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회장 선거, 동포사회 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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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한인회장 선거, 동포사회 분열
  • 오재범 기자
  • 승인 2010.05.17 17: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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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 중재 무위로 그쳐, 조만간 둘로 쪼개질듯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1. 스칼렛 엄 현 LA한인회장이 당선증을 받고 승리의 V자를 그리고 있다. 2. 법정소송까지 생각하고 있는 박요한 한미동포재단 이사, 3. 선거실시를 요청하고 있는 한인회장 선거 정상화 추진위원회(위원장 하기환), 4. '악법도 법'이라며 선관위의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영태 전 한인회장을 비롯해 이창엽 현 한인회이사장. 김진형 명예회장

[제4보] 한국시간 6월 2일 오후 12시

미국 LA 제30대 LA한인회장 선거 정상화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지난 1일 본지로 이메일을 보내왔다.

그는 이번사태 해결의 실타래는 오는 6월 10일 법정선고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지난달 26일 LA한인사회 단체장과 주요 지도자들이 한식당 소향 비즈니스 룸에서 최근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장 선거 파동에 대해 논의후 나온 결의문을 보내왔다.

이에 본지는 원문 그대로를 게재한다.

1. 추진위는 현재 진행중인 LA카운티 법원의 결정 사항을 예의 주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2010년 6월 10일 이후 새 LA한인회장 선거를 위한 특별 선거관리위원회(이하 특선위)를 구성하고자 합니다.

2. 특선위는 LA지역 주요 한인단체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9 명 이내로 선임하고, 특선위원장은 선임된 특선위원들이 직접 선출할 것입니다.

3. 새 LA한인회장 선거관리 규정 및 선거관리 시행세칙은 특선위가 새로 마련합니다. 단, 현 로스앤젤레스 한인회가 규정한 선거법 가운데 독소조항은 가능하면 모두 삭제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4. 특선위는 새 LA한인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가 2010년 7월10일 실시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선거 일정은 특선위의 준비에 따라 일부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5. 새로 출범하는 한인회의 한글 명칭은 이며, 영어는 입니다. 새 한인회는 출범과 동시에 비영리단체 등록을 할 것입니다.

6. 새 LA한인회는, 공정한 선거를 통해 LA카운티 한인커뮤니티 안의 기존 한인회가 정당한 한인회장을 선출하면 기존의 한인회에 통합되며, 합병 기간까지 한시적 운영을 목표로 합니다.

[제3보] 한국시간 5월 24일 오후 12시

현지시간으로 19일에는 LA한인회 이창엽 이사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8년부터 한인회에서 방글라데시 커뮤니티와의 구역 조정문제, 올림픽길 재개발 사업 등을 주도한 한인회의 실질적인 살림꾼으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

이를 보도한 미주한국일보는 그의 사퇴 사유로 “본인은 ‘개인적인 사정’을 내세웠지만 최근 한인회장 선거 파행사태와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어 박요한씨는 20일 LA카운티 수피리어코트에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정화)를 상대로 ‘업무정지 가처분 신청’(TRO)을 접수했지만 기각 당했다.

해당법원은 “시일을 다투는 긴급한 사유가 아니다”며 기각했지만, 선관위와 엄 회장 변호인측에 “왜 한인회장 선거가 열리면 안 되는지 정당한 이유를 다음 심리에 제시하라”고 명령했다. 재판 날짜는 6월10일로 잡혀있다.

21일에는 전직 LA 한인회 임원들로 이루어진 ‘LA 한우회’(회장 서영석)의 전ㆍ현직 회장들이 제30대 LA한인회장 선거 분쟁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태로 한인사회가 분열하면 안 된다”며 “LA 한인회장 선거 분쟁이 대화나 중재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법정에서 해결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우회는 또한 “LA 한인회 분쟁 해결에 미주총연이 개입하는 것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얼마전 미주총연(총회장 남문기)가 “LA한인회장 중재와 함께 문제가 있을 경우 미주총연에서 제명하겠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에 대한 반론으로 여겨진다.

