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호 동포시단] 국화꽃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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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호 동포시단] 국화꽃 핀다
  • 신순남
  • 승인 2008.12.0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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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 핀다

유월에 한번 서울에 가 본 적이 있다.
먼 옛날 고구려의 나라의,
새로운 수도, 민주주의 나라에.

그리 넓지도 않고,
그리 길지도 않은 길가엔,
동서양의 건축들이 함께 서 있었다.

인파로 북적이는 거리,
사고, 팔기 위해 내놓은 물건들,
그리고 젊은 화가들의 작업실.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
작은 가게 안에서,
활기차게 일하는 사람들.

의사들처럼 하얀 옷을 입고,
광대들처럼 탈을 쓰고,
마술하듯 손발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

머리를 흔들고, 손가락을 움직이고,
아무 표정도 없이,
눈동자를 이리 저리 굴리는 사람.

자기들이 만드는 엿을 파는 사람,
아이들에게 밀가루를 묻혀주고,
부모들에게 새 돈을 받았다.

그들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연인들일까, 아니면 부부?
어쩌면~ 친남매간?

사람들의 파도가 나를 먼 곳으로 밀어냈다,
그들에게서 멀어지며,
계속 탈과 단 엿을 생각했다.

국화꽃처럼 민족들이 피어난다,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거리를 지난다,
‘용’처럼 꿈틀대고 ‘호랑이’처럼 으르렁거리며,

거리의 화가들이 길에서 자라난다,
‘아침의 신선함’이 꿈에서 깨어나 소생하고,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 ‘영원한 태양’이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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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순남(신 니콜라이 세르게이비치)
우즈베키스탄 고려인3세 공훈미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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