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아니아 한인사회에 부는 선거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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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아니아 한인사회에 부는 선거열풍
  • 오재범 기자
  • 승인 2008.09.1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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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총선 여론조사 결과 국민당 비례대표 멜리사 리씨 당선 유력

13일 호주 지방의회선거에 뉴사우스웨일스에만 무려 7명의 한인 출마

호주, 뉴질랜드로 대표되는 오세아니아 지역 한인사회에 선거에 한인들이 잇따라 뛰어들고 있지만 두 나라의 한인사회는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뉴질랜드 국민당은 지난달 17일 73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발표했는데, 한인으로는 뉴질랜드 아시아 이민사회를 소개하는 뉴질랜드TV 원의 ‘아시아다운 언더’프로그램 진행자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멜리사 리(사진·42·이지연)를 당선권인 37번으로 공천했다.

국민당은 또한 다른 한인 길영신 씨도 69번에 배정해 한인사회를 상당히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여당인 노동당도 선거결과에 따라 당선까지 노려볼 수 있는 한인 정치인 유조식 씨를 비례대표 후보 53번으로 또다시 올려놓았다.

뉴질랜드의 이번 총선은 오는 10월이나 11월에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현재 여론조사결과 국민당의 당선권은 비례대표 50번 정도로 현지언론이 예상하고 있어 멜리사 리씨의 당선이 매우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선거바람이 불자 재뉴질랜드한인회, 재뉴한인언론협회 등 여러 한인단체들이 한인들의 총선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오는 20일 웨스트레익 보이스 고등학교에서 열리는 정당정책 설명회에 전체 한인유권자의 10%가 넘는 1천500여명의 한인동포를 참석시키려는 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유시청 한인회장은 “내각제로 운영되는 뉴질랜드 정치역사상 제1당과 제2당의 표차이가 1만표 이상 벌어진 적이 없다”며 “약 1만 2천여 한인유권자들의 표심을 결집시켜 투표장으로 향하게 해 뉴질랜드 정계에 한인들의 영향력을 보여줄 예정이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이번 총선을 통해 한인들의 정치력 향상을 얻어내, 뉴질랜드 정계가 주목하면 최근 몇 년새 심화된 한인사회의 경제적 어려움을 타계할 수 있는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회장에 따르면, 한때 4만명에 육박했던 뉴질랜드 한인수가 최근 호주, 미국 등으로 재이민을 통해 그 수가 급격하게 줄었고 한인 이민자들이 주로받던 ‘장기사업비자’가 영어시험 강화로 무용지물이 되면서 신규이민자들이 없어 한인경제가 어려워졌다고 한다.

그는 “이번 정당설명회 시간동안 한인선거 참여를 위한 유권자등록을 위해 현지 선관위에 도움을 요청한 상태이며, 설명회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한인유권자의 선거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반면 호주의 한인사회는 오는 13일 열리는 호주지방의회선거에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뉴사우스웨일스 지역에 무려 7명의 한인들이 출마했지만, 한인사회가 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한 편이다.

스트라스필드 선거구에 권기범 현 시의원(노동당)과 옥상두 한인문화재단 이사장(자유당), 고재성(무소속)씨, 라이드 선거구에 이규영 이스트우드한인상공인연합회 회장(무소속·웨스트 워드)과 하준수(무소속·센트럴 워드)씨가 시의원 선거에 뛰어들었다.

또 캔터베리 선거구에 남경국(자유당) 씨, 오번선거구에 양상주 전 건설협회 회장(무소속)이 후보등록을 마치고 시의원 선거에 나섰다.

호주는 뉴질랜드와 다르게 선거에 참여하지 않으면, 벌금부과 등 실질적인 불이익이 유권자들에게 돌아오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어, 한인유권자 대부분이 선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권기범 시의원의 경우,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부시장 자리까지 노릴 수 있어 더욱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연유로 시드니한인회 등 여러 한인단체들은 선거운동 막바지에 달했지만, 과열되지 않은 조용한 선거를 치르고 있다.

시드니한인회 관계자는 “여러 한인후보 대부분 각 정당에 소속된 가운데,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선거를 하는 것이 아닌 각 지역의 모든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하기 때문에 인종색을 드러내는 것이 좋지 않을 것이다”며 한인회의 중립적인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시드니한인회가 주최한 ‘한인후보 격려의 밤’ 행사를 개최한 승원홍 시드니한인회장은 “호주 이민자의 꿈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호주의 풀뿌리 정치인인 시의원을 많이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면서 한인 후보자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발언을 하는 등 상당수 동포들이 총선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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