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포들 “강남 아파트 투자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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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포들 “강남 아파트 투자 붐”
  • 김제완
  • 승인 2003.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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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등 해외 거주 동포들 사이에도 서울 부동산 투기 바람이 일고 있다. LA에서는 서울의 강남 아파트 구매를 알선하는 부동산회사도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11월2일 방영된 KBS1-TV 프로그램 "한국사회를 말한다"의 ‘그들만의 리그- 강남의 부동산’ 편에서 밝혀졌다. 이 프로 제작팀이 잠실주공아파트 2-3단지를 표본으로 삼아 소유자를 조사한 결과, 해외동포가 총16개국에 걸쳐 14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부동산 투기가 해외동포들에게까지 번져나가고 있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 프로 제작팀은 주공2단지 4450세대와 3단지 3280세대등 모두 7730세대의 등기부 등본을 발급받아 이주일동안 현소유주와 전소유주 그리고 매매 일시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2-3단지 소유자의 절반가량이 강남 거주자였으며 지방 거주자는 753명이고 두채이상 소유자는 16명이었다. 이 아파트는 재건축이 예정돼 있어 투기대상으로 알려졌다.

해외동포로서 이 단지의 아파트를 소유한 140명중에 미국 동포가 89명으로 과반을 점했으며 이어서 캐나다 14명, 일본 7명의 순위를 보였다. 이 프로는 미국의 경우 LA에 투자자들이 많이 모여있으며 이곳에서는 교포들에게 강남의 아파트를 소개하는 전문부동산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LA에 거주하는 한 동포는 "12년전에 개포동에 있는 아파트를 5천만원에 샀는데 지금은 6억5천만원으로 올랐다"며 “강남이 투자하기에는 세계 최고의 적지”라며 “아메리카 드림 찾아온 동포들이지만 부동산 만큼은 코리안드림”이라고 말했다. (3.8매)





일본과 한국의 지금

일본 경제가 최고 절정에 달했던 1980년대, 도쿄 시내 빌딩, 맨션, 단독 주택은 경제 대국의 도시답게 세계 최고의 가격을 호가했었다. 3LDK 맨션의 경우 지역에 따라 8~9천만 엔을 호가하였고 일본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약 30평 규모의 단독 주택도 도쿄 23구 일부를 제외하고는 맨션 가격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사정은 어떠한가? 버블이 걷히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일본의 부동산 업계는 마치 전쟁의 포화를 맞은 듯 초토화가 되고 있다. 개인의 파산으로 수십 억 엔을 웃돌던 건물들이 봇물처럼 경매로 쏟아져 나와 불과 몇 억 엔에 낙찰되기도 한다. 게다가 인기 지역의 부동산 경매가 나오더라도 그 경쟁이 불과 10여명 안팎으로 심지어는 도쿄 시내 몇몇 곳을 제외하고는 물건이 유찰되는 경우도 심심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건물을 싼 경매로 사더라도 과다한 세금과 임대가 잘 되지 않는 등 경제적 실리가 되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운영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주택 사정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부동산 아트홈(www.arthome.co.jp)을 살펴보면 맨션들이 2,000만엔 미만에 나오는 매물도 눈에 뜨인다. 이 가격은 서울 시내 아파트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부동산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당연히 도쿄 시내 주택 건설 붐도 한 풀 꺾였다. 주택을 지어 두세 차례 가격 할인을 해도 입주가 되지 않아 1년 이상 텅 빈곳도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주택을 지어도 판매가 되지 않아 도산하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게다가 사회 전반적으로 리스트라, 도산이 속출하면서 일본의 샐러리맨들의 평생 꿈인 내 집 마련은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이미 세계 최고의 주택 가격을 호가했던 도쿄의 집 시세는 어느새 이웃 서울과 비슷한 시세를 달리고 있다. 어느 쪽이 제대로 된 경제 발전의 길을 걷고 있는지, 어쩌면 두 사례 모두 잘못된 흐름을 타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한국 부동산은 안전한가?
한국은 일본과 다르다고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이나 업계 전문가들에 의하면 한국 부동산도 버블 붕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자주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몇 가지로 요약된다.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기형적으로 부동산에 돈이 몰리고 있다. 즉, 주택이나 아파트, 토지 등을 재테크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정관념은 머지 않아 깨질 수 있다. 주식의 폭락이 그 앞선 예이다. OECD선진국의 예를 보아도 선진국 자산 가격 추이를 조사한 결과 거품의 붕괴는 부동산이 가장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시장은 24번의 붐 가운데 가격 폭락은 4차례로 경험적 확률이 17%이지만 부동산은 20번의 붐에서 절반 이상인 11번의 가격 폭락이 있었다. 이런 부동산 가격 하락은 이미 경제지표적으로 앞섰던 일본,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등 비교적 국토가 비좁은 국가에서 그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한국의 경우 부동산 가격의 폭락은 가정 경제 파탄에 가장 큰 힘을 미칠 것이다. 또한 부동산 재테크가 절대적 투자라고 생각하는 한국 사회에 언젠가 그 고정관념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는 추락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는 부동산으로 몰리는 투자 뭉치들을 장기적 안목으로 사회 간접 자본 투자, 기술 투자 등 생산적 투자에 유도해야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다시 한번 귀를 기울여야할 때다.    

월간 아리랑 arirang21@arirang21.com
2003년 06월 25일 (1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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