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재단 한인회장대회 워크숍으로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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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재단 한인회장대회 워크숍으로 바꿔야”
  • 오덕술
  • 승인 2009.01.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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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단의 ‘힘’실감한 신년하례회, 일 의원 60여명 참석

세계 한민족 대표자 협의회 참관기 

▲ 세계한민족대표자협의회에 참가한 한인회장들. 맨 왼쪽이 필자.

세계 한민족 대표자 협의회에 참석 하기 위해 지난 7일부터 3박4일 일본을 다녀왔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대표자는 세계 각지의 한인회 대표 40명과 재일 민단 측 참가자 등 모두 45명. 첫날 저녁에 열린 재일 민단(정진 단장) 주최 환영 만찬에 정진 민단 단장의 환영사와 권철현 주일대사, 권영건 동포재단이사장의 축사에 이어 김길남 세계한민족대표자협의회 공동의장의 답사가 있었다. 행사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사회자인 서철원 민단국제국장의 소개로 지역 대표들이 나와 자신이 사는 곳을 소개했다.

“내 차례까지 올까?” 했는데 미국, 유럽, 중국에 이어 네 번째로 갑작스레 나를 지목하는 것이 아닌가! 당황스러웠지만 피하거나 양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깨닫고, 나는 단상에 올라가 피지가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파라다이스라고 자랑하며, 임지로 돌아가면 피지를 홍보해 달라고 부탁하며 마무리했다.

다음날 아침 민단 본부로 이동한 우리는 회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민단 본부에 있는 역사관을 둘러 보았다. 거기서 나는 재일민단의 60만 동포는 아픈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강제 징용 당했던 흔적들, 그리고 해방 후에는 핍박과 멸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던 흔적들이 고스란히 전시돼 있었던 것이다.

이어 회의실로 이동해 운영 위원회를 열고 다음과 같이 결정했다. △세계한민족 대표자 협의회=정부 기관이 관여하지 않는 순수한 민간 단체로서 대정부 교섭 및 감시단 역할로 거듭날 것을 만장일치로 결의 △세계한인 회장대회의 성격과 운영방안=재외동포재단의 세계한인회장대회는 워크숍 형태로 전환하여 세계 각국 한인 회장들에게 국가 주요 시책 및 동포 후세들에 대한 정체성 교육을 위한 세미나가 되도록 촉구 △차기 운영위원 선출=상임대표 7명을 회의에서 선출. 모두 30명인 운영위원은 미주(캐나다 포함) 8명, 일본 7명, 중국 4명, 유럽 4명, 동남아시아 3명, 대양주 2명, 아·중동 1명, 남미 1명으로 배분하고, 선출된 상임대표가 임명 혹은 선출.

9일에는 민단 신년하례식이 있었다. 모임에는 한국측에서 이상득(한나라당) 한일정치인 연맹 공동 상임대표와 박진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을 비롯해 10여명, 일본 국회의원도 60여명이 참가했다. 일본 국회에서 대정부 질의가 진행 중이라 전년보다는 많이 오지 못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인데, 민단의 ‘힘’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일본민단 소속 60만 동포들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끌려가 처절한 삶을 살아 오면서 일본 사회에서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힘을 키워 왔다.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함께 뭉치면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까.

그러나 염려도 없지 않다. 민단에 소속되지 않은 교민들이 수십만을 넘는다고 한다. 좀 더 잘살아보자고 도일한 이민자들이다. 그들은 재일한인회라는 단체를 따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으나 개인주의가 심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전세계에 퍼져 있는 700만 동포들이 재일 민단 소속 동포들처럼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 뭉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번 출장 중 이형모 재외동포신문 대표로부터 ‘요하 문명’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요하 유적의 발굴로 단군시대가 신화가 아닌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는 것이다. 민족 자부심을 느끼게 만드는 얘기다.
공식적인 일정후 민단에서 준비한 버스를 타고 도쿄 시내 관광을 하면서 나는 새삼 ‘민족’이란 단어를 곱씹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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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덕술 피지한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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