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언론의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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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언론의 현황
  • 마닐라서울
  • 승인 2003.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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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한겨례 신문 고희범 사장
정리 마닐라 서울 김정한 기자

고희범 사장은 제 2회 재외동포기자대회에서 많은 해외 신문사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언론의 현황에 대해 약 1시간에 걸쳐 강연을 하였다. 이날 고희범 사장은 서두에서 참석한 대다수의 해외 언론인들이 신문을 통한 언론 활동을 하고 있기에 다양한 언론 매체중에서도 신문을 중심으로 강연을 한다고 말했다.
세미나에서 고희범 한겨례 사장의 연설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서 정리했다.

고희범 사장은 이번 세미나에서 언급되는 언론에 대한 현황 및 비판은 순수한 언론인의 입장에서 말을 하는 것이라고 전제를 달고, 언론계 뿐만이 아니지만, 동업자 윤리라고 하여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서로에 대해 비판을 하지 않고, 기사화 하지 않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이번 자리는 같은 언론인이라는 입장에서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다.

먼저 현재의 한국 언론은 일제치하시기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언론의 독자적인 모습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일본 식민지하에서의 잔재를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런 현상이 사회의 이데올로기적인 우파/좌파(보수/혁신)의 구조를 고착화 시켰다고 본다. 따라서 우리 나라 언론의 우파/좌파 성향의 이데올로기적인 구조의 역사는 생각보다 깊다.
이런 점을 먼저 인지하시고, 한국 언론을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언론의 위기 상황

첫째, 신매체의 등장은 신문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초기 라디오 및 TV가 언론 매체로써의 새롭게 출현했을 때도 신문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러나, 신문은 TV와 라디오가 갖고 있지 못한 신문 고유의 특성인 기록성, 세밀성, 논평성 등에 강점으로 신문 산업을 성장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출현한 인터넷 신문은 기존 Off-line 신문의 강점을 모두 갖고 있으면서 신속성이라는 강점을 추가로 갖고 있습니다. 신문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의 TV/라디오에 비교할 수 없다.
그래서,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거의 신문 구독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인터넷을 통해 신문이 제공하는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신문을 보고 정보를 얻는 것이 거의 무료화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신문사들은 거의 수지를 맞출 수 없는 상태에 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알고 있지만,  이번 대선에서 오마이뉴스는 그 어떤 신문사의 신문보다도 인지도가 수직상승을 했습니다. 이런 전문 인터넷 뉴스 사이트외에도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신문의 역할은 신문사에서 운영하는 인터넷사이트보다 더 인기가 있고, 사회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둘째, 무가지 신문의 강력한 출현
메트로, 데일리 포커스 등 광고만으로 운영을 하면서, 독자에게 무료로 배포하는 신문의 출현입니다.
'메트로'라는 무가지 신문의 경우는 최근에 수지를 맞추고 있다고도 합니다. 이런 무가지의 배포는 부수가 만지 않지만,  아침에 배포된다는 강점으로 인해 기존 신문사들이 독점하고 있는 광고 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판대에서의 판매율이 높은 스포츠지의 경우는 무가지로 돌려야 하는 것은 아니냐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입니다.

셋째, 광고 시장 규모의 급감
현재 신문 시장을 대상으로 한 광고 시장 규모의 급감은 IMF때보다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단적으로 3개 신문사라는 조선, 중앙, 동아의 광고도 최근 10 ~ 15%까지 격감한 상황이며, 규모가 작은 여타 신문사의 경우에는 시장내에서의 생존까지도 위협을 받을 정도입니다.  2001년부터 신문시장의 광고 규모가 TV/라디오의 광고 규모보다 낮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이 반영되어 조선 일보가 60억 흑자, 그 다음 신문이 200억, 그 다음 신문이 500억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언론 관계자들은 이런 현상이 언제까지 갈지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대다수의 신문사들은 광고 수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국내 경기에 따른 광고 시장 규모의 감소가 즉각적으로 신문사 경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신문사들은 광고 수익의 매출 비중을 낮출 수 있는 다른 수익원의 창출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한국 신문 시장의 문제

