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華商)·인상(印商)대회는 정부 간여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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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華商)·인상(印商)대회는 정부 간여 안해”
  • 정리=이종환 기자
  • 승인 2009.11.2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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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차 재외동포포럼] 발제 : 이준규 외교부 재외동포영사대사

이준규 영사대사
초창기 우리나라 정부의 재외동포 업무는 재일민단에 관련한 일이 대부분이었다.

광복절 행사에 참여하러 민단 대표들이 오면 자동차를 운전해 공항으로 영접 나가고, 식장에서도 좋은 자리로 안내하는 게 외교부의 통상업무였다.

재일동포들도 우리나라를 많이 지원했다. 일본 동경의 현 대사관은 재일동포들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방림방적의 창립자이기도 한 서갑호회장은 동경 아자부의 값비싼 땅을 대사관 부지로 기증했다. 이처럼 초기에 민단을 중심으로 했던 동포업무가 지금은 전세계 동포들을 대상으로 폭이 확대됐다.

지금 전세계 재외동포 700만명 가운데, 절반은 다른 국적을 갖고 있다. 중국의 조선족 동포들은 본의 아니게 중국적 보유자가 됐다. 미국 교포 상당수는 자원해서 미국적을 취득했다.

우리 정부는 재외동포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우리 정부의 관심이 유태인이나 중국 인도에 비해 뒤떨어진다고 비판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유태인이나 화교, 인상은 이민의 역사가 길다. 이들은 스스로 네트워킹을 해왔다. 이들이 초기에 네트워킹을 하는데 본국 정부들의 도움은 별로 없었다. 도울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이 때문에 이들은 정부의 간섭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우리는 좀 다른 것같다. 우리 재외동포는 이민의 역사가 짧고, 네트워킹에도 정부가 간여하고 있다. 한상대회가 대표적인 사례다.

화교들의 화상대회에는 정부 고위층이 참여한다고 하지만, 회의 준비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한상대회는 예산 거의 100%를 정부가 지원한다. 더불어 회의 조직과 진행을 재외동포재단이 주도한다.

내년 외교부의 동포관련 예산은 380억원이다. 정부 각 부처의 동포관련예산이 금년에는 800억원이었는데, 내년에는 1천억원으로 늘 전망이다. 이를 두고 울릉군 예산정도밖에 안된다는 비난도 있다. 하지만 평면적으로 비교하면 안된다. 울릉도는 대한민국 예산으로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

재외동포들은 다른 나라 정부가 사회 인프라 책임을 지고 있는 해외에 살고 있다. 재외동포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재외동포청을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재외동포청과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

재외동포들은 동포관련 서비스의 양적 질적인 향상을 바란다. 이를 위해서 예산을 대폭 늘리기를 바란다. 동포청이 설립되면 예산이 늘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같다.

그러나 동포청이 설립되더라도  예산이 늘기는 어렵다. 동포청이 되면 인건비 부담이 늘 것이다. 이는 사업비가 느는 데 대한 장애물이 된다. 인건비 사업비 모두 늘리려면 정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사업예산이 늘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동포청을 외교부 산하에 둬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인도와 중국 필리핀은 외교부 산하가 아니라 독자적으로 두고 있다. 어떤 부서로 할 것인가는 더 깊은 논의가 진행돼야 할 것이다.

지금 외교부에서는 재외동포 업무를 직원 열명인 한 개 과에서 하고 있다. 영사국장이 관할한다.외교부에서 업무를 이관시키더라도 영사업무는 여전히 외교부에 남을 수밖에 없다.

재외국민 현지 투표허용과 관련해 투표장소를 공관으로 제한한 것을 둘러싸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비행기를 타고 투표를 하러 가야 된다는 불만까지 나오고 있다.

투표장소를 늘리는 문제는 정치권에서 합의가 이뤄져야 할 사안이다. 재외국민 투표 허용이 국내 정치의 발전과 해외 교민사회의 단합과 성숙을 이루는 계기가 되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복수국적 허용과 관련해서는 우리 정부에서 전향적 자세를 갖고 있다. 그동안 복수국적을 갖는 것에 대해 국내에서 부정적 이미지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이 같은 국민정서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병역기피나 세금회피를 위한 수단이 되지 않도록 하면서 잘 운영하면 우리 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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