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쓴 현대물리학과 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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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어쓴 현대물리학과 기독교
  • 임정빈 삼주전기(주) 대표이사
  • 승인 2010.06.2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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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지난 11일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 홀에서 임정빈 삼주전기(주) 대표이사가 ‘풀어쓴 현대물리학과 기독교’란 주제로 행한 136번째 희망포럼의 강연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편집자주>


1940년의 어느날 미국 프린스턴대학 고등과학원의 월터 스튜워트 박사가 세미나를 마치고 몰려나오는 젊은 물리학과 대학원생들에게 물었다.

“세미나는 어떠했나요?”

“놀라움이었습니다. 우리가 지난주까지 물리학에 대해 알고 있던 모든 지식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고전물리학과는 전혀 별개의 학문으로 등장한 현대물리학은 인류의 이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많은 충격적인 자연의 실재들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로써 이 과학이라는 형이하학이 이제는 형이상학으로 넘어가는 단계에 도달하게 되었다.

상대성원리와 양자론으로 대표되는 현대물리학은 지금까지 우리 인류가 신뢰하던 이성과 상식과 합리성이라는 것들의 가치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상대성이론이 나온 지 이미 100년이 지났고, 불가사의라는 말로 가름되는 양자론이 시작된 지도 70년이 넘었지만, 이 놀라운 이론들이 아직까지도 대중 속에 파고들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은 너무나 아쉬운 일이다.

흔히들 ‘과학적’이라는 말을 즐겨 사용하지만 실상은 과학 중의 과학인 현대물리학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잘 알지 못하면서도, 과학적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을 보는 일은 소위 과학과 정보의 시대를 살아야하는 현대인에게 매우 아이러니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현대물리학이 사실상 형이상학에 가까워지다 보니 수많은 지엽적이고 산발적인 이론들과 ‘나홀로’ 이론들이 대중들로 하여금 진실에 접근하는 길을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도 판단된다.

현대물리학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아인쉬타인의 상대성원리는 ‘광속도 불변의 법칙으로부터 시작된다. 빛은 관측자가 어떤 속도로 달리면서측정하든 정지해서 측정하든 동일한 속도 30만 Km/sec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주 안에 유일한 절대적 기준이 존재하고, 그것이 빛이라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인류는 새로운 과학적 충격들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빛이라는 불가사의한 존재의 특성을 발견함으로부터 시작된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원리가 인류의 상식과 이성에 가져온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이후에 나온 일반상대성 원리의 암시에 따라 현대적 우주론이 탄생되고 발전됐다.

아인쉬타인이 인류의 사고 자체를 완전히 변화시킨 대표적인 내용을 정리한다면 첫째, 시간과 공간이 본질적으로 하나라는 점, 둘째 길이, 무게, 시간, 등 시공간의 요소들은 얼마든지 늘이거나 줄일 수 있는 상대적인 수치라는 점, 셋째, 물질과 에너지는 등가, 즉 물질은 에너지의 한 형태라는 점, 넷째 우주의 빈 공간이 중력에 의해 휘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한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등장하는 ‘인류원리’와 ‘다중우주론’(多衆宇宙論) 같이 과학의 경계를 넘어서는 현대물리학 이론들은 물론, 순수과학의 위치에서 보는 진화론이나 유물론에 대한 논리적인 평가와 비평도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만물의 근원을 이루는 미시적 세계의 이야기인 양자론에 의해 인류에게 알려진 불가사의한 현상들이 우리의 이성과 정신세계에 가져온 충격들은 왜 현대물리학이 ‘신’이라는 용어를 가장 많이 언급하는 학문이 되었는가를 설명해준다.

현대 양자론의 주제어로 등장한 ‘의식’과 ‘관측’은 이제 인류야말로 우주가 존재해야 하는 유일한 원인이 되고 목적이 된다는 양자론의 ‘인류원리’에 대한 길로 안내해준다.

특히 아인슈타인 탄생 100주년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존 휠러의 ‘양자지연선택실험’은 인간의 ‘의식’에 의한 ‘관측’이 수백 억 년 전의 일도 소급하여 결정한다는 최근의 이론으로까지 발전했다.

닐스 보어의 코펜하겐 해석에 반대하던 아인슈타인의 ‘원거리에서의 도깨비 같은 양자의 행동’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은 대표적 양자론 이야기들에 대한 자세한 해설은 물론, ‘인류원리’에 대항하는 또 다른 ‘다중우주론’ ‘양자불멸론’ ‘양자자살론’ 같은 현대물리학의 테마들은 사실상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심지어 신학자들마저도 비과학적인 설화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던 성서의 기록들도 현대물리학적인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왜 현대물리학자들이 섣부른 단정을 하지 않는가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기독교의 기본교리인 삼위일체론은 물론 속죄, 구원, 사랑, 내세(천국과 지옥), 종말 등에 대해서도 현대물리학적인 개념에 기초해 해석이 가능하다.

현대물리학의 기초를 만든 아인슈타인과 닐스 보어의 우주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뉴턴의 만유인력 우주 위에 나름의 아성을 쌓아가는 학문적 어리석음은 적어도 피해야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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