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서플라이가 사양산업이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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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서플라이가 사양산업이라니요?"
  • 강성봉 기자
  • 승인 2010.04.2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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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지용 미주 뷰티서플라이총연합회 회장
“뷰티 서플라이가 사양산업이라구요? 천만에요. 미국에 4,000만 흑인이 존재하는 한 뷰티서플라이는 영원히 유망한 산업입니다.”

‘뷰티 서플라이 산업이 사양산업이 아니냐’는 질문에 손지용 미주 뷰티서플라이총연합회 회장은 펄쩍 뛰면서 반박했다.

이민자들이 많은 나라 미국에는 에스닉(ethnic) 비즈니스라는 게 있다. 이는 각 민족마다 주로 종사하는 직업이 다르기 때문에 생겨난 말. 흔히 재미 한인의 3대 에스닉 비즈니스는 세탁업, 그로서리(식료품업), 뷰티 서플라이라고 칭한다.

“한인들은 1960년대부터 뷰티 서플라이 산업에 종사하기 시작했어요.”

전세계 가발시장의 90%를 점유하던 한국의 제조업체를 등에 업고 그 당시 미국 수출을 담당하던 한국인들이 유대인의 가발사업을 이어받아 미국에서 소규모로 도매업체와 소매업체를 시작한 것. 가발을 취급하는 한인들이 달러를 자루에 쓸어 담았다는 얘기는 이 업계의 전설로 남아 있다. 승승장구하던 가발 산업은 한인 간에 경쟁이 격화되면서 사양길로 접어든다.

“한국사람들이 원래 용감하잖아요? 시장이 한계에 부닥치자 1980년대 들어 시카고, 뉴욕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흑인들에게 눈을 돌리기 시작했어요.”

한인들이 흑인 거주지역에서 비즈니스를 오픈하면서 본격적으로 뷰티 서플라이라는 간판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후 1990년대 많은 한인 이민자들이 본격적으로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뷰티 산업이라 하면, 샴푸ㆍ염색약 등의 각종 케미컬, 가발ㆍ헤어피스ㆍ헤어악세서리를 포함하는 헤어, 화장품, 뷰티 관련 잡화를 통틀어 말합니다. 현재 전체 시장에서 흑인을 상대로 하는 시장의 70% 이상을 한인 뷰티 서플라이가 차지하고 있지요.”

미국 전역에 한인이 운영하는 뷰티 서플라이 업체수는 대략 8,500개, 매출액은 200억 달러에 이른다고. 손지용 회장이 이끄는 미주 뷰티서플라이총연합회는 32개 지역협의회에 소속 회원이 3,000여명이다. 뷰티 서플라이 한 업체가 취급하는 품목수는 대략 3만개 정도. 어마어마한 양이다.

“미국 화학 섬유 시장의 90%를 일본이 장악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가발 원사나 화학제품을 생산하면 미국의 한인 업체가 이를 사 줄 수 있구요.”

헤어, 케미컬 등에서 모국 기업과 동포 기업이 무궁무진하게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고. 한국에선 원사 생산이 사양산업인 섬유산업으로 분류돼 금융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

손 회장은 정부가 원사업체에 금융지원을 해 주는 등 조직적으로 뷰티서플라이 업계를 봐야 한다고 말한다.
“대구한상대회 업종별 비즈니스 세미나의 한 분야로 뷰티 서플라이가 들어갔어요. 이미 오래 전에 추진됐던 일인데 뒤늦게라도 추진돼 다행이지요.”

뷰티 서플라이는 한국의 제조업체-미국의 도매업체-소매업체로 한인 네트워크를 만들어 내는 한 우리 민족이 미국 내 주류시장에서 영원히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고, 한인들의 위상을 높여 줄 유망산업이다.

“흑인 여성들의 미용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하고 있어요. 패션 제품으로서의 뷰티 서플라이가 엄청나게 발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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