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귀중히 - 재일 조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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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을 귀중히 - 재일 조선학교
  • 최연구
  • 승인 2003.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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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조선학교는 민족교육을 위해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학교이다. 일본정부는 중국과는 달리 소수민족자치교육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조선학교는 법적으로는 학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조선학교를 졸업해도 공식적인 학력으로 인정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련계인 조선학교는 무려 120여개에 이른다. 반면 민단학교는 2-3개정도에 불과하고 그나마 방과후 한글을 가르치는 정도라고 한다. 개교 57년째인 오사카조선제4초급학교(교장 고의웅)의 경우 부설유치원과 초급학교(초등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교장을 포함해 교원이 11명, 직원이 2명이었다. 유치부는 한 반이 13명이었고 한 학년에 한 반이 있는 초급학교는 각각 40명씩이었다.
기자가 조선학교를 방문한 날은 학부형들이 볼 수 있게 시범수업을 하는 날이라 우리말로 진행하는 수업을 참관할 수 있었다. 유치부 해바라기반(권선득선생)에서는 '동무들과 힘을 합쳐 바줄당기기를 한다'는 수업목표 아래 유치원 꼬마들이 고구마, 밀감 등의 모형을 캐며 줄기식물 이름을 익히고 있었다. 5학년 황영숙 선생님반에는 우리말로 일본어 수업을 하고 있었는데 벽에 붙여놓은 한반도 지도와 칠판 위의 '우리말을 귀중히'라는 표어가 한 눈에 들어왔다. 6학년 한성철 선생님반은 사회수업시간이었는데 '자본주의 나라 실업자의 생활처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운동장에서 예술경연대회참가작품 발표회가 있었다. 은상을 받은 중무 '꽃씨를 뿌려요', '손북춤' 금상을 받은 합주 '우리는 행복해요'등의 작품을 학부형과 전교생이 모인 가운데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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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학교는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라 ,무상교육이지만 조선학교는 재정문제 때문에 초급학교의 경우 만3천엔(14만원)정도의 수업료를 받는다. 이런 불리한 조건과 경제적인 부담에도 불구하고 많은 동포 학부형들이 자식들을 조선학교에 보내고 있다. 조선학교의 학부형들이라고 반드시 총련계인 것은 아니다. 민족학교가 없다 보니 민족교육을 받게 하려면 조선학교로 보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선학교는 재정도 어렵고 시설도 형편없다. 교실에는 그 흔한 컴퓨터 한대 없었다. 세계 제2의 경제대국 일본의 학교라는게 무색할 정도이다. 그간 한국정부는 이들 조선학교에 대해 총련계라 하여 어떠한 관심도 기울이지 않았다. (5.4매) 오사카=최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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