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에‘뉴파운드 랜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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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에‘뉴파운드 랜드’가 있다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0.02.2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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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석호 기자

이석호 기자
‘뉴파운드랜드(Newfoundland)’는 새로 발견한 땅이라는 뜻이다. 북미 캐나다 가장 동쪽 끝에 자리하고 있는 섬과 대륙 일부이다. 16세기 영국 어부 존 캐벗이 북대서양을 헤매던 끝에 우연히 발견해 붙여진 이름이다. 섬 세인트존스에는 16만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본토 레브라도 지방은 여전히 인간의 발길이 멀기만 한 곳, 바로‘뉴파운드랜드’다.

그리고 그 뉴파운드랜드에도 한인회가 있었다. 권지숙 회장이 대표로 있는 곳이다. 지난해 11월 「재외동포단체총람」을 위해 전화를 했다.

“서울이라고요? …”

가정집을 회관으로 대신하는 권 회장의 목소리에는 놀라움이 묻어났다. 그에게 뉴파운드랜드한인회를 총람에 싣고 싶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한인회가 친목단체에 가깝다며 손사래를 친다.

“책에 우리 한인회를 싣는다고요? 그러지 마세요. 한인회는 1년에 설날, 크리스마스 등 몇 차례만 만나는 정도가 전부에요. 별로 내세울 게 없어요. 외로움을 달래려고 서로 만나는 게 전부인 걸요.”

<재외동포신문>은 지난해 5개월간 재외동포단체총람 제작을 위해 전 세계로 전화를 했다.

북미, 아시아는 물론, 우리나라와 시차가 반대인 중남미 코스타리카, 유럽 알바니아, 아프리카 말리에도 전화를 했다.

많은 단체장들은 한국에서의 전화를 반갑게 맞았다. 미국 뉴잉글랜드 지역의 한인회장은 구구절절이 이민역사를 설명해주었고, 재불한인회는 파리 최초의 한인택시 얘기를 해주었다.

그러나 컴퓨터로 소통하는 시대에도 해외 연락은 쉽지 않았다. 독일어로만 얘기를 하는 에센한인회장의 아들에게 한인회 정보를 받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연수현조선족노인협회 임성도 대표는 한글을 잘 몰라 중국어를 섞어 쓴 편지를 보내와 애를 먹였다. 사진을 찍기 위해 1시간을 운전해야 한다는 플로리다의 한 한인회에는 일주일마다 확인전화를 계속해야 했다.

하지만 총람 작업 중 가장 힘들었던 일은 많은 전 세계 단체장들이 자기를 뽐내는 데 서툴러한다는 것이었다. 특별한 봉사활동도 사업도 없고 규모도 작은 ‘친목단체’라며 스스로를 과소평가하는 단체들을 설득해야 했다.

총람 조사팀과 전화로 연락이 닿은 한인회는 500여개, 경제단체가 400여개였다. 그리고 코윈 등 여성단체, 민주평통해외협의회, 한글학교협의회, 기타단체 들과도 연락을 했고, 이메일을 통해 단체정보를 받기도 했다.

총람작업에 있어 <재외동포신문>의 기준은 모국과의 연결 고리였다. 규모나 활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커다란 활동이 없더라고 오지에서 홀로 한국과 네트워크를 이어간다는 것이 소중하다는 판단이었다.

동포신문은 이번 작업을 통해 전 세계 각 대륙과 국가에서 동포들이 훌륭한 개척자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한인들은 크고 작은 모임을 통해 협력하며 우리전통을 잊지 않고 있다. 세계 각국의 동포들과 후손들은 지금도 ‘뉴파운드 랜드’를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총람 제작에 협조를 아끼지 않으신 모든 단체와 단체장들에게 이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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