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은 비영리재단이 맡아야
상태바
이민은 비영리재단이 맡아야
  • 송옥진
  • 승인 2003.11.1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 여름 현대 홈쇼핑에서 ‘이민상품’을 판매하면서 국내의 이민열풍이 과열되고 있다. 그러나 1970년대부터 해외이민사업을 해온 호서대 해외개발학과 양창영 교수에게 ‘이민상품’이란 불안하기 짝이 없는 장사다.
“이민은 사람을 다루는 것입니다. 그것을 수익사업으로 한다는 자체가 문제가 있어요.”
양창영 교수는 이민사업은 수익사업을 목표로 하지 않는 비영리법인이 맡아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온 사람이다. 그가 외무부의 이민관련 업체를 조사해보면 이민사업자로 등록한 90여개 업체 중 실제로 활동하는 곳은 10여개밖에 안된다. 그는 이처럼 해외업체의 난립이 정부정책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1984년 전두환 정권에서 이민법을 바꾸었지요. 이민 사업을 보건복지부에서 외교통상부로 이관하면서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꾸었지요. 그때 ‘재단법인’이라는 문구를 삭제함으로서 이민을 수익사업으로 생각하고 너도 나도 나서게 해 결국 이민을 원하는 사람들만 피해를 입었어요. 해외이주 업체를 잘못 선택해서 되돌아오는 사람들이 참 많아요. 말도 못하고 냉가슴을 앓고 있지요.”라고 지적한다.
그가 한참 이민사업을 하던 70년대 중반에는 연간 4만8천6백명을 보내기도 했다. 현재 연 1만2천명 정도가 이민을 가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숫자다. 해외동포 700만은 그렇게 형성된 것이다.
“최근의 이민은 주로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영어권으로 갑니다. 성공한 케이스도 많지만 대부분 3D 업종으로 가게 됩니다. 자신이 IT 전공이라든지 특별한 기술이 없을 경우 닭도 잡고 자동차 정비하고 그렇게 힘들게 시작합니다. 이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이민전문회사가 할일 입니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학력과 영어실력을 점수제로 따진다든지, 나이가 많으면 불리하다든지 하는 정보를 정확히 알고 가야 합니다. 돈벌려고 홈쇼핑에 상품을 파는 것은 미친 짓입니다.”
이민의 상품화를 반대하는 이민박사의 단호한 지적이다. 70년대에는 산아제한 대신 이민을 가자라고 외쳤던 양창영 교수는 동포들의 네트워킹이 바로 국력이라고 강조한다. 이미 10년 전에 동포들의 힘을 모으고자 이민 동포 상공인들과 함께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를 조직하기도 했다. 이 조직은 지난 한상대회 최대의 중심조직이다.
“이민은 우리가 세계로 뻗어가는 일입니다. 좁은 땅에서 복닦거리기보다 해외로 뻗어나가 민족의 동질성을 유지하고 정체성을 지키면서 네트워킹을 한다면 그것이 곧 국력이고 국가에 도움이 되는 일일 것입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