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단속효과 있나..첫날 단속 70여명 불과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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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 단속효과 있나..첫날 단속 70여명 불과 >(종합)
  • 연합뉴스
  • 승인 2003.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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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이율 기자 = 불법체류자 일제 단속이 이틀째로  접어들
면서 중국동포와 외국인 노동자 사회는 잔뜩 움츠러든 상태에서 시민, 종교  단체를
중심으로 불법체류 단속에 항의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 합동단속반은 일망타진식 단속에 따른 여론 악화를 우려,  계도에  초점을
맞춰 단속을 실시하고 제조업체 근로자는 한시적 관용을 베풀겠다는 입장을  밝혔지
만 불법체류자들은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듯 대부분 이미 잠적했다.

    ◆겉도는 단속 반발만 초래 = 단속반은 18일 서울과 안성 등  수도권  일대에서
단속에 나섰지만 첫 날인 17일 70여명이 적발된 점에 비춰 성과가 의문시된다. 턱없
이 부족한 수용시설도 불법체류자 단속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당초 기대한 단속 효과가 나타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번 조치가  불법
체류자들을 지하로 더 깊숙이 숨어들게 만들어 이른바 `3D업종'의 인력난만  가중시
킬 것이라는 불만들이 노동계 일각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노동부는 이미 출국한 2만3천여명을 제외하고 10만명으로 추산되는  불법체류자
중 대다수는 단속을 무릅쓰고 제조업체에 근무하고 있거나 지방 도시로 잠적했고 일
부는 종교 시설 등지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단속반은 접객.요식업소나 숙박업소, 역 등을 중심으로 단속활
동을 벌여 번번이 허탕을 치고 있는 실정이다.

    단속반은 종교 시설에 들어가 불법체류자들을 강제로 끌어낼 경우 야기되는  비
난 여론이 부담스러운데다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제조업체의 원성도 무시할 수 없
어 적극적인 단속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단속에 나선 일선 경찰관은 "불법체류자가 농성중인 교회에 들어가 무리하게 단
속하면 오히려 역효과만 불러올 것"이라며 "사실상 길거리 단속밖에 할 수 없는  처
지"이라고 고충을 호소했다.

    ◆단식 환자 속출..대책 마련 시급 = 중국동포 2천300여명은  이날까지  서울과
경인 지역 8개 교회에서 닷새째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탈진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는 등 단식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어 자칫 불상사마저 우려되고 있다.

    지난 17일 밤에는 새문안교회에서 농성 중이던 7명이 탈수증으로 119  구급차에
실려 세브란스 병원으로 실려갔고, 서울 명성교회에서는 나흘 동안 20여명의 환자가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조선족 교회 집계 결과 2천300여명 중 18일 오전까지 175명이 탈수 등으로 진료
를 받았다.

    이 교회 이은규 목사는 "고혈압 등 지병을 앓고 있는 중국동포들이 단식까지 하
다 보니 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의료 선교팀에서 자원봉사를  나와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불법 체류자 추방을 반대하는 집회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재외동포연대추진위원회 소속 중국동포 130여 명은 서울 연지동 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재외동포법 개정과 불법체류자 사면을 촉구하며 나흘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 중 일부 고령자들과 지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농성도 힘겨운 상태로  기
념관 숙소에서 교대로 휴식을 취하고 있고, 나머지 참가자 전원은 하루 2차례  기념
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의 집'도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사이트 (www.migrantworkers.o
rg)를 개설, 12만명으로 추산되는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강제 추방을 반대하는 `12만
범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gcmoon@yna.co.kr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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