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조선여자여 밖으로 나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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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조선여자여 밖으로 나오라
  • 송옥진
  • 승인 2003.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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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여자여, 밖으로 나오라. 여성도 하면 된다!”
마흔 넷의 나이에 사업을 시작해 20년만에 중국 100대 기업으로 일궈낸 조화그룹 이춘화(64)사장은 말이다. 그의 한마디는 세계 각국에서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에 참석한 모든 한민족 여성의 가슴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이춘화사장은 성공한 여성이자 거상으로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와 세계한상대회에 동시에 초대되었다.
조선족 2세인 이춘화사장은 마흔 넷까지 수학선생님이었다. 그러나 46원의 월급은 아픈 어머니와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남편을 돌보고 아이들 셋을 키우기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구멍가게를 열고 가족의 간병과 가게일까지 책임진 이춘화 사장은 당시 몸무게가 45Kg도 안나갈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리어카 살 돈도 없어 임대를 해 쓰던 그에게 다행히 중국의 시장경제 도입은 기회를 주었고 배포가 큰 그는 중국과 북한을 오가며 큰 수익을 남겼다.
“중국의 장점은 남녀평등이야. 담도 크고 아이디어도 좋으면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지. 북한이 감자값을 모를 때 90불에 사와 그냥 팔면 140불이었어. 그걸 가공하면 400불을 받을 수 있었지. 내가 10만톤을 사와서 4500불을 벌고 나머지는 국가에 팔았지. 팔고 나니까 감자값이 떨어지는 거야.”
지난 9월 18일에는 UN 식량농업기구(FAO)에서 이라크를 지원하는 35만톤의 식량입찰을 따내 5천7백40만불어치를 선적하게 되었다.
“96년부터 UN 입찰을 해왔지. 이번에도 177개 회사가 입찰에 응해 우리가 따낸거야.”
그가 UN 입찰을 하기 시작한 것은 UN의 지급보증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또 중국에 있는 그많은 회사도 도전하지 않는 일을 ‘조선족’의 이름으로 자신이 해낸다는 보람도 있었다.
“한국 여성제도가 잘못됐어. 머리도 좋고 인물도 좋은 훌륭한 한국여성들이 집에만 있는 것이 아까워. 밖으로 나와 능력을 펼치면 누구보다 잘할 수 있어.”
현재 그는 6억불 규모의 선인도 종합개발을 계획중이다.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시작해 여기까지 온 그는 여성네트워크에 이어 세계한상대회에서 여러 교포 사업가들과 만나 사업을 논의했다. 특히 미국의 창텍스 임창빈 사장은 그를 ‘대단한 여성’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상대회 기간동안 열린 서울시장 주최의 상공인연합회 만찬에서 헤드테이블에 앉은 유일한 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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