하는 재외국민이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 작전지역 이탈이 불가능한 파병군인 등의 선거권행사를 위해 제한적으로 우편투표를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2008년에도 이와 같은 내용의 개정의견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재외선거가 실시될 경우 많은 사람들이 선거의 후유증으로 동포사회의 분열 가능성을 들고 있다.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지면 선거에 따른 부작용은 최소화됩니다. 그러나 재외선거가 우리의 영토 밖에서 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선거의 공정성 확보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한인회, 재외공관의 정치적 중립을 확보하고, 해외에서의 정당의 활동이 실정법 내에서 이루어지도록 계도하는 것이 공정성 확보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현재 법으로는 ‘재외선거관리위원회’에 선관위 전문 공무원이 파견 나가 공관의 선거업무를 지휘 감독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만 문제는 예산입니다. 모든 공관에 선관위 직원이 파견될 수 있어야 재외선거가 원만히 치러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에 있습니다.”

윤 국장은 1983년 중앙선관위에 입사해 선거연수원장, 서울시 선관위사무국장, 선거국장 등 중앙 선관위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정통 선관위 맨이다. 재외선거가 그의 손에서 얼마나 화려한 꽃으로 피어날 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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