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 근로자의 국적회복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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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포 근로자의 국적회복 해법은?
  • 김선태
  • 승인 2003.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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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정브리핑,국정넷포터 11월 17일자 ) 김선태=
중국의 우리 동포들, 그들은 누구인가?

일제의 침략과 그들에게 짓밟힌 35년의 우리 나라의 역사를 생각한다면 지금 중국의 연변을 중심으로 한 동북 3성의 우리 동포들은 그냥 우리 동포라는 단순한 생각을 넘어 그들의 조부모, 부모들의 삶을 생각할 때 진정으로 감싸주어야 할 절대로 함부로 할 수 없는 우리의 형제이다.

친일매국 세력은 일본의 앞잡이가 되어서 호의호식하면서 이 나라를 망쳐가고 있을 때, 그들은 초근목피를 씹으면서  밀림 속에서 백서농장(白西農場)을 일구고 청산리전투(靑山里戰鬪)를 승리로 이끈 독립투사들의 후손들이나, 그들 동지들의 자손들도 섞여 있을 것이다.

그들의 조상들이 나라를 위해 온 몸을 다 바쳐 피땀을 흘리고 있을 때, 우리 나라는 과연 그들에게 무엇을 해주었던가? 그들을 탄압하고 그들을 토벌하는 군인이 되어서 앞장서기도 했으며, 친일 앞잡이가 되었던 그런 사람들이 해방 이후 지금까지도 내로라 하고 살아오지 않았던가?

그러나, 지금도 저 먼 중국 땅에 남아 있는 그들은 해방과 동시에 귀국하지 못하였다는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철의 장막이니 죽의 장막이니 하는 사상의 벽에 갇혀서 50여 년을 고국을 그리워하며 한숨과 눈물 속에 살아야 했던 수난을 당해온 형제들이다.

이들 중의 일부는 '외국인 노동자'가 되어 지금 이땅에서 수 천명이나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그들이 지금 우리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독립투사의 자손이니 명예를 회복해 달라는 것도 아니고, 억울한 지난 세월을 보상하라는 것도 아니며, 오직 조상들의 땅인 이 땅에서 살 수 있도록 국적을 회복해서 조상의 땅에서 살  권리를 달라는 것이다.

내 할아버지의 땅, 내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뼈가 모셔져 있는 고향을 등지고 일제의 사슬을 피해서, 그들에 저항해서 문전옥답 다 버리고 산 설고 물 설은 땅에 가서 살아온 세월은 억울하고 비참했지만, 이제 사상의 벽이 허물어지고 자유로운 왕래가 이루어진 시절이 와서 사랑하는 조국이 잘 살게 된 것이 기쁘고 반가웠고, 내 조국에 와서 돈벌이를 해서 잘 살아 보자고 수 십년 가꾸어 오던 논밭 팔아서 귀국준비를 해 가지고 조국에 들어온 그들이다.

물론 현재의 국적법 상으로 분명한 외국인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호적이 아직 남아있을 만큼 아직도 뜨거운 우리의 피가 함께 흐르는 동포들이다. 다른 나라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들의 불법 체류자들과 차별화해서 처리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비록 내 집을 떠나 있었다고 하더라도 내 가족임을 부정할 수 없듯이, 내 나라를 떠나서 살아온 그들이지만 우리 동포이고, 우리 형제임은 부정할 수 없는 일이며, 아직도 내 나라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그들이 아닌가?

재외 동포법 상의 어떤 조항이 얼마만큼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는 몰라도 여의도의 선량들은 무엇을 하고 있으며, 이 나라의 정치지도자들은 왜 그들을 외면하는가? 행여라도 그들이 돌아와서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생각하는가? 그들 때문에 우리 산업에 지장을 받은 것이 있는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우리 산업의 일군으로 나라 산업을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서 산업현장에서 일해왔다. 현재 우리 나라 젊은이들이 외면하고 싫어하는 힘들고, 지저분하고, 돈벌이도 변변찮은 일자리라도 마다하지 않고 일하고 있다. 산업현장에서는 그들의 손길을 마냥 기다리고 있고 손짓하고 있다. 만약 그들이라도 현장에서 일해주지 않으면 공장을 해외로 옮겨야 하겠다는 중소공업업체들이 우리 나라 산업체의 50-60%를 넘어서고 있는 현실이 아닌가?

이제는 우리가 변해야 한다. 우리 동포들도 살고 우리 나라의 산업도 살아남는 방법이 되는 재외동포들에 대한 좀더 다른 대우, 좀더 현명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들에게는 다른 나라의 불법체류자와 같은 대우를 하기보다는 우리 동포로 좀 더 다른 대우, 즉 산업체 근무할 수 있는 체류기간을 2배쯤 늘려 주어서 마음놓고 일할 수 있게 해주면, 우리 나라의 산업도 돕고 그들이 돌아가서 많은 땅이라도 사서 자신들의 영토를 넓혀 갈 때, 그것은 한편으로 우리의 영토를 넓혀 가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유태인들이 그들의 영토는 없어도 전세계의 경제를 주름 잡고 있었기 때문에 2000년 전의 조상의 영토를 회복할 수 있었으며, 그들이 자신들의 조상을 잊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뭉쳐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중국은 나라 힘이 강해지면서 우리 역사인 고구려마저 그들의 영토요 속국으로 치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만주 동북 3성의 영유권마저도 제기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닌 상태인줄은 안다. 그렇다면 우선 우리 동포들에 대한 것이라도 정책적으로 그들을 돕는 어떤 대책이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 동포들인 그들에게 무슨 방법, 어떤 대책이라도 세워서 다른 외국근로자와는 달리 좀더 연장하여 근무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방법은 없는 것인지, 그리고 그들이 요구하는 국적을 회복시켜주는 방법은 없는 것인지 정부의 전향적인 대책이 있었으면 좋겠다.

국정넷포터 김선태
<김선태님은> 고양시 원중초등학교 현직 교장선생님으로 한겨레신문('김선태 교장선생님의 학교이야기')을 비롯해 대한매일, 한국일보, 오마이뉴스 등 다양한 매체에 교육칼럼을 쓰셨습니다. [약력] 한국아동문학회 부회장,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저서]<빨간 마스크의 공포(한국파스퇴르)> 외 10여권의 동화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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