첫째, 지나친 과당 경쟁
한마디로 한국 신문 시장은 지저분하다. 물론 약간은 있을 수 있으나 지나친 과당경쟁으로 인해 이제는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무가지 살포, 경품 살포 등 신문사 스스로가 자승자박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은 아는지 생각해야 한다.
ABC협회에서 발송부수를 검사했는데, 유료 부수(2개월 무료 구독 포함)를 제외한 무가지 살포 규모가 조선 32.5%, 중앙 33.7,% 동아 33.2%로써 약 164만부이며, 이들 무가지에 대한 비용만도 1,120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더욱이 3개월에서 6개월까지 무료로 제공되고 있는 무가지만 해도 중앙 15만 4천부, 조선이 9만 4천부, 동아가 8만 9천부로 30만부가 넘는다.
경품에 경우에도, 초기에는 선풍기, 전화기를 제공하던 수준에서 이제는 비데, 자전거 등 경품 금액이 점차로 상승하고 있다.
거기에 6개월 - 1년씩 공짜로 신문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것은 시장 파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고,  타신문사 고객을 빼앗는 제로섬(Zero-sum) 게임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독자들까지 오염시키고 있어, 이제 구독을 신청하는 고객은 당연히 경품과 무료 구독 기간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와 달리 정기 독자층은 1년을 넘는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로 신문 시장의 과당 경쟁은 손을 댈 수 없는 수준에 까지 도달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에 조사한 바로는, 전국 2,510명의 신문 구독자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체의 77.5%가 신문 구독과 관련하여 경품과 무가지를 받았다고 했다. 63.4%는 신문 고시 기준에 넘는 경품을 받았고, 신도시의 경우는 80%는 넘는 결과를 보였다. 이런 것은 신문은 정치, 경제, 사회 등 거의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독자에게 직접 배달까지 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원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몇년전에 어느 신문학자가 조사한 결과, 5만원이 적정 원가라고 하였다. 즉 현재의 신문은 팔면팔수록 손해다.

둘째, 거대 신문사의 독과점 문제
현재 국내 신문 시장의 점유율을 보면, 조,중,동이 2001년기준으로 72.5%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런 거래 언론의 출현은 신문 시장의 본연의 기능을 왜곡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러 거래 언론은 일방적으로 의제를 선정하고 여론 몰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거래 언론의 힘에 의해 신문사마다 독자적인 목소리를 갖지 못하고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단적으로 언론사에 대한 세무감사가 언론 탄압으로 변질되는 현상, 또는 최근에 어느 중학교 교장의 자살 사건을 통해서 보아도, 잘못된 남녀 성차별이 그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언론은 전교조에 초점을 맞추는 잘못된 여론 몰이를 하는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런 정보 왜곡과 거대 언론에 의한 왜곡된 언론의 힘은 한국 신문을 잘못된 길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세째,  한국 언론의 보도 형태
언론이란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와 함께 제4부로써 인식되고 있다. 즉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의 감시 역할을 위임받아 국가 정책에 대한 적절한 비판을 하고, 감시 역할을 수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사 이데올로기에 빠져 언론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 못하다. 즉 국민의 이익이 아닌 자사의 이익을 위해 언론의 힘을 사용하고 있다. 노무현 정권에 대해서 비판적인 논조를 갖고 지속적으로 기사화하고, 개혁적인 장관을 흔드는 등의 왜곡된 언론의 힘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70% 언론인이 일부 언론의 노무현 정부에 대한 기사가 감정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대답을 하였다. 물론 노무현 정부를 홍호하는 것도 아니고,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객관적인 자세에서 국민에게 알리지 못하고 있다.
즉, 한국 언론이 너무 이성적이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흐르고 있는 데 이것은 자사 이데올로기의 극단적인 모습이다.
그리고 한국언론은 촌지에 대해서도 문제 인식을 해야 한다. 극단적으로 촌지가 월급보다도 많은 곳이 한국이라는 말도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기사의 60%가 1년내에 1회 이상 촌지를 받았다고 대답을 하였다. 이것이 과연 언론의 모습인지 의심스럽다. 한겨례는 별도의 윤리 강령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젋은 기자들 사이에 촌지 거부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다.

넷째, 매카시즘/선정주의의 열풍
60년대 전세계를 휩쓴 매카시즘이 최근 한국 언론에 나타나고 있다. 송두율 교수의 문제도 본질적인 문제보다는 외곽적인 문제에 너무 치중하였고, 미확인된 정보를 가지고 도 아니면 모라는 식의 여론 보도는 한국 사회의 큰 문제인 이념과 보혁 갈등에 대해 화해의 계기를 재확대 증폭시킬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최근의 대두대고 있는 선정주의의 만연도 문제이다. 성/범죄/추문 등 선정주의적인 언론 보도가 물론 신문에 입장에서는 장사가 된다. 또한 한국은 정치 이데올로기가 좋은 기사거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명예를 훼손하는 수준까지 가는 아니면 말고식의 언론 보도는 문제가 너무 크다.

그럼 한국의 어두운 언론 현황을 어떻게 해야 하나. 이것은 국가 권력의 언론에 대한 관여의 정당성 문제가 생긴다.
먼저 언론의 독과점 문제로써, 헌재에서는 독과점을 원인 주의가 아닌 원천 방지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정부는 언론 시장에 대한 매체 중심, 시장 규제 중심으로 가야 한다.

