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어렵고 힘든 길, ‘한글을 지키고 빛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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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어렵고 힘든 길, ‘한글을 지키고 빛내는 길’
  • 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 승인 2010.03.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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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대표
한글은 한국 사람의 글자다.

그런데 제 글자인 한글보다 남의 글자인 한자나 로마자를 더 좋아하고 우러러보는 한국 사람이 많다. 한글이 태어나고 600년 동안 한자를 더 받들고 좋아했다.

한글이 태어나고 오늘날까지 한글을 업신여기고 못살게 한 무리들이 줄을 이었다. 그래서 100년 전부터 주시경님을 비롯해서 오늘날까지 한글 지킴이들이 저들과 맞서 한글을 지키고 빛내서 지금처럼 한글이 많이 쓰이게 되었다.

그러나 그 길은 어렵고 힘든 길이었다. 아직도 한글은 마음 놓고 살 수가 없다.

지난날의 한글 헤살꾼들을 보라. 세종대왕 때 한글이 태어나지도 못하게 상소문을 올린 집현전 학자, 최만리, 신석조, 김문들이 그 처음이다. 한글로 국민이 하고 싶은 말을 써 붙인다고 한글 책을 모두 불태운 연산군이 그 뒤를 이었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 말글을 못 쓰게 한 일본이 가장 큰 헤살꾼이다.

광복 뒤에도 일본처럼 한자를 섞어 쓰자는 무리가 끈질기게 한글을 빛나지 못하게 가로막은 그 찌꺼기이다. 이른바 한자혼용 세력인데 요즘엔 한문이 대학입시 과목에서도 빠진다고 하니 한문학자들도 이들과 함께 한글을 죽이려 덤벼들고 있다.

이들도 모두 입으로는 한글을 사랑한다고 한다.

그러나 한글로 이름을 짓고 쓰는 것을 꺼리고 부끄러워한다. 아니 오히려 한글로 이름을 못 짓게 하고, 쓰는 걸 헐뜯고 있다. 보통 말할 때도, 글을 쓸 때도 알아들을 수 없는 일본 한자말과 미국말을 섞어 쓴다. 그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러고도 스스로가 한글 헤살꾼, 우리말 헤살꾼임을 모르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한자를 섞어 쓰는 일본 교육에 길든 자들은 한글을 즐겨 써야 빛나는 걸 모르고 한글 쓰기를 헤살놓고 있다.

한글이 태어나고 지난 600년 동안 어렵고 힘든 일을 겪은 것이 한 둘이 아니지만 한글만으로 말글살이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때가 된 오늘날에도 자꾸 그러니 화가 난다.

이제 일본 한자말을 버리고 쉬운 말을 찾아서 쓰는 ‘말 다듬기’만 잘 하면 한글이 뿌리를 깊게 내리고 빛날 터이다. 그런데 정부와 국회와 학자와 언론이 떼 지어 한글을 짓밟고 있다. 한글과 이 겨레의 앞날이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일찍이 중화인민공화국이 건설된 초기에 중국은 배우고 쓰기 힘든 한자 때문에 힘들어하면서 문자개혁운동을 했다.

그 시기 중국 광명일보는 1950년 11월 5일자에 “한자는 언젠가는 없어질 것이요, 언제까지 남겨둘 수 없다. 잠시는 꼭 남겨둘 것, 당장 없앨 수는 없다”라고 한자의 운명에 대해서 쓴 한 중국학자의 글을 실었다. 그 글에 중국의 고민이 잘 표현돼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걱정을 안 해도 된다. 그래서 우리는 복 받은 나라요 겨레이다. 그런데 지금 어리석은 한 무리가 복 떨고 있으니 이를 어찌해야 할꼬.

한자가 우리 글자요 한자가 살 길이라면서, 또 미국말을 우리 공용어로 해야 한다면서 말이다.

그러나 한글은 그렇게 힘없는 글자가 아니다. 한글 지킴이들도 그렇게 만만하지만은 않다. 이제 한글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세종대왕과 앞선 한글 지킴이들의 뜻을 받들어 한글 지키기에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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