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시론 > 불법체류자 단속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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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시론 > 불법체류자 단속한다는데
  • 연합뉴스
  • 승인 2003.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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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불법체류 외국인 합법화 기간이 15일로 끝남에 따라 17일  부
터 불법 체류자에 대한 정부의 단속이 본격화된다. 외국인 불법체류자들 가운데  상
당수는 합법화 절차를 받고 남아 있게 됐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귀국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자진 출국거부자가 12만명에 달해 당국의 단속 대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
다. 자진 출국거부자들은 대부분 몸을 숨기고 사태를 관망하겠다는 작정이기 때문에
당국과의 숨바꼭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국인 불법 체류자들은 대부분 우리 근로자들이 기피하는 이른바 3D업종의  영
세기업에서 일하며 생산활동에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그들은 가난 때문에 일자리를
구해 한국을 찾아온 '코리안 드림'의 주인공들이다.어려움 속에서 한국의 말과 풍습
을 익히며 나름대로 한국생활에 적응한 세계시민의 일원이라고 할수 있다.그러나 일
부는 한국인들의 편견과 악덕 업주의 횡포에 피해를 보고 고통을  받았다는  호소를
하기도 했다. 불법 체류자라는 신분상 약점이 이들을 괴롭히는  원인제공자  역할도
했다. 한국정부가 외국인 고용허가제 도입과 불법체류자 출국을 추진하는 것도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자는데 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정부는 내년 6월까지 법무부,노동부 등 5개 부처 합동으로 불법체류자들을 강력
히 단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10만명이 훨씬
넘는 불법체류자들을 제한된 인력으로 어떻게 단속할 것인지 궁금증이 앞선다. 정부
기관간의 협조체제와 인력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단속의 실효를 거두지  못하
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 불법 체류자들 중에는 한국정부의 오락가락하는 외국인
인력정책을 경험한 바 있고 그래서 정책을 불신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정부정책
이 신뢰를 잃고 외국인들의 웃음거리가 된다면 망신이 아닐 수 없다. 정책의 일관성
을 유지하는 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불법체류자 대책은 중국,동남아 등 다른 나라들과의 외교적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우선은 불법체류자 단속과정에서 인권침해 시비가 발생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쫓겨가듯이 본국으로 돌아가는 당사자들의 서운한 감정과  한국에  대한
인식이 장래에 미칠 영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불법체류자의 약점을  이용해서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악덕업주들을 엄벌하는 등 외국인들의 억울한  피해
가 없도록 막아야한다. 국적회복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을 하는 조선족 동포들의 호소
는 또 다른 차원에서 우리사회가 고민해야 할 과제다. 앞으로 예상되는 문제점과 부
작용을 최소화하도록 정부 당국의 현명하고 치밀한 대처가 요구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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