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서경석 목사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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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서경석 목사님께
  • dongpo
  • 승인 2003.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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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경석 목사님
안녕하십니까? 중국에 있는 리 동춘입니다.
저는 목사님께서 중국조선족을 위하여 헌신하시는 것을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10월12일자 한국 언론 기사에서 한국의 조선족교회에 모인 중국조선족동포들이 중국국적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기사를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중국조선족 지도자들과 상의를 해보고 현지의 중론을 참고하여 서 목사님께 이 글을 올립니다.
한마디로 이번의 행동은 중국조선족의 생존발전과 한중간의 공동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소탐대실’이고 ‘전투에서는 승리하지만 전쟁에서 지는 결과를 빚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서 목사님 같은 경륜있는 분들이 그들을 말리고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적포기운동은 정치문제로 비화되어 중국에 사는 80% 이상의 주류조선족의 입지를 아주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일부 조선족 노무자들이 국적포기운동을 하는 것은 불법체류 단속을 면하기 위한 것이지 자기를 낳아주고 키워준 나라를 배신하고자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변명으로 취급될 뿐이고, 결국 돈의 노예로 민족의 대의를 저버리고 나라를 배신하는 싸구려 민족으로 낙인찍히게 됩니다.
물론 이번의 일련의 사태들이 목사님께서 시키지 않은 개인들의 자발적인 소행이더라도 서 목사님의 지도하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비춰지고 조선족을 빌미로 자신의 명예를 높이고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한 의도가 아닌가하는 의심의 눈길도 있습니다. 서 목사님의 조선족 돕기 사업과 운동이 ‘100년 이상 현지화 되어 중국의 우수한 소수민족으로 재등장할 중국조선족 군체의 뿌리를 뽑아 버리고, 중국조선족을 고사시키고 마는 민족적 역적’이 될 수 있다는 조금 과격한 관점과 의심의 눈길이 있음을 직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서 목사님이 중국조선족을 정말 사랑하신다면 ‘체류연장이나 중국조선족에게 영주권 주기 운동’을 벌여야지 파국적인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 ‘국적포기 운동’을 벌이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중국에서 닦아 놓은 정치적, 물질적인 기반을 무시하고 동포애 차원으로 중국조선족문제에 접근한다는 것은 글로벌 시대 발전의 논리와 부합되지 않는 협애한 민족주의를 추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조선족들을 설 자리도 없는 부평초 민족으로 전락시키는 악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입니다.
조선족들이 자유왕래로 돈을 벌고 기술을 배워 조국에 돌아가 뿌리를 내리고 그 주류사회에서 문명한 민족으로 발전하도록 인도함이 바람직한 것이고 또 그래야만 중국과 한국, 조선족 모두에게 유익한 일입니다.
단언하건대 마치 화교, 화인들이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동화되지 않고 민족정체성을 가지고 살듯이, 우리 중국조선족은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사상을 가지고 조선민족의 정체성을 굳건히 지키면서 한-중 공동의 발전과 우리 조선민족의 숙원인 남북통일에도 일조하며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의 주역으로 당당히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현재 중국내 한국인이 2~30만명이고 10년 후면 100만명을 넘어설 것입니다. 조선족/한국인 합쳐서 300만명이 넘게 될 시대가 곧 다가옵니다. 이때를 대비하여 주인 노릇을 하고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며 코리안타운을 형성하여 같이 살며 민족교육/경제/비즈니스 등에서 교류합작의 폭과 깊이를 확장해나가는 미래 지향적인 사고로 시대를 이끌어가야 합니다. 이미 북경/천진/청도/연태/위해/하얼빈/장춘 등 대도시에는 지역발전과 민족발전에 유익한 모델들이 하나둘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서목사님!
이번 국적포기운동 같은 극단적인 활동은 서 목사님께서 지금껏 해오신 업적을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게 할 수도 있음을 직시하시어 숙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서 목사님의 조선족사업에도 참고가 되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부디 건강하시기를 기원하오며, 除煩하옵기를 부탁드립니다!
북경녹색기술경제대학 설립이사장 겸 추진집행위원장
리 동춘 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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