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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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단군의 후예라 자부하나 조국은..."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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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3.12.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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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프레시안) 강양구 기자 = 헌법재판소로부터 헌법불일치 판정을 받고 개정 명령을 받은 재외동포법 개정시한이 12월31일로 다가오고 있지만 국회와 정부의 외면으로 조선족을 포함한 7백만 재외동포들의 한만 커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통일외교통상위와 법제사법위에 재외동포법 개정안을 포함한 재외동포 관련 법제 4건이 계류 중이나, 국회의원들이 법안 개정 및 제정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사실상 법 개정이 물 건너 간 상태다. 한편 정부는 법은 그대로 두고 시행령만 고치려는 편법적인 법무부 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해 재외동포에 대한 정부의 인식 수준을 그대로 보여줬다.
  
  노무현 대통령은 11월29일 국적 회복을 요구하며 11월14일부터 16일째 단식농성을 벌여온 조선족 동포들을 찾아가 위로했지만, 법 개정이 난망한 상황에서 동포들의 "기대치만 높여 놓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연말까지 강제 추방이 유보된 것 빼놓고는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지난 9일에는 한국 정부의 강제추방 조치 속에 '강제추방반대와 동포법 개정' 농성을 벌이던 재중동포 김원섭(45, 흑룡강성 흥광촌)씨가 체불임금을 받으러 나갔다가 동사한 사체로 발견돼, 같은 처지의 동포들에게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런 시점에서 연변 지역 동포들의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신문인 <연변통신>에서 프레시안에 중국 조선족 청년이 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보내왔다.
  
  이 편지에서 조선족 청년은 "'재외동포는 평등하다'는 원칙하에 재외동포법을 개정하는 것은 하나의 원칙적 문제"라면서 "결코 외교 마찰과 경제적 이익 등과 견주어 저울질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고 노 대통령과 정부의 인식을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9일 단식농성장을 찾아가 "상대 국가(중국)를 존중해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잘 안 된다"며 개정이 어려운 이유를 밝힌 적이 있다.
  
  조선족 청년은 또 "한국은 재외동포를 안음으로써 귀한 사람들을 얻을 수 있다"면서 "이것은 단순히 모자라는 인력 자원을 보충하는 것을 넘어 해외에서 민족을 지탱하고 발전시키는 데 길잡이 작용을 할 엘리트들이 자라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족 청년은 "헌법 불합치 판정을 받은 재외동포법 개정이 동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면서 노 대통령과 정부, 국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재외동포법 개정을 보는 조선족의 심경이 잘 담겨있어 프레시안에 전문을 게재한다. 원문은 '조선족 마당(www.kcw21.com)' 게시판에 "중국조선족 청년이 노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이란 제목의 글이다.
  
  다음은 편지 전문.  




  연변의 조선족 청년이 노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노무현 대통령님께
  
  안녕하십니까? 대통령님. 저희는 민족의 현실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민족의 당면한 문제를 풀어보고자 인터넷에 “조선족마당”이라는 만남과 토론의 장을 꾸려나가고 있는 중국동포청년들입니다.
  
  요즘에도 대통령께서는 다망한 국사에 얼마나 바삐 보내십니까. 그렇게 바쁜 몸이심에도 불구하고 저번에 조선족교회의 단식,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동포들을 친히 방문하셨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저희는 얼마나 기뻤고 또 감동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저희 중국조선족동포들의 어려움을 아시고 선뜻 찾아주신 대통령님의 민족사랑, 그 사랑에 고무를 받고서 이렇게 당돌하나마 서한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비록 이렇게 서한을 올림으로 하여 대통령님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리는 것이 불안하고 죄스럽지만 재외동포법의 올바른 개정은 우리의 존재를 확인하고 또 재외동포들의 뿌리를 바로잡고 튼튼히 하는 데서 하나의 원칙적 문제이며 민족문화의 융합을 실현하고 발전시키는 데 있어서도 반드시 세워야 할 기강이라고 생각되어 당돌함을 무릅쓰고 대통령님께 서한을 올립니다.
  
