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중국동포 집중촌 수난시대, 상인들 집단항의 거세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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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중국동포 집중촌 수난시대, 상인들 집단항의 거세져
  • 김용필
  • 승인 2003.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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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8일에 이어 11일, 12일 연속하여 불법체류자 단속반이 가리봉에 들이닥쳤다. 지난 5일 법무부 관계자와 간담회를 통해. 가리봉 지역상인들은 “법무부와 대화하고 불법체류 중국동포들이 자진출국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상호협조관계로 나가자”는 의견이 모아졌지만, 법무부 단속반이 가리봉 상인들의 생존권을 무시하고 무차별 단속을 벌인 것이다.
이에 상인들은 11일 단속반과 두 차례 집단항의를 벌이는 사태가 벌어졌고, 12일에는 식당에서 저녁식사 중인 동포를 검거해 한동안 소동이 일어났다. 이런 일방적인 단속활동에 대해서 상인들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법무부의 단속에 강력하게 맞설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상인들의 거센 항의에 단속반들도 단속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법무부 관계자는 상인들의 집단반발을 우려 “단속 직원들이 상가내에 들어가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단속은 안할 수 없다”는 곤혹스런 입장을 보였다.
그리고 이미 불법체류자 단속에 따른 가리봉, 대림동, 가산․독산․구로 등 중국동포 집중촌은 커다란 경제적 손실을 입은 상태라 중국동포를 상대로 영업을 해오던 상인들의 집단반발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는 이런 부담감을 감수하면서까지 강력한 단속활동을 펼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향후 단속반과 상인들간의 갈등은 점점 더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가 가장 골치아파 하는 곳은 안산원곡동 상인들의 집단반발이다. 이미 원곡동 상인들은 지역주민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벌이고, 정부의 불법체류자 단속에 대해서 강한 불만을 드러내놓고 있다.
이런 원곡동 상인들의 집단반발에 대해서 서울출입국관리소 관계자는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와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 그리고 경찰 등으로 합동 구성된 단속반 300여명을 대량 투입해 집중단속을 실시할 것”이라는 강한 입장을 밝히기까지 했다.
법무부는 “외국인고용허가제 제도정착을 위한 단속은 피할 수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지금은 지역주민의 생존권과 법무부의 법집행 사이에 해결책이 절실한 때이다.

간병인으로 고용허가신청을 하여 합법화가 된 김영자(45.연길)씨는 더 이상 간병인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서 지금은 식당에서 일을 하려고 하지만 고용주가 고용해지를 해주지 않은데다가 노동부가 업종변경에 따른 이직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해 두었기 때문에 한달 동안 아무 일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돈화(50, 흑룡강)씨는 원래 건설현장일을 했었지만, 고용허가신청기간내에 건설업주들이 고용확인서를 발급해주지 않아 식당일로 고용허가신청을 했다. 당연히 식당일에 익숙하지 않은데다가 그 식당마저 어려운 형편이라 이씨는 건설현장일을 다니고 싶어하지만 서비스업에서 건설업으로 업종변경이 안되기 때문에 지난 11월부터 일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많은 동포들이 합법화가 되었지만 지나친 업종변경 제한으로 제 일을 못하고 놀고 있는 동포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고용주 입장에서도 외국인노동자를 사용하려면 노동부고용안정센터에 구인신청을 한 지 한달 이상 경과해야 새로운 외국인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노동부는 이런 상황을 알고 있지만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 밀고나가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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