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호 동포시단] 불의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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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호 동포시단] 불의혼 2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09.05.1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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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혼 2

님은 지금 어느 별에서 오신건가요
천녀의 맑은 눈매가 님의 숨결안에서 태여난건가요
망망초원을 달리는 들말들이 품안으로
태초의 길을 내신건가요
주절대는 두만강에 할아버지 옛말이 굴러오나요
벼농사에 꺾인 아픔 아버지 등허리 침묵인가요
아직도 하얀 팔은 못다바랜 유골항아리
그 절애의 통곡인가요

님은 지금 무엇을 꿈꾸나요
보아도 바라도 못다 편 삭지 않은 흰 저고리
그 고매한 혼과 그 가락과 그 눈매 고운
률동에 마음을 적시나요
힘겨운 목숨의 길을 정정히 찬찬히 꼿꼿이 세우시고
도고한 바위를 가슴아래 묻어두고
천고의 먼 길을 떠나실 고운 보선발 감추고
지금도 길을 떠나시는건가요
마주서서 가슴 사르는 불의 혼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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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건
시인·재중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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