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법은 누구를 위한 법이여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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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법은 누구를 위한 법이여야 하는가?
  • 고개길
  • 승인 2003.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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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 이 글을 쓰기에 앞서 서경석목사님과 중국 동포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또 그에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이는 모든 한국인들에게 머리숙여 인사드립니다.

저는 중국에서 태어나 중국에서 자란, 당신들과 같은 한민족의 피를 가지고 있는 중국동포입니다.저의 부모님의 고향은 강원도 춘천군 사내면입니다.그러니 저의 뿌리는 한국에 있다고 해도 그 누가 부인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고 한국이 잘 사니까 한국을 고국이라고 한다고 하지는 않겠지요.

저는 사십대의 중년입니다. 그만큼 부모님에게서 우리민족의 미풍양속, 예의범절, 언어 문자를 배웠고 애창하는 노래도 흘러간 옛노래들입니다. 아리랑,도라지,찔래꽃,타향살이등등입니다."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기타를 치며 찔레꽃을 부를 때는 저도 몰래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하지만 90년대, 중국 흑룡강신문에서 "우리민족의 귀속은 어디에?"란 제목으로 토론을 벌린적이 있는데 그때 저는 "우리는 중국의 조선족이다."라는 제목으로 관점을 피력한 적이 있습니다. 제목만 봐도 내용은 어떠하리라는 것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입니다. 15년이란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저의 그 생각은 조금도 변화가 없습니다. 저는 한민족이지 한국인이 아닙니다. 민족은 국경이 없습니다. 하지만 나라는 분명 국경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선족"인 것입니다.

민족에는 그 어떤 법적인 제약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강제적인 권리와 의무같은 것 말합니다. 민족에는 다만 그 민족이 대대로 전해내려온 전통에 의해 스스로 그 것을 지키고 발전시키고 또 후대들에게 물려주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 것이 각자의 선택의 권리와 자유일 것입니다.

나라는 분명이 그 나라의 공민에게 권리와 의무를 부여합니다. 그 것을 위반하면 바로 불법 혹은 위법입니다. 우리가 한국세관을 넘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그 실례이고 또 불법이라는 딱지가 붙는 것도 기정 사실입니다. 한국인이면 왜 축출시키겠어요. 그리고 중국으로.

우리 아버지 세대들이 중국이라는 땅에서 피땀을 흘리고 심지어 하나 밖에 없는 생명까지 바치면서 중국혁명에 크나큰 힘을 이바지 했습니다. 오늘 날 우리에게 우리민족의 자치주가 있고 조선족향진, 촌이 있고 조선족 신문사,방송국, 잡지사, 출판사, 대학교,중학교,소학교등등이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의 타민족들은 못내 부러워 합니다. 때론 일부 한족들이 우리보고 너희들은 조선(한국)사람인데 우리중국에서 살지말고 조선(한국)에 가 살라고 말할 때도 있는데 그 때 저는 아주 당당하게 그들과 말합니다. 나는 중국이라는 이 땅에서 살 권리가 있다고 말입니다. 저의 아버지는 중국이라는 땅에서 피를 흘리며 싸웠고 공화국의 성립을 위해 많은 것을 바쳤습니다. 저의 유일한 삼촌은 19살이란 꽃나이에 비적숙청전투에서 아까운 생명을 잃었습니다. 한족들에게 우리가정의 혁명사를 이야기 하면 더 찍소리 못합니다. 이런 땅에서 사는 저는 너무도 당당합니다. 또 이 땅을 사랑합니다. 어떻게 얻어진 땅입니까. 우리는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

부모님의 고향은 한국입니다. 부모님은 당연히 고향을 사랑할 것입니다. 그럼 저도 부모님의 고향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는 것입니다.

재외동포법에 대한 기사를 접한 지가 하루 이틀이 아니고 그에 대한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저는 여기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왜서 그런걸 가지고 공연히 사람만 피곤하게 만드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외동포법개정서명운동도 그렇습니다.중국동포들을 서명하라고 하고 또 재한중국동포들을 조직하여 시위하고...이에 대한 기사에 대한 의견에는 중국동포들의 권리를 찾아주는 것이다고 하는데 저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반발이 있을 줄 압니다. "우리가 중국동포들을 위한 것이 아니면 누구를 위한 것인가?"하고 말입니다. 만약 중국동포만을 위한 것이라면 그 의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그 노력도 결국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재외동포법은 누구를 위한 법이여야 하는가?

