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든 탑이 무너지랴...
상태바
공든 탑이 무너지랴...
  • dongpo
  • 승인 2003.11.1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포언론으로는 보기 드물게 창간 10주년을 맞는 신문이 있다. 프랑스 동포신문 오니바 www.oniva82.com는 93년 12월1일 창간된 뒤 10주년을 맞는 다음달에 120호를 펴낸다. 이를 계기로 12월19일 빠리에서 창간10주년 기념행사를 갖는다. 오니바는 "함께 가자"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로 프랑스인들은 입에 달고 다닐 정도로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주요한 행사는 10년치의 기사중 화제를 모았던 기사들을 선별해서 책으로 펴내는 일이다.  현재 지난 10년간 게재된 기사들을 재분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날 출판기념회를 갖을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오니바 10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회가 11월15일에 발족돼 정치망명객이었던 프랑스 원로동포 이유진선생이 위원장을 맡았다. 위원들은 주로 오니바의 전현직기자들과 국내외의 재외동포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동포신문이 10년동안 발행인이 바뀌지 않고 나오는 경우는 전세계 동포사회를 둘러봐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더구나 동포신문이 한국신문 기사를 소개하는 역할에 머물고 있는 것과 달리 오니바는 창간호부터 자체기사를 생산하며 지역언론의 역할을 수행해온 것도 '특이한' 점이다. 또한 10년동안 1면 편집틀을 똑같이 유지해온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 틀을 깬 것은 단한번으로 남북정상회담을 보도할 때였다. 10년을 한결같이 1면 편집틀을 유지해온 데서 김제완 발행인의 고집을 엿볼수 있다.

오니바 10년동안의 주요한 기사는 정치망명객 이유진씨의 문제를 심층보도한 것이다. 2000년 2월부터 1년여에 걸친 한국정부와의 '싸움' 끝에 소명절차 없이 귀국하도록 했다. 그리고 72년 주불대사였던 이수영 의문사 사건을 한글로 쓰여진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들춰냈으며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진정했다.

'특종'도 여러 개 있었다. 그중에 바르도 특종은 국내일간지 4개사가 받아서 특종의 조건을 갖추었다. 98년경 브리짓트 바르도재단의 인터넷 사이트는 개를 때려죽이는 끔찍한 사진을 걸어놓고 한국을 비난했다. 오니바는 이 사진의 배경이 중국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기사화했다. 이를 보도한 한국신문을 보고 분노한 네티즌들의 공격으로 결국 이 사이트가 마비됐었다.

김발행인은 현재 재외동포신문 편집국장으로 일하기 위해 현재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 빠리에서는 하석건 편집위원과 기자들이 신문 발행을 담당하고 있지만 최근들어서는 재외동포신문 기사가 많이 실린다.

이를 두고 김발행인은 재외동포신문이 오니바의 '월드에디션(세계판)'이라고 말한다. "1만5천명의 프랑스동포들을 상대로 신문을 펴낸 경험을 밑천으로 이제는 7백만동포를 펴냄에 따라 보람도 그만큼 커졌다"고 말한다.

그러나 "10년 공든 탑이 무너질까 걱정이다"라고 말한다. 10주년을 맞아 계획했던 '동포사회와 동포언론'을 주제로 한 세미나는 불발로 그쳤으며 창간 초기나 별다름이 없는 프랑스 동포사회 규모로 인해 신문의 성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어 존폐의 위기에 서있기 때문이다. 최연구기자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