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서도 밝혀진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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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에서도 밝혀진 촛불
  • 코리아미디어
  • 승인 2002.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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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장갑차에 숨진 여중생을 기리고, 불평등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촉구하는 '촛불 추도 모임'이 밴쿠버에서도 14일 열렸다.

오후 6시 밴쿠버 아트갤러리 옆 롭슨 스퀘어에서 참가자들 약 50여명은 촛불을 밝혔다.

참가자들은 주로 한인 대학생들과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생활하는 유학생들이었으나, 자녀와 함께 나온 한인들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추도모임 참가자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여중생 장갑차 사고를 알리는 전달을 나누고, 촛불에 불을 밝혔다.

추도 모임참석자들은 모임을 제안했던 토미 리씨의 제안으로 잠시 묵념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아트갤러리 옆에 돌의자에 고 신효순과 심미선양 영정을 마련하고 촛불을 모아 어린 넋의 죽음을 기렸다. 당초 제안됐던 미국 영사관까지 행진은 취소됐다.

추도모임전 밴쿠버에서는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쳐 모임이 무산될 염려가 있었으나, 모임 시간동안에는 비바람이 그쳐주어 촛불을 꺼뜨리지 않고 행사가 진행될 수 있었다.

뒤늦게 도착한 이들은 초에 불을 붙여 두 여중생의 영정 앞에 촛불을 올리고 잠시 묵념 시간을 갖기도 했다.

자녀와 함께 추도모임에 온 김정수씨(27세)는 "비가 많이와 모임이 무산될까 걱정했었다"면서 "작게나마 한국사람으로서 해야할 일을 한 것 같다 기분이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같은 날 있었던 코리아미디어 문화센터 개원 1주년 기념행사장에서도 아스파(Aspha)밴드의 제안으로 잠시 여중생들을 기리는 묵념시간이 있었다.

14일 촛불추모는 밴쿠버 뿐만 아니라 독일 베를린, 러시아 모스크바등 여러 지역에서 젊은 한인들의 주도로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모임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같은 날 10만명이 광화문에 모여 평화적인 시위를 가졌다.

해외에서는 '추도'분위기로 촛불시위가 확산중인 반면, '미군 장갑차 고 신효순, 심미선 양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한국내에서는 SOFA개정 및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공개사과라는 두 가지 요구에 대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밴쿠버 촛불 모임은 소파개정에 관한 영문 및 우리말 '성명서'발표등 현안에 대한 주장이 있기는 했으나 장갑차에 숨진 여중생을 추도한다는 성격이 더 짙어 보였다.

추도모임에 참여했던 한 한인은 "한국사람 뿐만 아니라 캐나다 현지인의 참여와 관심이 좀더 있었으면 좋겠다"며 약간의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밴쿠버내 네티즌의 제안으로 있었던 이번 모임은 월드컵이후 '평범한 한인'들의 자발적인 모임이었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민수기자/ms@corea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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