  우리의 조상님들은 나라를 잃고 여기 이 춥디추운 허허벌판 만주 땅에 와 정착했습니다. 그러나 근로한 우리의 조상님들은 나라를 잃은 슬픔에만 잠겨있지 않았으니 기후와 싸우면서 수전을 풀고 서전서숙, 동명중학 등 학교를 세워 민족의 후대들을 계몽했으며 수많은 독립투사와 의사들을 배출했는가 하면 간도를 반일의 근거지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역시 오늘에 이르기까지 민족의 언어와 글을 잊지 않고 민족의 문화를 지키고 있으며 어디 가서나 우리는 단군의 후예라고 당당히 말합니다. 그런데 고국의 "재외동포법"은 우리를 동포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 아니 슬픈 일입니까!
  
  모든 재외동포는 평등하다는 원칙하에 재외동포법을 개정하는 것은 하나의 원칙적 문제입니다. 이는 결코 외교마찰과 경제적 이익 등과 함께 천평 위에 올려놓고 저울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한민족공동체를 건설할 근본을 닦는 것이며 민족의 앞날을 위한 대계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중국동포들은 중국에서 살면서 많은 풍랑을 겪어왔고 중국의 실정을 잘 알며 또 중국에서 생존하고 발전을 이룩하는데서 많은 노하우를 축적했습니다. 우리가 이 땅을 포기하기에는 벌써 너무도 많은 것을 이 땅에 흘리고 심었습니다. 누군가 말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생존의 공간과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우리 중국동포들은 바로 이 중국에서 자신들의 노력과 지혜로 민족성을 지키면서 새로운 물질문화와 정신문화를 창조하며 지속적인 발전을 이룩해 나갈 것입니다.
  
  그렇지만 뿌리를 잃은 중국조선족문화는 이미 강대한 중국문화에 맞서서 자신을 지킬 힘이 없으며 또 응집력을 잃어서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바로 이러한 때 우리는 고국의 문화로 우리의 뿌리를 튼튼히 하고 그 것을 기초로 다시금 한데 뭉쳐서 재도약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배달민족으로 남는 것이냐 아니면 동화냐, 지금 우리 앞에 놓여져서 선택을 강요하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재외동포법의 제한성으로 하여 우리를 동포의 범위에 넣을 수 없다고 하니 동포들의 마음이 어찌 안타깝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고국은 우리를 감싸 안음으로 하여 보귀한 인적재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는 다만 고국의 모자라는 인력자원을 보충하는 데에 그치지 않으며, 해외에서 민족을 지탱하고 발전시키는데 있어서 길잡이 작용을 할 엘리트들이 자라날 수 있는 토대가 되는 일입니다. 우리가 고국의 도움을 받아 자신을 재정비하고 발전을 이룩하여 중국내에서 영향력있는 군체로 자라난다면 그 것은 곧바로 민족의 세계화에 공헌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번 세기 우리 민족의 가장 큰 과제인 통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 문화는 응집력과 포옹력을 키워야 합니다. 바로 이 응집력과 포옹력을 재외동포들과 함께 키우고 길러야 합니다. 보다 열린, 보다 넓은 가슴을 가진 대한민국이었으면 합니다. 스스로 영향력을 넓혀서 통일과 융합의 주체역량이 되고자 하는 우리의 고국이었으면 합니다.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은 “재외동포법”도 이젠 한달 기한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가슴을 졸이면서 지켜볼 것입니다. 재외동포법의 개정이 동포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금 열쇠가 되었으면 합니다.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통령님의 건강을 빌면서 이만 그치겠습니다.
  
  재외동포법 개정을 열망하는 조선족 청년 올림.  

강양구/기자  2003-12-12 오전 8: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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