이름 그대로 재외동포를 위한 것이라고 다들 말하겠지요. 하지만 저는 이런 생각이 짝사랑을 낳는다고 생각합니다. 짝사랑은 좋은 사랑이 아니고 이룰수도 없는 사랑입니다. 완벽하지 않는, 슬픈 사랑이야기 입니다.
대한민국의 법무부나 국회는 재외동포의 법무부나 국회가 아닙니다. 법무부나 국회나 총리나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의 것입니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국민을 위해 태어났고 또 대한민국의 국민의 이익을 위해 뛰어야 하는 것입니다. 재외동포에 대한 특히 중국,러시아동포에 대한 정책이 평형성을 잃는다해도 우리는 말 할 권리는 없는 것입니다. 민주국가인 대한민국의 국민의 의사를 담은 법에 대해 우리는 존중해줄 권리밖에 없습니다. 국민의 힘에 의해 대통령이 선출되고 국민의 힘에 의해 대통령도 감옥으로 가는 민주의 대한민국이 아닙니까. 이런 대한민국의 재외동포법을 존중하지 않을 법이 어디 있습니까.

사실 중국의 화교정책은 그 목적이 화교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화교가 이익을 보는 것은 표면현상이라고 봅니다. 진짜 이익은 나라와 국민들에게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화교에 대한 뜨거운 포섭은 중국이라는 나라의 안정에 큰 기여를 합니다. 응집력도 키웁니다. 중국의 화교에 대한 뜨거운 포섭이 있기에 중국이 60년대에 원자탄도 만들수 있었고 70년대는 인공위성도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관건적인 과학자는 화교라는 것을 여러분들이 잊어서는 안됩니다. 화교과학자들은 돈을 보거나 부귀영화를 누릴러 중국에 온 것이 아닙니다. 중화민족을 사랑하는 마음과 뜨거운 포섭을 나타내는 화교정책이었을 것입니다. 그것이 중국공산당의 고명한 점일 것입니다.

재외동포법에 대한 저의 생각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재외동포법은 표면은 재외동포지만 그 내심의 큰 이익은 국가와 국민에게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뿐만 아니라 민주국가인 한국인만큼 이 법에 참여하는 분들이 중국동포들의 서명을 받는다든지 아니면 재한중국동포들을 조직하여 시위한다든지 하는 것 보다 본 국민들에게 재외동포법이 나라와 국민에게 얼마만한 이익이 있는가를 알려주고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합니다.무턱대고 법무부나 국회를 욕하고 앉아 버티기만 한다면 오히려 중국조선족들의 위신을 내리깎고 국민들이게 반감이나 싸고 결국 이 쪽도 아니고 저 쪽도 아닌 불신만 쌓일 것입니다. 여러분들 심사숙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여기서 재한 중국동포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당신들이 재외동포법개정시위에 참여하거나 집단국적포기를 진행하는데 참 뭐라 할 가요. 인간의 생명만큼 소중한 것 없고 인간의 삶 만큼 귀중한 것이 없습니다. 당신들의 행동에 저는 이해를 합니다. 비난할 마음도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들이 지켜야 예의 범절과 도덕이 있어야 하고 법도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오늘의 한강 기적은 한국인들이 만들어낸 것이고 페허속에서 오늘의 발전한 모습으로 건설하였습니다. 우리는 지금 다된 떡에 불쑥 손을 내밀고 달랍니다. 상대가 주동적으로 주지 않는데 생떼질하며 달라니 보기가 안 쓰럽습니다. 우는 아이에게 젖 준다는 생각에 운다면 그 울음도 감동적이지 못 할 것이고 상대방의 호감이나 동정을 받기는 커녕 반감과 비웃음만 살 것입니다. 또 그렇게 구걸하다싶이 하여 받은 것이 생에 얼마만큼이나 기쁨과 즐거움을 줄지 의심스럽습니다. 한국국적을 취득한다고 해서 한국을 사랑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내 마음에 고국이 있으면 어디에 살던 국적이 어디든 문제가 아닙니다.

중국화교정책은 화교들이 당신네들처럼 그렇게 천안문이나 중남해에 가서 앉아 버티고 시위하여 얻은 것이 아닙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주동적으로 준 것임을 알기 바랍니다. 민주의 국가-대한민국, 4800만 대한국민들도 언젠가는 600만 재외동포의 소중함을 가슴 깊이 폐부로 느낄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 때가 올 것입니다. 그 때가 와야 남북통일도 운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다림의 아름다움, 우리 중국동포들도 아름다워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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