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성장 찾은 대통령 처신과 재외동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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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농성장 찾은 대통령 처신과 재외동포관
  • 편집위원
  • 승인 2003.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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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9일 오전 9시 노무현 대통령은 한국국적 회복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중인 재중동포 농성장을 전격 방문했다. 이를 두고 국정 최고책임자로서의 처신과 재외동포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고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가 들린다. 우선 왜 하필 동포들의 강제추방을 면할 목적으로 전개된 국적회복요구 농성장을 방문했는가이다. 일부 교회의 주도로 추진된 이 운동으로 인한 피해 사례들은 이미 방송과 언론에도 세세히 소개된 바가 있다. 애초부터 전략적 고려없이 단순 캠페인성으로 추진된 이 운동은 시작부터 관련 단체들의 반발을 샀다. 결국 이 운동은 중국 200만 재중동포사회에 회복 불가능한 폐해를 초래할 것이고, 대통령의 국적회복요구 농성장 방문은 활활타는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격으로 중국정부를 중대하게 자극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예상된 결과를 두고 그 정황을 대통령이 몰랐다면 농성장을 찾은 처신이 심각한 문제다. 이해하고도 찾았다면 편향된 요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재외동포법 개정 확언 등의 획기적인 대안을 제시했어야 맞다.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농성을 전개한 교회측은 환호하며 15일간 진행된 단식 농성을 일제히 접었다. 그러나 재중동포의 처지를 보면 무엇하나 달라진 게 없고, 법적으로 동포가 아니며 여전히 강제출국을 당한 처지의 외국인일 뿐이다. 재중동포 사이에서는 왜 단식농성을 했는가라는 공분이 보이고, 농성의 유일한 목적이 결국 대통령 방문 유도였다는 세간의 여론에 일면 수긍가는 측면도 있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중국 원쟈보 총리의 거침없는‘해외동포관'이 대비되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당신이 아무리 멀리 떠나 있어도 당신의 마음은 나와 잇닿아 있을 것이오, 황혼시 나무의 그림자가 제 아무리 길어도 영원히 뿌리와 연결되어 있을 것이라오. 바로 이같은 것이 화교 화인, 유학생과 조국간의 사이인 것입니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의 시귀를 인용한 중국 총리의 그 당당한 처신이 돋보인다. (4.7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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