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 아르헨티나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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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 아르헨티나에 펼쳐진다
  • 계정훈 재외기자
  • 승인 2010.07.0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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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임, 오순미 작가 문화교류 그룹 '프로젝트 멍와우' 함께해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아르헨티나지회(KOWIN, 회장 이윤희)가 주최로 '작가와의 만남'이 부에노스 아이레스 김윤신 미술관에서 지난달 28일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김순임, 오순미 작가가 나와 그들 작품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루랄전시장에서 ArteBA 2010 한아 간의 문화교류 그룹인 '프로젝트 멍와우'와 함께 작품을 전시한바 있다.

두 작가는 지난 3월 프로젝트 멍와우의 팀장 빠블로 로하스가 제주도에서 사진전시회를 하는 동안 서로 연결이 돼 친분을 다졌고, 이번 ArteBA에 까지 동참하게 됐다.

이날 모임은 KOWIN 회원들을 비롯해 로베르또 델 비자노 교수, 프로젝트 멍와우 회원, 조형예술원 회원 및 미술에 관심 있는 한인 동포들이 다수 참석한 가운데, 두 작가가 작품의 탄생 배경과 의미 등을 프로젝터로 화면에 비추며 설명해 나갔다.

먼저 ArteBA에 'The Face' 시리즈 가운데 세 점을 전시했고, 공간의 제약으로 'The Space' 시리즈를 작품사진으로 전시한 김순임(35) 작가가 이야기를 열었다.

김 작가는 "자신의 미술활동을 '환쟁이'라며 못마땅하게 여기던 할아버지가 싫었으나, 그가 그린 할아버지의 초상화에서 우연히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후 작가의 작품세계가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의 생모를 중심으로 진행이 돼 갔고 사람들을 만나며 표정 속에서 신(神)의 모습이 엿보일 때 그 얼굴을 'The Face' 시리즈로 형상화 했다는 것.

광목과 목화솜, 명주실을 주재료로 작업을 하는 김 작가는 이 소재들을 사용해 실감나는 사람의 형상으로 탈바꿈하고 있는데 이번 ArteBA 전시에 가져온 세 작품은 양털을 소재로 한 것으로, 양털을 끓이고 식히는 과정에서 양털 뭉치가 조금씩 단단해 질 때 얼굴의 윤곽을 다듬은 후, 바느질로 눈코 입과 주름까지 세밀하게 얼굴의 모양을 만들고, 대바늘로 땀구멍까지 표현해 낸다.

이화여자대학교와 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한 김순임 작가는 이번 ArteBA2010에서 특별작품상 부문 3등을 수상했고, 김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프로젝트 멍와우 부스는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문화교류 표현으로 '찬돈청년구역(Barrio Joven Chandon)' 갤러리상과 상금 8천 뻬소를 받았다.

김 작가의 시간이 끝나고, 참석자들은 잠시 다과와 휴식을 취한 후, 오순미(34) 작가의 작품소개가 이어졌다.

아르헨티나 도착 후 시차적응을 못하고 있다는 오 작가는 프랙털(Fractal, 차원 분열)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자신의 작품세계와 의미, 제작과정 등을 설명해 나갔다.

거울을 주로 사용하는 오 작가는 거울의 반영을 통해 유한한 세계 속의 무한함을 표현하고 있다.
여러 방향으로 설치된 거울 속에 삽입된 점으로 이뤄진 코드들로 관람객과 소통하고 있고, 거울 속의 반영은 다시 반영을 거듭하며 끝이 없는 한계를 보여준다.

오 작가는 이번 ArteBA에 'The Infinite in the Finite' 란 작품 가운데 일부를 전시했는데 "네 개의 시계로 구성돼 있는 작품 속의 시계들이 시와 분, 초를 표현하고, 아무런 침이 없는 시계로 한국과 아르헨티나 사이의 시간의 연속성과 단절을 함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작가 역시 장소문제로 가져올 수 없었지만, 'Space of Fractal - Raining'에서는 샌딩된 거울 사이로 모니터에서 비춰주는 빗방울의 파장이 소리와 함께 표현되며 시간과 공간의 사이를 허무는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두 작가의 작품세계를 비교해 보면 김순임 작가는 여성적 소재와 작업을 통해 완성되는 가족적, 서정적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반면, 오순미 작가는 직선 또는 원이라는 단순한 구조를 거울이라는 차가운 반사체와 결합해 관람자로 하여금 작가의 의도를 고민하게 만드는 철학적 요소를 담고 있다.

이날 두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소개가 끝난 후, 참석자들은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한 참석자가 "작가의 작품제작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그냥 작품을 보는 것보다 이해가 빠르다"고 하자, 오 작가는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관람자가 작품을 어떻게 느끼는지가 중요한 것으로 모든 사람이 다 다르게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고 답했고, 델 비자노 교수도 이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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