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텐베르크박물관에서 한글 서예 소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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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베르크박물관에서 한글 서예 소개하다
  • 문정균 전 재독한글학교장협의회 부회장
  • 승인 2010.06.2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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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균 전 재독한글학교장협의회 부회장 (왼쪽)

독일 라인강변에 자리잡고 있는 마인츠구텐베르크박물관에서 2007년 12월 첫행사에 이어 매해마다 몇 번씩 한글과 한글서예소개가 있다. ‘살아있는 박물관’이라는 프로젝트로 박물관을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는 것이다 .

아침부터 몰려오는 학생들과 각 나라단체에서 박물관을 관람하려고 오는 방문객을 가만히 관찰하면서 어떻게 하면 짧은 시간에 한글을 쉽게 이해하고 쓸 수 있을까 집에서 행사가 있기 며칠전부터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했다 .

처음에 도서관장으로 계신 마이발트박사로부터 한글과 한글서예를 소개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받고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한글학교에서 교장으로 있었을 때도 구텐베르크박물관의 요청으로 한국의 춤을 선보였고 또 서예도 그 때 전동락강사님이 맡아주셨다.

강사로는 전동락, 한희수, 신성자, 문정균 이렇게 네명을 모시기로 했다. 우리 모두가 민간외교사절이 되어 세계속의 한글과 한글서예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구텐베르크박물관의 한국관은 1972년에 설치돼 30여년 동안 전시자료들을 확충해 왔다. 특히 2000년에 박물관 확장공사를 할 때 한국관도 넓히면서 옛 활판인쇄술을 알리는 금속활자와 서적 직지 등 귀한 인쇄 관련 자료들을 모았다.

한국 청주의 고인쇄박물관과 구텐베르크박물관이 자매결연을 맺은 덕에 한국측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아시아국가들 중에서 일본관보다도 규모가 크고 다양한 많은 자료들을 전시할 수 있게 됐다.

구텐베르크가 활판인쇄술로 성경 42줄을 처음으로 만들어냈으나 한국의 금속활자 역사는 구텐베르크보다 훨씬 앞서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금속활자본으로 추정되는 상정고금예문은 구텐비르크보다 200여년 앞섰다. 현존하는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은 구텐베르크보다 적어도 80년 정도 앞섰다.

2001년 직지와 구텐베르크 42줄성경은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함께 등록됐다.

한글을 처음 대하는 관람객들에게 우선 한글 자음과 모음 24글자를 소리 나는 대로 영어와 독일어로 적고, 컴퓨터 한글키보드도 적어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크게 붙여 놓았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와 위치를 알리는 설명도 곁들였다.

세종대왕의 한글훈민정음 창제의 뜻을 알려주고 한글의 우수성을 강조하면서 한글이 과학적이고 배우기 쉬워 한국은 문맹이 거의 없는 나라임을 알렸다. 아울러 1997년 한글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는 사실도 알렸다.

한글과 한글서예전에서 한글을 처음 대하는 학생들은 자음과 모음을 가로축과 세로축에 써놓은 글자판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한 음절 한 음절 직접 써보면서 한글의 간단명료한 서법과 그 형태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뿐만 아니라 한글에 대해 흥미를 느낀 학생들중에는 한글을 더 배워보고 싶다는 뜻을 밝힌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한글로 자신의 이름을 써보며 한글에 친밀감을 느낀 관람객들은 한글서예의 아름다움에 또 한 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관람객들은 서예강사가 한글로 정성스레 써준 자신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받아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글과 한글서예 소개를 통해 구텐베르크박물관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우리의 즐거움도 컸다.
구텐베르크박물관을 방문한 독일인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오는 관람객들도 한국어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또 흥미를 갖는 분들이 많았다.

지금까지 우리프로그램을 거쳐 간 분들이 벌써 몇 백명 아니면 천명 이상은 되는 것 같다.

이런 행사가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글과 한글서예를 지속적으로 소개할 수 있다는 데에 자부심과 한국브랜드를 더욱 더 높혀 주는 데 더욱 더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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