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문학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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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문학선집
  • 송옥진
  • 승인 2003.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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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동포문학선집’을 출간하겠다고 밝힌 한국문학평론가협회 임헌영 회장(중앙대 국문과 교수,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동포문학선집 출간 계기를 묻자, “정부의 동포정책부터 비판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임회장은 70년대 재일동포를 만나면서 민단과 총련으로 나뉘어 해외에서까지 민족분단의 현실을 실감하면서 동포문제에 눈을 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동포사회가 정치적으로 이용되곤 했지요. 그래서 한국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냉전 이데올로기에 휩싸인 사람들이 많지요. 문학을 통해 민족의식, 통일의식의 공유가 필요합니다.”
동포문학선집에는 20세기까지 동포들이 남긴 모든 기록을 담을 예정이다. 장르의 제한도 두지 않아 이 작업이 끝나면 세계화에 앞장선 동포들의 150년 이민사가 정리되게 된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20세기까지이고 이후의 작업은 후손들에게 맡길 생각입니다. 즉, 1999년까지 쓰인 소설, 시, 전기, 자서전, 수필, 증언록, 유행가까지 20세기 이민의 역사가 기록된 것들을 모아 국가별, 지역별, 작가별로 분류해나가는 작업을 해나갈 계획입니다.”
그 첫 작업으로 지난 10월 26일에 세미나겸 첫 편집회의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는 나라와 지역별로 미국, 일본, 중국, 소련, 유럽, 기타 지역으로 6개팀의 기획위원이 결정되고 제작 원칙이 결정되었다.
“국내 동포 문학에 관심있는 연구자, 현지 문학 전공인 동포, 현지 문학인 등 3인이 함께 참여합니다. 1차 대상은 우리말로 쓰여진 것이지만 외국어라도 우리 민족의식과 역사의식이 담긴 것들을 우선으로 예술성, 민족적 정서, 현장성을 기준으로 선발할 계획입니다.”
평론가협회가 추진하는 사업답게 이번 동포문학선집에는 ‘작가론’과 ‘문학사’도 함께 정리할 계획이다. 50권 분량에는 약 1000여명의 동포작가의 작품이 실리게 된다.
“국내에서 해외 문인을 초청하는 사업들도 있었지만 아직 해외 문학인의 숫자조차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작업을 통해 문학인들이 서로 교류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우선 올해말까지 해방전 중국 동포 문학을 책으로 발간해낼 생각이다. 그러나 2006년까지 ‘50권’의 동포문학선집을 만드는 일이 예산지원없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일단 계획은 세웠습니다. 어디서 지원을 받든 동포 문학을 정립하는 업적은 여원히 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만한 국력을 가진 나라에서 이거 하나 못해내겠느냐 하는 자신감도 있구요.”
하루라도 빨리 첫사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문학인으로서의 책임감은 이제 첫삽을 떴다. 윤동주 시비를 발견한 오무라 마쓰오 와세다대 교수, 중국 연변작가회의 김학천 주석처럼 쟁쟁한 인물들이 그와 함께 동포문학선집 정리에 나서고 있다. 그의 힘찬 도전이 해외동포문학선집 50권으로 완성될 날을 하루속히 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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