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속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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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속았을까?
  • 김미란 기자
  • 승인 2010.06.0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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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동포들을 대상으로 국내외에서 발간되는 신문에는 연이어 장한평- 다단계 피해자에 관한 사연들이 실리고 있다. 중국 흑룡강신문에 의하면 한국 장한평에 있는 ‘나눔의 사람들’이란 다단계집단에 속아 피해를 본 중국동포들이 4,700여명이 되고, 그 피해액은 540억원에 달한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중국동포들이 속아 넘어갔고 왜 그렇게 피땀으로 모은 돈을 다단계 사기단에게 넘겼을까?

중국동포들이 다단계에 빠져든 원인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다단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자아통제능력이 약한 것이다.

중국동포들은 ‘다단계’란 이 단어를 어린 시절부터 줄곧 들으면서 자란다. 하지만 대부분은 다단계가 자신하고는 무관하다고 생각하거나 단지 다단계라는 업체에는 들어가지 말아야지 하는 정도의 막연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에 많은 피해자들은 처음부터 다단계라고 하면 절대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다단계 업체는 다단계란 이름 대신 보건약품 판매, 화장품 판매, 장판 판매 등의 명분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런 사실을 잘 알지 못하고 있는 중국동포들은 친구나 친척에 이끌려 들어가서는 다단계 집단의 감언이설에 의한 세뇌작용으로 자아통제능력을 상실했으며, 다단계가 절대 아니라는 그들의 말을 백퍼센트 믿고 따랐던 것이다.

두 번째 이유로는 “금전의 유혹”이라고 본다. 금전, 세상에 돈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중국동포들에게 그 유혹은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한-중 수교이후 중국동포들이 코리안 드림을 가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그나마 한국어시험을 통하여 적은 돈으로 나올 수 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브로커들에게 1,000만원 이상의 돈을 내야만 들어올 수 있었다. 그들 대부분은 가난의 대물림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코리안 드림을 선택했고, 그 대가로 유일한 재산인 소나 집을 팔거나 사채를 써야만 했던 것이다.

그렇게 나온 동포들은 빚의 빚을 갚기 위해 한국사람들이 꺼려하는 서비스업이나, 3D업종에 종사했다. 말 그대로 힘든 일, 궂은 일 가리지 않았고, 그렇게 모은 돈을 빚 갚는데 썼거나 자식들의 뒷바라지에 보탰다. 때문에 돈은 중국동포들에게 더욱 소중하게 여겨졌고 힘들게 번만큼 돈에 대한 집착이 커져 일전 한 푼 낭비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돈을 쉽고, 편리하게, 또한 많이 번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단순히 공짜를 좋아하고 돈을 좋아해서 그렇게 피해를 입었다고 보면 안 된다. 그들은 이런 사회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속아 넘어갔을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동포들이 다단계 피해를 입지 않고 다단계와 멀리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필자는 이런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는 방법은 한가지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즉, 열심히 일해서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는 것, 이것이야 말로 처음 코리안 드림을 가지면서 했던 각오-초심이 아닐까?

프랑스 철학자인 몽테뉴는 탐욕은 일체를 얻고자 욕심내어서 도리어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한다고 말했다. 과분한 욕심을 버리고 열심히 노력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야말로 동포들의 올바른 자세가 아닐까?

동포들이여, 우리 모두 초심을 잃지 말고 제2의 고향에서 떳떳하게 또한 당당하게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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