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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성명> 고 김원섭동포를 추모하며 더 이상 우리를 죽이지 마라!
재외동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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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3.12.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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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생명을 지켜준다는 119전화에 한 번, 112전화에 열 세 번, 애절하게 구원을 호소하는 목소리만을 남긴채 김원섭동포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재외동포법 개정과 불법체류 사면을 위한 농성에 참여했다가,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해 간다던 그는 아무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지 않는 추운 겨울밤 거리를 홀로 헤매이다가 온 몸이 꽁꽁얼어 붙은 시신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당신의 몸은 차가운 고국에 있지만 이제 그 영혼은 고국이 안겨준 ‘불법체류자’라는 굴레를 벗고 당신이 남긴 ‘자유왕래’라는 메모처럼 자유롭게 그리운 고향 흑룡강성 송화향으로 돌아갔습니까?

이제 우리는 묻습니다.
누가 우리의 동포 김원섭을 죽였습니까?
누가 우리의 동포 김원섭의 구원의 목소리를 외면했습니까?
부려먹을대로 부려먹고 임금을 떼먹은 질나쁜 오야지 입니까?
죽어가며 계속한 구조 요청을 외면한, 아니 묵살한 이 나라 공무원들입니까?

우리는 이 죽음이 김원섭동포의 고국, 이 한국사회에 책임이 있는 ‘타살’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모든 동포는 자유왕래의 혜택을 누리는데, 중국, 러시아, 일본의 무국적 동포만 재외동포법에서 제외하여, 동포를 차별하고 있습니다.

출입국을 제한하여 중국동포들이 1000만원이 넘는 브로커비용을 들이게 하고, 또 그마저 안되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밀항선을 타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입국 비용을 다 갚기 위해 불가불 불법체류의 길로 들어서도록 하고 있습니다.

김원섭동포는 아직 빚도 채 갚지 못했는데, 임금체불에, 가진 돈도 없는데, 불법이니까 무조건 강제추방을 시키겠다는 몰인정하고 날벼락같은 정부정책에 그저 불안하고 참담한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고발합니다.
불평등한 재외동포법과 강제추방정책을 김원섭동포의 살인자로 고발합니다.
그리고 재외동포법을 아직도 평등하게 개정하지 않는 국회와 김원섭씨를 비롯한 외국인노동자가 벌써 8명째 죽어가는데도 강제추방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법무부에 그 책임을 묻고자 합니다.

그리고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 없습니다.
농성장에 찾아온 당신에게 끝까지 든든한 우산이 되어주지 못했습니다.
남아있는 우리가 할수 있는 일은 당신과 같이 외쳤던 “강제추방 중단하라, 불법체류 사면하라, 동포법을 개정하라”라는 구호를 더 열심히 외치는 것이고, 그리고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지 않도록 더욱 강건히 투쟁하는 것입니다.

고 김원섭 동포여
이제 그만 편히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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