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라리사 씨 “고려인 돕기는 네트워크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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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라리사 씨 “고려인 돕기는 네트워크가 필수”
  • 오재범 기자
  • 승인 2010.07.0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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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피스 올해 2번째 의료인 초청연수 진행
고려인 3세 산부인과 의사인 김라리사(47, 사진)씨는 지난 1일 한국땅을 난생 처음 밟았다. 연해주 고려인 동포 의료복지 지원사업을 진행하는 메디피스의 초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최근 적어도 4만명 이상의 고려인, 조선족이 많이 있지만 의료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해 병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민족이기 때문에 서로 도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는 조부모의 기억이 없다. 이들이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 이주됐고 부모가 1990년 어려움을 무릅쓰고 연해주로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 아는 전부다.

한민족의 피가 문화보다 강한 것일까. 그의 7남매 중 5명이 의사다. 아버지가 2살 때 돌아가셨지만, 어머니의 노력으로 모두 고등교육을 받아 현지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

“고려반찬은 항상 식탁위에 올라옵니다. 삶은 감자를 좋아하고요. 한국에 왔으니 회가 먹고 싶습니다. 그리고 삽겹살도 먹어보고 싶고요.”

산부인과 연수를 받던 제일병원 내 구내식당에서 식사하던 그는 음식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렇지만 화제는 금세 고려인과 조선족 이야기로 넘어갔다.

“우수리스크에 어려운 고려인과 조선족 동포들이 많습니다. 이들을 돕기위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특히 단순노무직을 하러 건너온 조선족 동포들은 러시아 말을 못해 의료혜택을 전혀 받지 못해 안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김씨를 초청한 의료봉사 전문NGO 메디피스는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 의사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우리나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이를 후원했고, 제일병원, 가천의대 길병원도 팔을 함께 걷어붙였다. 고려인 의료인들에게 우리나라의 선진의료를 배우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란 판단이었다.

“의료적 어려움에 처한 우리동포를 실질적으로 도우려면 현지 의사들과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10일간의 연수를 곁에서 돕는 양진아 메디피스 팀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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