[제2보] 한국시간 5월 20일 오후 5시

 지난 5일 만들어진 제30대 한인회장 선거 정상화 추진위원회(위원장 하기환)는 그동안 언론에 알려진 데로 현지시간 18일 마지막 중재에 나섰다. 하지만 협상은 엄 회장과 김정화 선관위원장이 참석하지 않아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저녁 선거 정상화 추진위원회는 결국 선거를 통해 새로운 LA한인회를 구성하겠다고 동포언론을 통해 발표하고, 오는 26일 새 LA한인회(가칭) 창립 발기인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힌 상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선거비용은 하기환 위원장이 "자비를 털어 내겠다"고 까지 말한 상태로, 하 위원장의 발언대로 진행될 경우 LA한인회가 2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박요한 후보가 언급한 '법정공방'에 갈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와 현재로서는 선거위원회가 새로 만들어진 뒤 선거가 치뤄질 가능성도 크다.


[제1보] 한국시간 5월 17일 오후 5시

최근 LA 한인회가 심상치 않다. ‘30대 한인회장’ 선거 때문이다.

선거는 원래 5월22일 치러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스칼렛 엄 현 회장이 선거없이 후보로 나서 무투표 당선됐다.

이번일이 커진것은 스칼렛 엄 전 회장의 불출마 번복부터 박요한 후보 강제사퇴 그리고 무투표로 선관위가 당선증을 엄 현 회장에게 전달하는 등 현지여론의 문제 제기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사천리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내 동포언론들이 문제점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17일까지 상황을 살펴보면 미주 중앙일보는 한인회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내용이 주축으로 보름간 관련기사를 30개 이상 내놓았다. 또다른 일간지인 미주 한국일보 역시 관련보도를 계속하고 있다.

게다가 서울에 있는 세계한인신문(발행인: 이구홍) 역시 이번 사태에 관한 사설을 내고 “이제라도 신뢰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한인회장선거는 어떻게 진행됐나

우선, 지난 3월 18일 박요한 한미동포재단 이사가 처음으로 선거에 나서겠다고 출마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10만 달러나 되는 회장선거 등록비를 내고서도 무보수로 일해야 한다면 동포 1.5~2세들의 참여를 얻기 어렵다며 이를 개선하겠다”고 공약에 내걸었다.

이후 다른 후보 등록이 없는 가운데 지난 4월 9일 스칼렛 엄 현 회장이 “한인회 업무 경험이 풍부한 후보자가 없어 출마했다”고 이번 선거에 나섰다. 

하지만 LA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정화)는 지난 4월 30일 가진 모임에서 8명의 선관위원들이 참석해 만장일치로 박 후보가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결정을 내렸고 지난 5월 4일 5명의 선관위원들이 박 후보의 후보자격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면서 일은 더욱 커져갔다.

선관위가 밝힌 박 후보의 위반사항은 ▲허위 선전 ▲후보등록 서약 위반 ▲선거관리 규정 위반 ▲향응 제공 등이다.

이어 10일 선관위는 이메일로 엄 후보의 당선 공고문을 보냈고, 이어 13일 스칼렛 엄 후보에게 30대 LA한인회장 당선증을 전달했다.

△한인언론이 나서 문제제기...무엇이길래.

미주중앙일보는 현지시간 지난 5일 선관위에서 전격 사퇴한 4인의 선관위원 가운데 한명이 이번 선관위의 박요한 후보 자격 박탈은 “의도적이었다”는 양심고백기사를 게재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기사를 통해 “지난 4월30일 선관위 무기명 투표에서 '박 후보 자격 박탈 건'은 부결됐다”며 “하지만 선관위가 왜 또다시 이 건을 가지고 5월4일 무기명 투표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전직 선관위원의 내용을 집중 보도했다.

전직 선관위원은 그 기사에서 “이날 선관위원들은 박 후보의 선거운동 위반사항은 일부 인정했지만 나를 포함해 사퇴한 4명의 선관위원들은 '위반사항이 중대한 선거법 위반 즉 탈락 사유는 아니다'라는 입장이었다”며 “하지만 선관위원장이 계속 자격 박탈쪽으로 선관위원들을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미주중앙일보는 다음날인 6일 추가 기사를 다시 게재했다. 기사에서 박요한 후보 캠프 이모씨가 지난 6일 스칼렛 엄 후보 선거본부장 임영배씨가 “현재 그쪽(박 후보)에서 받는 월급보다 2배를 더 주겠다고 몇 차례 회유했다”고 보도했다.

