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과 권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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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과 권리금
  • 코리아나뉴스(정채환
  • 승인 2003.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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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과 권리금

안대희 검찰 중수부장이
정치인이 외부로부터 받은 정치자금으로
축재도 하고 해외에 빌딩도 샀다고 했다
사실 LA지역도 정권이 바뀌면
부동산값이 뛰고 사업체 권리금이 올라가는데
비자금과 등식 관계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한국재벌들이 부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불쌍하다는 생각도 든다. 우선 정권이 바뀌기만 하면 거덜이 나고, 총수가 감옥에 들랑거리고, 회사 전체가 쑥밭이 되는 예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지난 정권부터 봐도 그렇다. 우선 젊은이들의 꿈이었던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도 회사를 부도내고 본인은 미아가 되어 종적도 없이 돌아다니고 있다. 그렇다고 김우중 회장이 김대중 정권에 돈을 갖다주지 않은 것도 아니다. 심부름하던 사람이 돈 냄새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안겨주었다. 그래도 결과는 뒤통수를 맞고 이 나라 저 나라를 전전하고 있다.
꼴이 말이 아니지만 이게 모두 정치 탓이다. 심지어 가족이 죽어나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김대중 정권에서 언론 세무조사시에 동아일보 김 회장 부인이 투신자살했고, 노무현 정권에서는 현대의 정몽헌 회장이 또 그랬다. 고생 모르고 살아오다가 난관에 부딪히자 그들의 자존심이 구차하게 사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 현대에서 SK로 업체만 바뀌고
지금은 SK 비자금이 또 국가전체를 흔들고 있다. 한나라당 최돈웅 위원이 SK로부터 대선 시에 100억원을 받았다는 것인데 이 사건 덕분에 권노갑씨의 해외구좌 3천만불 송금은 언론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박지원과 권노갑이 받은 돈이 훨씬 더 많지만 현대에서 흘러나왔기 때문에 계속되는 현대관련 보도에 뉴스의 가치가 떨어진 모양이다.
참으로 밥통이 큰 위대(胃大)한 인물들이다. 그렇게 먹으니 당연히 소화불량에 걸려 영창에 갈 수밖에. 그래도 좋겠다. 먹은 것도 없이 억울하게 가는 사람도 얼마나 많은데. 학교(?)에 잠시 다녀오면 여생은 탄탄대로 아닌가. 대대손손 잘 먹고 잘 살수 있는 기반을 잠깐의 고생으로 마련하였으니 가족에겐 영웅이다.

◎ 정권이 바꾸면 LA 인구도 는다
며칠 전에 안대희 검찰 중수부장이 의미 심장한 발언을 하였다. 즉 정치인이 외부로부터 받은 정치자금을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선거가 끝나고 나면 해외에 나가 빌딩도 사고 축재를 한다는 것이다. 그 발언이 나오고 최돈웅 의원이 잡혀갔는데 용처가 아직 밝혀지진 않았다.
보도의 내용을 유추하면 개인용도로 많이 사용한 모양이다. LA 근교에 그야말로 빌딩을 샀는지도 모른다. 한국의 정치권 치고 LA에 이런저런 연고 없는 사람이 없다. 한국계 은행이 계속 번영을 구가하는 것도 LA 동포들의 돈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이런 큰 돈 때문이란 소문도 상당히 근거가 있는 것 같다.
특히 이곳은 비교적 안전한 투자가 가능한 곳이기에 검은 돈이 흘러 들어가기 딱 좋다. 3공화국 시절의 이후락 사위부터 5공화국의 전두환과 전경환의 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연관이 되면서 LA 부동산 값을 올리기 시작했다. 일종의 '묻지마 투자'이다. 한국에서 살던 눈으로 보면 미국의 부동산은 엄청나게 싸게 느껴질 것이다. 마당 한 뼘 없는 작은 아파트 한 채가 몇억씩 하니 달러로 환전하여 오면 대궐 같은 집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체 권리금도 마찬가지이다. 남대문 시장의 노점 순대집이 몇천만원의 권리금이라고 하니 그 돈만 있으면 번듯한 사업체를 꾸릴 수가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비즈니스 사업체도 부르는 게 값이다.
그러나 이곳 거주 동포들에게 이는 반가운 현상이 아니다. 사업체를 팔 때는 우선 좋은 것 같지만 그 결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전반적인 물가가 뛰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의 정치는 이곳 물가와도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고 한국비자금이 상승하면 LA 권리금도 오르는 확실한 방정식이 성립되고 있다. 즉 정비례 함수관계이다. 어째야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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