또한 언론은 이익을 추구하는 사기업이라는 점에서는 변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언론은 또한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해야 하는 공적인 의무고 있다.  그래서 국민으로 위임받은 권한으로 언론의 자유를 주장하면서 언론은 공적 의무를 수행해야 하면, 그 과정에서 사기업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사실 우리나라만큼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국가도 없다. 현재 언론에서 보도하지 못하는 부분이 어느 있느냐, 거의 모든 부분에서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었다고 본다. 다만 잘못된 언론 보도 방식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또한 언론이 치외법권적인 권한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언론에 대한 세무 감사에서 법상으로도 징수하게 되어 있는 증여세를, 잘못된 회계 처리에 따른 세금 징수를 언론 탄압이라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그렇게 옥상옥의 위치에서 한국 언론이 있는 것은 커다란 문제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언론 단체가 조성되어, 자율 규제를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지만, 그렇지 않다면 언론이 제대로된 법 테두리안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타율 규제를 해야 한다.
그리고 중재 위원회를 강화해서 잘못된 언론 보도 관행에 대해서는 강력한 중재권한을 갖도록 해야 한다.
언론중재위원의 권한 강화, 정기간행물법을 강화한다든지 해서 타율 규제를 통해서라도 제대로 언론이 기능을 하도록 하는 것이 현재 한국 언론이 가야될 길이다. 언론의 자유가 언론의 특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외에도 언론 사주의 대물림 들의 소유/구조상의 문제도 해결해야 할 한국 언론의 문제이다.
언론 사주의 대물림은 결론적으로 언론에 대한 다양한 자유를 억압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이런 언론 사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서는 언론에 대한 지배 주주의 제한 및 지배주주율의 제한도 함께 실현되어야 한다. 또한 언론 편집권(편집 국장의 선거권 등)도 확보될 수 있도록 언론 사주로부터 언론의 편집권이 독립되어야 한다.

비용 구조의 개선
현재 정간법상에 신문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윤전기를 1대씩 보유하거나 전용해서 사용할 수 있는 계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형식적인 문구는 신문사의 비용 구조 즉 수익 구조에 문제를 초래한다. 신문사들간의 공동 인쇄, 공동 배달을 하는 방안은 신문사들의 수익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럼에도 정간법상의 문제로 그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한겨례는 현재 몇몇 신문사와 공동 인쇄 및 배달에 대한 협의를 하고 있다. 사실 윤전기 및 배달 비용은 작은 신문사에게 있어서는 엄청난 부담이다. 또한 이런 공동 인쇄/공동 배달은 신문 정상화를 위한 최선의 방안이며, 언론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다. 이런 공동인쇄/공동 배달의 실현은 국민 주권의 정당한 사용을 실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 신문의 전망은 그럼 어둡기만 한 것인가?

한국 신문에 대한 문제점을 나열하다보니, 한국 언론은 치유할 수 없는 상태로 인식할 우려가 있지만, 그렇게 어두운 것은 아니다. 사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많지 않다. 앞에서 언급했던 신문사의 공동 인쇄/공동 배달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과당 경쟁을 감소시키고, 각 신문사들마다 고유의 목소리를 갖도록 노력한다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그리고 신문사간의 공정 거래가 되도록 타율 규제이든지 자율 규제이든지 한국 언론이 흔들리지 않고 제자리를 찾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의 신문사의 수익 구조 악화는 경쟁 매체가 할 수 없는 신문 고유의 기능을 살리면서도 Off-line 신문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 구조 및 대안을 신문사 모두가 함께 찾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광고 수입에만 의존하는 재정 구조도 광고외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도록 찾는 노력이 지금 시점에서는 필요하다.

언론 보도에서도 일반적으로 언론은 객관성과 공정성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모든 신문사나 기자들은 보도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최고의 최고의 기준이라 믿고 있다. 그러나 솔직히 언론 보도가 객관성과 공정성을 갖고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예를 들어 기사의 유뮤는 기자가 판단하고, 기사의 크기는 데스크에서 판단한다. 즉 개인적인 판단에 의해 보도의 유무가 결정되고 있는 것으로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이라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것은 인간을 위한 가치를 중심으로 주관적이지만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기사가 보도되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재외동포 여러분들과 함께 이 자리를 고맙게 생각하며, 재외 동포 신문사에서 한겨례 신문의 기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겨례 신문의 논조를 유지한다는 조건하에서 가능하도록 노력을 하겠다. 그리고 기사 제휴에 대해서 재외동포언론사와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응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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