그 기사에서 그는 “임씨가 우리측 또다른 선거참모에게는 한인회관을 관리하는 한미동포재단의 사무국장 자리를 약속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선관위 구성원 대다수가 친 스칼렛 엄 회장이라는 이야기와 선거 홍보물 제작 업체에 실질적으로 돈을 전액 지불하지 않았다는 추가기사도 함께 나왔다. 결국 한인사회는 소용돌이 치지 시작했다.

게다가 박요한 후보도 기자회견을 통해 “이제 내 임무는 법정에서 선관위 전체와 선관위원 관련자 모두를 대상으로 진실여부를 가리겠다”고 발표했다.

이같이 사태가 확산되자 전직한인회장과 한인단체장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이들은 5일과 12일 2차례나 모임을 갖고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안개속 국면 접어든...앞으로 진행은.

지난 5일 만들어진 제30대 한인회장 선거 정상화 추진위원회(위원장 하기환)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18일에 다시 중재에 나섰다. 이번에도 대화가 성립되지 않을 경우 △중립적 선관위를 새로 구성해 회장선거 실시하고 △한인회 정상화를 위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추진위는 한발 더 나아가 “범 동포 성금모금 캠페인을 통한 새로운 한인회를 구성하자”는데도 합의했다. 이에 따라 선관위의 불공정 시비로 비롯된 이번 선거 파행 사태가 기존 한인회의 존폐 논란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추진위가 한인회에 대한 법적 권한이 없다는 점에서 사태 해결에 얼마나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한편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선거 실시를 선관위에 요구했다. 이어 한인회관에서는 또 다른 전직 한인단체장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영태 전 한인회장을 비롯해 이창엽 현 한인회이사장. 김진형 명예회장 등 총 8명은 단체장 18명이 서명한 성명서를 통해 ‘악법도 법’이라며 “탈락된 박 후보는 선관위의 결정을 따라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보자격을 박탈당한 박요한 후보는 “정당한 선거가 이뤄져 패배했다면 승리한 후보에게 꽃다발을 선사하며 축하해 줄 것”이라며 “한인사회 여론에 귀를 기울여 반드시 선거를 치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후보는 오는 18일 '선거정상화 추진위원회'의 중재와 면담에 적극 협조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박 후보는 “대화로 풀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다시는 이런 황당한 사태가 벌이지지 않도록 동포들과 함께 서명운동을 전개해 나감은 물론 법적 조치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원 자리가 부른 분열... 사태에 대한 고찰

이번 LA한인회장 선거 덕분에 LA 한인들은 '회장 선거 하나 제대로 치르지 못한다'는 불명예를 안았다. 게다가 LA한인회는 민간단체의 기본을 지키지 못해 그 대표성도 인정받기 어려워졌다.

이 사태의 핵심은 한인회장이 가진 상징성 때문으로 봐야 한다. 게다가 그동안 2012년 재외국민 참정권이 다가오면서, 미주 지역 한인사회 대표에게 한국의 ‘국회의원’자리가 2~4개 정도는 배정될 거라는 추측성 기사들이 이번 사태를 부추긴 불씨가 된 것 또한 의심의 여지가 없다.

2009년 재외국민 참정권이 회복되면서 여러 동포 전문가들은 그동안 ‘한인회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 여러차례 논한바 있다.

실제 필리핀 한인회 같은 경우 지난해‘현직 한인회장은 한국정치에 대해 중립을 지킨다’는 조항을 한인회 회칙에 넣겠다는 약속을 한바 있을 정도로 한인회가 가진 정치적 파워에 제동장치를 스스로 만들어 넣겠다는 각국 한인회가 상당수 있다.

이제 LA한인회장 자리는 대표성을 잃었다. 앞으로 한인동포 100만명의 LA한인회가 명예회복을 하는 방법은 단 하나. 스스로 공정성을 회복하는 방법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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