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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옥진 기자
  • 승인 2003.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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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선 ‘얼짱’이 뜨고 있다. 영화 <여우계단>의 주인공 박한별씨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얼짱’으로 떠서 연예계에 진출한 경우다.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 아르바이트하던 남상미씨도 손님들에 의해 ‘얼짱’으로 뜨더니 자신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이처럼 얼굴이 잘생기고 예쁜 사람을 ‘얼짱’이라고 부른다. 얼굴이 ‘짱’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뒤에 붙은 ‘짱’이라는 말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없다. 딱 하나 있는 뜻은 ‘얼음이 갈라지는 소리’라니 지금 쓰이는 의미는 아니다. ‘짱’이 시대에 따라 생겨난 은어라는 이야기다.
‘짱’의 유래에 대한 가장 그럴듯한 설명이 ‘장(長)’에서 나왔다는 설이다. 반장, 국장, 사장, 의장 등 어떤 단체나 조직의 우두머리를 일컫는 ‘장’의 발음을 되게 해서 ‘짱’이 되었고 그 의미가 확대되어 ‘최고’라는 뜻을 담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글학회 게시판에서 김무림씨는 “짱은 표준어가 아니지만 어원은 장(長)이 유력하다. 중국어 발음이 우선 ‘짱’에 가깝고 뜻도 잘 부합된다. 일본어에서 아버지를 친근하게 부를 때도 ‘짱’에 가까운 발음으로 말하는데 이 말의 어원도 ‘장(長)’이라는 설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일본에서 여자아이를 친근하게 부를 때 쓰는 ‘짱(ちゃん)’이 어원이라는 설도 있다. 일본에서 가수 보아를 ‘보아짱’이라고 부르는 것이 그 예이다.
논란이 있지만 한국에서 ‘짱’이라는 말은 참 편리하게 쓰인다. ‘노짱(노무현 대통령)’, ‘안짱(안대희 중수부장)’처럼 사람을 일컬어 부르면 그 말속에 애정과 신뢰가 담뿍 담겨있다. 또 노래짱, 인기짱처럼 상황을 지칭할 때도 편리하다. 최고라는 뜻으로 쉽게 통하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은 ‘짱’이 시대를 풍미하는 언어로 쓰이고 있다. 또 짱에 등극하면 일약 스타가 되니 너도나도 ‘짱’이 되어 보는 것이 소원이다. 언젠가 이 ‘짱’ 언어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는 학자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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