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와 언론의 동포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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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와 언론의 동포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 최연구
  • 승인 2003.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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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9일 재외동포재단에 대한 국회의 국정감사가 있었다. 재외동포재단은 국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언론의 주목을 받는 기관도 아니다. 그러다 보니 국감 내용이 제대로 보도조차 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오후까지로 예정된 국감은 일찍 오전 중으로 서둘러 종결돼 버렸다.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인 국회가 동포재단에 대한 국정감사를 대충대충 끝내고 언론은 언론대로 국민의 알 권리를 제대로 충족시켜주기는커녕 보도조차 하지 않은 것은 동포문제에 대한 한국 사회의 관심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국감에서는 제대로 질의 내용을 준비조차하지 않았거나 성의없이 틀에 박힌 질문을 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더군다나 의원석은 빈자리가 더 많았다. 하지만 그래도 성실하게 동포재단의 문제점을 지적한 의원들이 있었기에 재외동포재단의 한계와 문제점들은 충분히 지적될 수 있었다. 재외동포재단은 1996년 외무부 내의 재외동포정책 심의위원회를 국무총리가 위원장이 되는 재외동포정책위원회로 격상시키고 재단을 설립하기로 공식 합의함으로써 이듬해 10월 특별법인 재외동포재단법에 의거해 발족한 외교통상부 산하 비영리 공공법인이자 재외동포 전담기관이다. 역사가 불과 6년밖에 안되었지만 재외동포재단은 전세계에 걸쳐 살고 있는 700만 동포들을 상대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가진 기관이다. 700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재단임에도 불구하고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고 인력도 모자란다. 예산의 많은 부분은 재일민단지원금으로 전용돼 가용예산은 보잘것없고 직원들의 임금수준도 유사기관에 비해 열악하다. 재외동포재단이 제대로 된 위상을 갖지 못하면 동포와 모국의 관계는 소원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동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다. 국회와 언론의 관심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도종환의 시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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